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김인철 기자 = 이억원 금융위원장(앞줄 가운데)이 22일 서울 영등포구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생산적 금융 대전환 회의에서 참석자들과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2025.12.22 yatoya@yna.co.kr
(서울=연합인포맥스) 이현정 윤슬기 기자 = 정부가 올해 금융을 단순한 이자 장사 수단이 아닌 산업 성장·고용 창출·취약계층 부담 완화를 책임지는 공적 기능으로 규정하면서 '생산적 금융·포용 금융' 기조가 본격화됐다.
또 금융 사고와 민생 금융 피해가 사회적 문제로 부각되면서, 민생금융 범죄 대응 체계가 대폭 강화되고 제재 시스템 고도화와 소비자 보호 조직 정비가 동시에 이뤄졌다.
소비자보호 기조 아래 ELS 불완전판매와 담보인정비율(LTV) 담합 의혹이 불거지며 은행권은 일 년 내내 역대급 과징금 부과 이슈와 맞서야 했다.
◇생산·포용금융 시대…민간 금융사 사회적 책임 확대
금융 자원을 부동산담보대출 중심에서 벗어나 실물경제와 혁신 산업으로 돌리겠다는 정책 방향이 제시되면서 금융의 기능을 재정의하는 '생산적 금융' 흐름이 확산됐다.
이에 따라 은행을 비롯한 민간 금융사들이 중소·혁신기업 금융지원 확대, 설비투자·R&D 금융 강화, 취약차주 부채 경감 프로그램 운영, 지역경제 지원 역할 확대 등을 요구받으며 사회적 책임의 범위가 눈에 띄게 넓어졌다.
정책금융기관이 주도하던 영역에 민간 금융권이 좀 더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한다는 기대가 커졌다는 점도 의미가 크다.
다만 금융회사의 수익성과 건전성 관리라는 기본 책무와 어떻게 균형을 맞출지, 위험을 수반하는 투자와 산업금융 확대를 어디까지 할지에 대해서는 업계 내에서 실효성·리스크 부담·성과 측정 방식을 둘러싼 논쟁도 함께 제기됐다. '선언적 구호'에 그칠지, 실제 금융 생태계 체질 개선으로 이어질지가 내년 이후 최대 관전 포인트다.
◇ELS·LTV 담합 조단위 과징금 리스크 부각
ELS 불완전판매 문제와 담보인정비율(LTV) 담합 의혹이 잇따라 불거지며 금융권 전반이 조단위 과징금 리스크와 대규모 제재 가능성에 직면했다.
고위험 금융상품 판매 과정에서의 고객 보호 문제와 대출 시장에서 경쟁 제한 행위가 있었는지 여부를 둘러싸고 금융당국과 공정당국이 본격 조사에 나서면서 긴장감이 고조됐다.
이 과정에서 금융사들의 영업 관행·가격 결정 구조·내부통제 시스템 전반에 대한 점검이 동시에 진행됐다.
단순히 일부 사례에 대한 문제 제기를 넘어 오랜 기간 유지돼 온 '판매 중심·수익 중심 금융' 구조 자체가 적절했는가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이 제기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이런 움직임은 리테일 영업 전략 전반의 변화를 촉발하는 한편, 금융권이 소비자보호 시스템을 다시 설계하고 내부 리스크 관리 체계를 한층 강화하도록 만드는 계기가 됐다.
동시에 금융권에서는 규제 강도가 과도할 경우 시장 기능 위축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함께 나왔다.
◇주주환원 경쟁 가속…배당·자사주 정책 체질화
금융당국의 자본관리 가이드라인 제시와 보통주자본비율(CET1) 활용 논의가 본격화되면서 은행권의 주주환원 정책이 일회성 이벤트를 넘어 '경영 전략의 중심'으로 이동하는 한 해였다.
그동안 보수적인 자본 운용을 유지하던 은행들이 배당 확대, 자사주 매입·소각, 분기배당 도입 등 적극적인 주주친화 정책을 연이어 발표하며 주주환원 경쟁에 속도를 붙였다.
이에 따라 은행별로 '얼마나 환원하느냐'가 아닌 '어떤 방식으로 차별화된 환원을 할 것인가'가 핵심 전략 과제로 부상했다.
시장에서도 금융주의 기업가치 제고, 주주 신뢰 회복, 중장기 투자 매력 강화라는 긍정적 평가가 나왔다.
다만 금융이 공공재적 성격을 지닌 산업이라는 점에서 금융 안정성·충당금 적립·사회적 책임까지 함께 고려해야 한다는 과제가 동시에 제기됐다.
주주와 사회, 감독과 시장 사이에서 은행들이 어떤 균형점을 만들지에 대한 논의는 앞으로도 이어질 전망이다.
◇금융소비자보호 최우선…금융감독 기조 변화
올해 금융감독의 무게중심은 명확하게 관리 중심에서 '책임 강화·소비자 보호 최우선' 기조로 이동했다.
이 과정에서 금융상품 판매 관행, 내부통제 체계, 경영진 책임 범위까지 감독 영역이 크게 확장되며 금융회사의 전반적인 영업 구조에 영향을 미쳤다.
단순히 사후 제재에 머물지 않고 사전 예방과 재발 방지를 위한 체계 개편이 강조되면서 금융권의 리스크 관리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렸다는 평가도 나온다.
그러나 금융권 내부에서는 규제 부담이 과도해질 경우 혁신 저해·리스크 회피 심화·시장 역동성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병존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금융소비자 보호가 금융정책의 확고한 최우선 가치로 자리 잡았다는 점은 올해 금융감독 기조 변화를 상징하는 대목으로 평가된다.
◇물 건너간 제4인터넷은행…사실상 백지화
기대를 모았던 제4 인터넷전문은행 출범 논의가 사실상 백지화되면서 인터넷은행 추가 인가 이슈는 큰 동력을 잃었다.
초기에는 경쟁 촉진과 금융 혁신을 위한 신규 플레이어 등장 기대가 컸지만, 실제론 당국과 산업계 모두에서 실질적 진척이 거의 이뤄지지 못했다.
시장 진입 규제, 자본 부담, 수익성 확보 난항, 기존 인터넷은행과 빅테크 기업의 전략 변화 등이 맞물리며 사업성 회의론이 커졌다.
그 결과 신규 인가 추진은 사실상 멈춰 섰고 인터넷은행 추가 출범 가능성 역시 상당 기간 낮아졌다는 평가가 우세해졌다.
이로 인해 인터넷은행 시장의 경쟁 구도 재편 역시 속도를 잃었으며 금융혁신을 어떤 방식으로 추진할 것인지에 대한 정책적 고민도 다시 원점에서 논의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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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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