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최재구 기자 = 24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에서 직원들이 증시와 환율을 모니터하고 있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33.8원 내린 1,449.8원으로 3년 1개월 만에 최대폭 하락했다. 코스피는 전장보다 8.70포인트(0.21%) 내린 4,108.62에 거래를 마감했다. 2025.12.24 jjaeck9@yna.co.kr
(서울=연합인포맥스) 정선영 기자 = 외환당국이 크리스마스를 하루 앞두고 강력한 개입에 나서면서 달러-원 환율이 급전직하했다.
24일 연합인포맥스 일별 거래종합(화면번호 2150)에 따르면 달러-원 환율은 이날 정규장에서 33.80원 급락했다.
이는 지난 2022년 11월 11일에 59.10원 폭락한 이후 최대폭이다.
2022년 당시 달러-원 환율은 외환시장 수급 개선 방안과 중국의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방역 정책 완화 소식이 전해지면서 폭락한 바 있다.
이날 달러-원 환율은 장중 1,480원대에서 심리적 지지선으로 꼽히는 1,450원선을 깨고 내려갔다.
장중 저점은 1,449.30원까지 떨어졌다.
달러-원 환율이 이처럼 급락한 이유는 그동안 외환시장 안정 대책을 연달아 내놓으면서도 실개입을 자제하던 외환당국이 칼을 빼들었기 때문이다.
개장전에 나온 국내 투자, 외환안정 세제 지원 방안에 이어 구두개입, 실개입이 동반되면서 달러-원 환율은 30원 넘게 내렸다.
◇'9시 정각 고강도 구두개입' 공포, 연말 롱심리 초토화
외환당국은 이날 서울환시가 개장한 오전 9시부터 고강도 구두개입을 내놓았다.
살짝 상승세로 출발하려던 시장의 롱심리는 한순간에 뒤집혔다.
한국은행과 기획재정부는 공동 구두개입에서 "과도한 원화 약세는 바람직하지 않다"며 "지난 1~2주에 걸쳐 일련의 회의를 개최하고, 정부 각 부처 및 기관별로 담당 조치를 발표한 것은 정부의 강력한 의지와 종합적인 정책 실행 능력을 보여주기 위해 상황을 정비한 과정이었음을 곧 확인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구두개입은 통상적으로 과도한 쏠림이나 모니터링을 언급하는 형태와 달랐다.
이례적으로 실개입을 예고하는 형식으로 이뤄지면서 달러-원 환율 안정에 당국이 대대적으로 나서겠다는 의지를 반영했다.
외환시장 개장에 앞서 달러 유입 정책도 나왔다.
외환당국은 외환시장 안정을 위해 해외로 나가 있는 달러 자금을 국내로 환수할 수 있는 '국내투자·외환안정 세제지원 방안'을 발표했다.
전일 국민연금이 전략적 환헤지 관련 태스크포스(TF)를 운영한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환헤지 경계심도 남아있는 상황이었다.
이날 구두개입과 실개입은 외환당국이 정책 뿐 아니라 실제 행동으로 연말 환율 안정에 나설 것임을 확인하는 계기가 됐다.
그동안 1,480원선 부근에서도 짬짬이 유입되던 달러 매수세도 숨을 죽였다.
◇1,480원대에서 1,440원대 추락…심리적 지지선도 붕괴
달러-원 환율은 1,484.90원 개장가를 고점으로 불과 4분 만에 1,470원선 밑으로 떨어졌다.
외환당국의 고강도 개입에 오전 10시 무렵에는 1,460원선도 뚫렸다.
그러나 1,460원대까지 20원 넘게 하락한 후 조금씩 매수세가 붙자 외환당국은 다시 한번 1,455원선까지 레벨을 눌렀다.
달러-원 환율이 오후에 1,450원대로 하락폭을 키우면서 롱심리는 크게 위축됐다.
시장 참가자들은 심리적 지지선으로 꼽히는 1,450원선에 주목했다.
연말 종가까지 4거래일 앞둔 상황에서 환율 1,450원선이 지지되면 다시금 저점 매수 심리가 불거질 수 있기 때문이다.
오후장에서 1,450원대 환율에서도 일부 저점 매수세가 일었다.
하지만 환율은 반등하지 못했다.
달러-원 환율은 다시금 지지선이던 1,450원선마저 뚫었다.
정규장 마감을 15분 가량 앞둔 시점에 달러-원 환율은 1,449.30원까지 저점을 낮췄다.
◇'1회성 개입' 아닌 초강력 연말 종가관리 본격화
올해 환율 연말 종가를 1,480원선 부근으로 보던 그동안의 기대는 강도높은 개입으로 불식됐다.
이날 서울환시의 현물환 거래량은 130억달러대로 집계됐다.
전일 현물환 거래량이 68억달러대였던 점을 고려하면 약 60억달러 정도가 추가된 셈이다.
고강도 개입에 환율이 내리자 저점 매수 물량이 적지 않았던 만큼 달러 매도 규모도 적어도 약 10억달러 이상으로 추정됐다.
일각에서는 국민연금이 환헤지에 나섰을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됐다.
한 외환딜러는 "외환당국 개입으로 환율이 하락하자 업체들 달러 매수 주문이 평소의 3배에 달했다"며 "연말까지 포지션플레이는 쉽지 않을 것 같지만 업체들은 계속 거래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시장 참가자들은 1,450원선 언저리에서 연말 종가 레벨을 바라보기 시작했다.
앞으로 4거래일 동안 연말 장세로 거래량이 줄어들 수 있다.
외환당국이 대규모로 개입 물량을 소진하지 않더라도 종가 관리 차원의 스무딩오퍼레이션(미세조정)이 지속될 수 있다.
또 다른 은행 외환딜러는 "연말까지 무리한 포지션은 잡지 않고 거래를 거의 끝내지 않을까 싶다"고 언급했다.
권아민 NH투자증권 FX애널리스트는 "연말 종가는 1,440~1,450원대 정도로 보고 있다"며 "최근 원화 약세의 큰 이유가 달러를 안파는 것이었는데 이날 발표된 세제 개편으로 기업들에 혜택을 주면 잠재 물량이 유입될 수 있어 내년초까지 달러-원 환율 하락 재료로 유의미할 것 같다"고 말했다.
syjung@yna.co.kr
정선영
syju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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