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의 없는 사업주 형사리스크↓…생활밀착형 위반엔 과태료
경제형벌 합리화 2차 방안 발표…331개 규정 손질
(세종=연합인포맥스) 박준형 기자 = 정부가 기업의 중대 위법행위에 대한 제재 체계를 형사처벌 중심에서 벗어나 과징금 등 금전적 책임을 대폭 강화하는 방식으로 전환한다.
아울러 사업주와 일반 국민의 경미한 의무 위반에 대해서는 형벌을 완화하거나, 벌금을 과태료로 전환해 부담을 줄인다.
정부와 여당은 30일 당정협의회를 열고 이러한 내용의 '경제형벌 합리화 2차 방안'을 발표했다.
지난 9월 형법상 배임죄 폐지를 핵심 골자로 발표한 1차 방안에 이어 과도한 경제형벌 규정을 완화하기 위한 후속 조치다.
[출처 : 기획재정부]
◇'기업 중대 위법'에 금전책임 강화
2차 방안의 핵심은 기업의 중대 위법행위에 대해 형벌보다는 실효성 있는 금전적 제재를 강화하는 데 있다.
형벌 위주의 규제가 기업의 중대 위법 행위를 억제하는 효과를 거두지 못했다는 판단에서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11일 기획재정부 업무보고에서 "우리나라는 형벌 법률, 법규가 너무 많다"며 "이번에 '무슨 팡' 인가 그런 곳도 막 어기지 않느냐"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처벌이 전혀 두렵지 않을 것"이라며 "이런 곳에 경제 제재를 해야 한다. 합당한 경제적 부담을 줘야 어떤 것이 경제적으로 손실이고 이익인가를 판단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대규모유통업법, 하도급법, 가맹사업법, 대리점법 등에서 위법 즉시 형벌을 부과하던 규정이 사라진다.
대신 시정명령을 우선 조치하고, 정액 과징금 상한을 기존 5억~20억원 수준에서 50억원까지 대폭 상향한다.
예컨대 대형마트가 납품업자의 타사 거래를 부당하게 방해한 경우 기존에는 징역 2년의 형벌이 있었지만, 앞으로는 시정명령과 50억원의 과징금을 먼저 부과하고 이를 이행하지 않을 때만 형벌을 적용한다.
하도급 선급금을 수령하고도 하청업체에 지급하지 않은 경우는 정액 과징금이 20억원에서 50억원으로 늘어나고, 우선 시정명령을 내리는 방식으로 전환된다.
형벌 자체를 폐지하고 금전적 제재만으로 위법행위를 억제하는 방식도 도입된다.
위치정보 유출 방지 의무를 소홀히 한 이동통신사 등에 대해서는 징역형을 폐지하는 대신 정액 과징금을 4억원에서 20억원으로 5배 상향 조정한다.
정부는 "최근 개인정보 유출 빛 불공정 거래 등 기업의 중대 위법행위에 대한 형벌 중심 제재 방식의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됐다"며 "위법행위를 실효적으로 억제하기 위해 과징금 상향 조정 등 금전적 책임성을 강화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출처 : 기획재정부]
◇사업주 형사리스크↓…생활밀착형 위반도 완화
사업주의 고의성이 없거나 단순 행정상 의무를 위반한 경우에는 형사처벌을 대폭 완화한다.
기업 활동을 위축시키는 과도한 형사 리스크를 줄이겠다는 취지다.
자동차 제작사가 온실가스 배출 허용기준 관련 서류를 기한 내 제출하지 않은 경우 기존 벌금 300만원에서 과태료 300만원으로 전환된다.
금융투자, 증권, 신용보증기금 등의 명칭을 무단 사용한 경우에도 징역 1년 대신 과태료 3천만원을 부과한다.
비료 과대광고나 자동차 부품 인증 절차 위반 등 일부 사안에서는 징역형을 폐지하고 벌금이나 과태료 중심으로 제재 수위를 조절한다.
전과자 양산 우려가 큰 생활밀착형 의무 위반이나 경미한 실수에 대해서도 형벌을 대폭 완화한다.
캠핑카 튜닝 후 검사를 받지 않은 경우에는 벌금 100만원 대신 과태료 100만원과 시정명령을 우선 부과하는 방식으로 완화하고, 아파트 관리비 서류 보관 의무 위반이나 무인도 무단 개발 등도 징역형 대신 과태료로 전환한다.
동물미용업자의 변경 미신고와 같은 사안은 형벌 자체를 폐지한다.
식품제조업 대표자 변경 미신고에 대해서는 기존 징역 5년에서 징역 1년으로 형벌 수위를 낮춘다.
이번 2차 방안으로 정비되는 형벌 규정은 총 331개다.
당정은 이날 발표된 개선안을 신속히 입법하고, 지난 1차 방안의 입법도 조속히 마무리하기로 했다.
아울러 경제형벌 합리화 3차 과제도 즉시 발굴하고,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이 법률을 알지 못해 처벌받는 일이 없도록 관련 규정 안내도 병행할 계획이다.
당정은 "책임성, 시의성, 보충성, 형평성·정합성, 글로벌 스탠다드 등 5대 정비원칙을 기준으로 과잉 형벌을 과감히 완화하기로 했다"고 부연했다.
jhpark6@yna.co.kr
박준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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