"월 근로 60시간 경계로 비용 격차 커…구조 개선해야"
[출처 : 한국개발연구원(KDI)]
(세종=연합인포맥스) 박준형 기자 = 최근 노동시장에서 초단시간 노동이 빠르게 확산하는 가운데 현행 제도가 오히려 이러한 흐름을 부추기고 있다는 국책 연구기관의 진단이 나왔다.
근로시간이 주 15시간(월 60시간)을 넘는 순간 사용자 부담이 급증하는 구조를 완화하지 않는 한 초단시간 근로자 고용 유인이 강화될 것이란 지적이다.
정수환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은 24일 '초단시간 노동의 증가 요인과 정책제언' 보고서에서 이같이 분석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임금근로자 가운데 초단시간 근로자 비중은 2012년 3.7%에서 2024년 8.5%로 12년 만에 두 배 이상 확대됐다.
같은 기간 초단시간 근로자 수는 48만7천명에서 153만8천명으로 100만명 넘게 늘었다.
특히, 근속 1년 미만 신규 근로자 중 초단시간 근로자 비중은 2020년대 들어 20%를 웃돈다.
문제는 초단시간 노동이 사회보험과 각종 근로자 보호 제도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는 점이다.
월 60시간 미만 근로자는 주휴수당, 연차 유급휴가, 국민연금·건강보험·고용보험, 퇴직급여 등 주요 제도의 적용 대상에서 제외된다.
정 연구위원은 월 60시간을 경계로 발생하는 비용 격차가 커 사업주가 초단시간 근로자를 고용할 유인이 생긴다고 봤다.
월 60시간 이상 근무하는 근로자는 월 60시간 미만 근무하는 근로자에 비해 시간당 평균 노동 비용이 최소 25%에서 최대 40%까지 급증하고, 기업들이 이를 회피하기 위해 근로시간을 주 15시간 미만으로 맞추는 선택을 하고 있다.
실제로 주 14시간, 14시간 55분 등으로 계약하는 사례도 관찰된다.
정 연구위원은 월 60시간을 기준으로 발생하는 과도한 비용 격차를 완화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특히, 가장 큰 비용 요인으로 작용하는 주휴수당 제도에 대한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봤다.
주휴수당은 저임금 근로자의 소득 보장을 목적으로 도입됐지만, 최저임금 제도가 도입된 이후에도 유지되면서 초단시간 노동 수요를 유인하는 효과를 낳고 있다는 것이다.
정 연구위원은 "주휴일을 무급화하면 비용 격차를 줄여 초단시간 노동 수요의 증가를 완화함과 동시에 초과근무수당 등을 높여 장시간 노동에 대한 수요를 줄이는 등의 긍정적 효과가 기대된다"고 분석했다.
다만, 파급력이 큰 만큼 단기간 내 개편보다는 중장기적인 지향점으로 설정하고 연구를 병행하며 신중히 접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단기적인 대안으로는 사회보험 적용 기준을 완화하고, 두루누리 사회보험료 지원사업 등의 보조금 제도를 활용해 사용자 부담을 흡수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비용 격차를 한 번에 해소하기보다 여러 제도를 조합해 완만하게 줄여 나가야 노동시장 충격을 최소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정 연구위원은 "다양한 제도가 중첩돼 있어 제도 개선 과정에서 예상치 못한 부작용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기에, 노동시장 전반에 미치는 영향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충분한 논의 속에서 세심하게 추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jhpark6@yna.co.kr
박준형
jhpark6@yna.co.kr
금융용어사전
금융용어사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