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편집자주 = KB국민·신한·하나금융 등 주요 금융그룹들이 내년 경영을 앞두고 연말 조직개편과 경영진 인사를 마무리했습니다. 매년 과감한 세대교체와 조직 정비를 통해 금융지주 회장의 강한 영향력과 통제력을 과시해 오던 것과 달리 올해는 이재명 정부의 기조에 발맞춰 '생산적 금융 확대'와 '소비자보호 강화'를 전면에 내세운 것이 공통점입니다. 새로운 진용을 갖추는 데 있어서도 올해 말 임기가 종료되는 계열 자회사 대표를 대부분 유임시키며 쇄신보다는 '안정'을 택했습니다. 최근 이 대통령의 금융지주를 향한 '부패한 이너서클' 저격 이후 회장의 조직 장악력을 드러내기보다 신뢰 구축의 이미지를 앞세우며 향후 분위기를 살펴보겠다는 의도로도 해석됩니다. 연합인포맥스는 최근 달라진 금융 지배구조에 대한 인식을 담아 4대 금융지주의 인사와 조직개편 특징을 다뤄보고자 합니다.]
(서울=연합인포맥스) 이현정 한상민 기자 = 4대 금융그룹의 계열 자회사 대표 52명 가운데 올해 말 임기가 종료되는 대표는 28명이다. 이 중 인사가 마무리된 KB·신한·하나금융의 인사 대상 총 18명 중 5명만 교체되고 나머지 13명은 연임됐다. 우리금융은 임종룡 회장의 연임 여부를 결정하는 임원후보추천위원회가 진행 중이라 10명의 자회사 대표 인사는 늦춰질 전망이다.
올 연말 회장 연임 이슈에서 떨어져 있는 KB와 하나금융의 경우 안정적인 조직 관리 차원에서 대규모 교체나 파격 인사는 피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대신 지배구조와 관련해 '참호 구축', '밀실 경영' 등 추후 논란에 대비하는 차원에서 내부 경영승계 후보군을 탄탄히 갖추는 공통점을 보였다.
◇ '3인 부문장' 안정적 지배구조 내보여…'안정'에 방점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리딩금융그룹인 KB금융은 지난 26일 조직개편과 임원 인사를 단행했다. 가장 큰 특징은 '생산적 금융'과 엮어 부문장 자리를 하나 더 신설했다는 것이다.
KB금융은 양종희 회장 아래 사실상 부회장 격인 '부문장' 자리를 두고 글로벌 부문은 이재근, 디지털·IT부문은 이창권 부분장이 맡아왔다. 여기에 이번 조직개편으로 CIB 부분장을 하나 더 신설해 2인자 자리의 '3인 체제'를 구축했다.
CIB 부문장은 7년간 KB증권 대표를 지낸 김성현 전 KB증권 대표로, KB금융은 CIB마켓부문을 생산적 금융 활성화를 위한 그룹의 전략적 컨트롤 타워로 삼겠다고 밝혔다.
그룹의 투자·운용 비즈니스 경쟁력을 강화해 인프라 금융과 모험자본 역량을 결집해 혁신산업과 실물경제로의 자금 공급을 가속하겠다는 전략이다.
앞서 KB금융은 2030년까지 생산적금융에 93조원, 포용금융에 17조원을 투입해 첨단전략산업·지역 인프라·모험자본 공급을 늘리겠다 발표했는데 결국 김 전 대표가 이에 대한 투자와 집행 등을 진두지휘할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KB금융은 정보보호와 소비자보호 조직도 대폭 강화했다.
우선, 지주 정보보호부를 기존 IT부문에서 준법감시인 산하로 이동시키고 임원급 전문가를 둬 위상을 높이고 그룹 차원의 이슈로 다루기로 했다. 또 사이버보안센터를 신설해 최신의 정보보안 기술을 연구하고 사이버 침해 대응 역량을 강화키로 했다.
최근 몇 년간 각종 금융사고가 다수 발생하면서 내부통제 문제가 불거졌는데, 시중은행 가운데 국민은행이 건수와 금액에서 가장 많아 국회와 금융당국 등으로부터 지적받았다는 점을 의식한 조치로 풀이된다.
양 회장은 이번 인사에서 상당수 계열사 대표와 임원들을 유임시켰다. 취임 이후 2년간 계열사 대표 교체가 상당 폭 이뤄진 데다, 내년 연임 여부를 결정짓는 중요한 해를 앞둔 만큼 조직을 크게 흔들기보다 인적·전략적 변화를 최소화하면서 리딩그룹을 안정적으로 이끌고 나가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 하나금융, 생산적금융·소비자보호 컨트롤타워 강화
하나금융지주는 기존의 3인 부회장 체제를 유지하기로 했다.
금융감독원이 지배구조 태스크포스(TF)를 본격 출범해 금융지주의 승계 절차와 사외이사 제도를 손보기로 한 만큼, 차기 금융지주 회장도 향후 3연임 도전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찬진 금감원장은 앞서 연임에 성공한 금융지주 차기 회장 선임 절차와 관련해 "이사회를 자기 사람으로 채워 참호를 구축하는 이들이 있다"며 금융지주의 이사회 구성 문제를 지적했다.
하나금융이 부회장 3인 체제를 유지한 것은 차기 금융지주 회장 후계 구도에 변화를 주지 않은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이러한 가운데 하나금융은 정부의 생산적금융과 소비자보호 등 금융정책 온도에 발맞춰 적극적으로 조직 개편을 반영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하나금융은 강성묵 하나금융지주 시너지부문장 겸 하나증권 대표이사를 '투자·생산적금융부문장'으로 임명했다. 정부가 생산적금융 활성화에 총력을 기울이는 만큼 KB금융과 마찬가지로 증권사 대표가 그룹의 머니무브 '컨트롤타워' 역할을 맡을 것으로 보인다. 하나금융은 향후 5년간 생산적금융에 84조원을 투입할 예정이다.
기존 시너지부문 산하의 CIB본부는 투자금융본부와 기업금융본부로 분리 및 확대 개편해 새로 신설된 투자·생산적금융부문으로 재편했다. 부문 직속의 생산적금융지원팀도 만들어 그룹 전사적 차원의 생산적금융 전략을 체계적으로 수립할 계획이다.
하나금융은 소비자보호 전담 조직의 역할도 대폭 강화한다. 사전 예방 중심의 소비자보호 체계를 구축하는 차원에서 '신사업·미래가치부문'을 신설했다. 이는 기존의 이은형 하나금융지주 글로벌·ESG부문장이 맡게 된다.
이승열 하나금융지주 미래성장부문장은 '지속성장부문'을 이끌 예정이다. 지속성장부문은 하나금융이 다소 약한 부분으로 여겨지는 비은행 부문 강화를 위한 그룹 차원의 전략을 속도감 있게 실행하기 위한 차원에서 마련됐다.
하나은행 또한 소비자보호와 자금시장 영역을 강화하는 식으로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하나은행은 소비자보호그룹장의 직급을 상무에서 부행장으로 격상했다.
자금시장그룹 내 임원도 1명에서 2명으로 확대됐다. 박종현 자금시장운용부장은 자금시장그룹 내 새롭게 신설된 S&T본부장으로 신규 위촉됐다.
[연합뉴스TV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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