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재부, 비과세·감면 전수분석 추진…일몰의무제·면세자 축소도 거론
(서울=연합뉴스) 대통령실은 이재명 대통령과 김혜경 여사가 24일 서울 서대문구 신촌세브란스 연세암병원 중입자 치료센터에서 열린 희귀질환 환우·가족 간담회에서 어린이를 포옹하며 격려하는 모습을 이날 SNS를 통해 공개했다. 2025.12.24 [이재명 대통령 SNS. 재판매 및 DB 금지] photo@yna.co.kr
(세종=연합인포맥스) 최욱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조세부담률 제고를 국정 화두로 제시하면서 세제당국이 어떤 대책을 내놓을지 관심이 쏠린다.
당장 대규모 증세를 추진하기에는 부담이 되는 만큼 비과세·감면 등 조세지출을 전면적으로 정비해 세입 기반을 확충하는 방안을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선 조세특례 일몰의무제를 도입하고 근로소득자 면세자 비율을 줄여 세수 규모를 늘려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26일 관계부처에 따르면 이 대통령은 지난 24일 "우리나라 조세부담률이 선진국에 비해 매우 낮다"며 "사회 구성원들 협의를 거쳐 좀 늘려야 한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이 취임 이후 조세부담률 상향 필요성을 직접적으로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같은 발언은 서울 신촌세브란스 연세암병원을 찾아 희귀질환 환자와 가족을 만난 자리에서 정부의 재정 지원을 설명하는 과정에서 나왔다.
조세부담률을 높이는 방안으로는 조세 감면 원상복구와 특혜 지출 정리를 거론했다.
이 대통령이 언급한 조세부담률은 국내총생산(GDP)에서 국세·지방세가 차지하는 비율을 뜻한다.
한 나라의 국민과 기업이 부담하는 세금 비율을 나타내는 지표로, 조세부담률이 낮다는 것은 정부가 쓸 수 있는 재정 자원이 적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우리나라의 조세부담률은 지난 2021년과 2022년 초과 세수 영향으로 각각 20.6%, 22.1%로 상승했지만 2023년 19.0%로 하락한 뒤 지난해에는 17.6%까지 떨어졌다.
2023년 기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인 25.0%는 물론 영국(28.6%), 독일(23.4%), 일본(21.2%) 등 주요국보다 크게 낮은 수준이다.
전임 윤석열 정부의 감세정책과 경기 부진에 따른 법인세 감소 등이 조세부담률 하락의 원인으로 지목된다.
법인세 수입은 2022년 103조6천억원에서 지난해 62조5천억원으로 급감했다. 이에 따라 전체 국세수입도 같은 기간 395조9천억원에서 336조5천억원으로 60조원 가까이 줄었다.
세제당국인 기획재정부도 조세부담률 하락을 문제점으로 인식하고 재정의 적극적 역할을 뒷받침하기 위한 세입 기반 확충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기재부는 지난 11일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관행적 일몰 연장을 탈피해 비과세·감면 등 조세지출 전수 분석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이미 목적을 달성하거나 실효성 없는 제도는 과감하게 정비하겠다는 게 기재부의 방침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기존 조세 감면 연장 시 세수 감소 보완 방안을 마련할 것"이라며 "예비타당성조사(예타) 면제 요건 구체화 및 심층평가 내실화 등 조세지출 효과성 제고를 위한 제도 개선을 추진하겠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조세지출결산서 국회 제출 등을 통해 조세지출 사후 검증도 강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일각에서는 조세부담률 제고를 위해선 조세특례 일몰의무제 도입, 근로소득세 면세자 비중 축소 등 실질적인 대책이 나와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국회입법조사처는 지난 2023년 발간한 현안분석 보고서에서 최대 2회 연장 이후 조세특례 일몰 기한이 도래하면 자동적으로 일몰시키는 일몰의무제를 도입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국회예산정책처는 지난 23일 발간한 '사회적 포용성 제고를 위한 조세정책 개선과제' 보고서를 통해 우리나라의 근로소득자 면세자 비율이 높다는 점을 언급하며 "과세표준을 단순화하면서 실효세율을 전반적으로 올리는 방안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2023년 기준 우리나라의 근로소득자 가운데 소득세를 한 푼도 내지 않는 면세자 비율은 33%에 달한다.
예정처에 따르면 2021년 기준 주요국의 근로소득자 면세자 비율은 미국 30.9%, 캐나다 13.6%, 일본 14.5%, 호주 15.2%로 우리나라보다 낮은 수준이다.
wchoi@yna.co.kr
최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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