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선미 기자 = 달러-원 환율이 당국이 쏟아내는 다양한 대책에도 좀처럼 내릴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시장 참가자들은 외환시장의 큰손인 국민연금의 환헤지, 그것도 전략적 환헤지가 단행될 때만 달러-원 현물환 환율의 하향 안정화가 가능하다고 26일 진단했다.
달러-원 환율이 11월 들어 고공행진하고 이달에는 1,480원대로 고점을 높임에 따라 국민연금의 달러 매수는 주춤해진 것으로 평가된다.
환율 고점 인식 속에 국민연금은 재량적 환헤지인 전술적 환헤지 물량을 일부 늘리면서 외환시장의 부담을 줄이려는 노력에 나섰다고 시장참가자들은 평가했다.
국민연금이 유연하게 전략적 환헤지에 나서겠다고 입장을 바꿈에 따라 시장에서는 1,470원대에서도 전략적 환헤지가 시작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씨티의 김진욱 이코노미스트는 당초 연금의 전략적 환헤지 발동 레벨이 1,485.50원이었지만 1,470~1,475원 레벨로 하향 될 수 있다고 최근 보고서를 통해 진단했다.
국민연금은 지난 15일 기금운용위원회 회의를 통해 해외자산에 대해 최대 10% 규모의 전략적 환헤지를 1년간 더 연장하기로 했다.
국민연금은 당시 "전략적 환헤지를 시장 상황에 따라 유연하게 대응 가능하도록 탄력적 집행 방안을 마련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기존의 국민연금 전략적 환헤지가 기계적인 헤지여서 환헤지가 발동되는 특정 레벨과 중단되는 레벨이 이미 시장에 알려졌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기금위가 환헤지를 탄력적으로 집행하기로 결정한 이후 보건복지부는 태스크포스팀(TFT)을 꾸려 운영하기로 했다고 23일 공지를 통해 밝혔다.
지난 19일 협의체를 구성했으며, 전략적 환헤지의 전략적 모호성 확보를 위한 세부 대응 방안을 마련하겠다는 것이다.
연금의 전략적 환헤지를 위한 조건은 갖춰졌다.
한국은행도 지난 19일 초과외화예금지급준비금(외화지준)에 사상 처음으로 이자를 부과하기로 하면서 외환보유액 확충을 위한 포석을 깔았다.
한국은행과 국민연금의 외환스와프 계약의 한도는 650억달러에 이른다.
하지만 지난해에는 200억달러에 못 미치는 자금만 실제로 활용됐는데 이는 연금이 빌려간 달러 자금을 상환할 때까지는 일시적으로 외환보유액이 줄어드는 효과가 나오기 때문이다.
외화지준에 대한 이자지급을 통해 외환보유액 감소 우려를 누그러뜨리고 연금과의 스와프거래 확대에 대비할 수 있게 됐다.
한국은행이 1월부터 6개월간 한시적으로 외화지준에 이자를 지급하겠다고 한 것은 연금의 전략적 환헤지 등을 통해 환율이 올해 상반기처럼 하향 곡선을 그리며 안정될 수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이론적으로 볼 때 국민연금은 달러-원 환율이 하락했을 때 환헤지를 통해 이익을 얻게 된다. 한미 금리차가 역전된 상황이어서 역전폭에 해당하는 정도의 환헤지 비용이 수반된다.
환헤지 비용을 상쇄하고 남을 정도로 환율이 하락할 것으로 예상한다면 연금 입장에서는 환헤지에 나설 유인이 상당하다.
하지만 연금이 달러-원 환율이 장기평균으로 회귀하는 것이 아니라 구조적으로 우상향한다고 가정한다면 환헤지에 나설 유인은 크지 않다.
다만 국민연금과 복지부, 기획재정부, 한국은행 등이 '뉴프레임워크'를 만들기 위한 '4자 협의체'를 구성한 것은 국민연금의 해외투자 및 회수가 달러-원 환율의 급등락을 초래할 가능성이 있다는 공감대가 형성된 것에 따른 것이다.
환율의 급등락이 향후 국민연금 수익성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대규모 투자와 회수에 대비한 외환시장 안정화 전략에 연금이 동참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안정적인 수익을 확보하는 길인 셈이다.
smjeong@yna.co.kr
정선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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