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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시 24시간-④] "리스크 관리 수월…실수요 보완해야"

26.1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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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인포맥스) 김지연 기자 = 국내외 외환 전문가들은 서울 외환시장의 24시간 거래 체제 전환과 관련, 제도의 실효성을 두고 기대와 우려를 동시에 전했다.

앞서 외환당국은 "내년 하반기 외환시장 24시간 개방과 역외 원화결제 시스템 시행을 목표로 '외환시장 인프라 혁신 추진 태스크포스(TF)'를 가동한다"고 지난달 21일 밝혔다.

국내 주요 은행·외국계은행 등 금융기관들은 30일 "외환시장의 발전과 자본시장 선진화 등 국가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24시간 거래 체제는 반드시 필요한 과제"라고 입을 모았다.

제도의 구체적인 시행시기는 이달 말 발표될 예정인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선진국지수 편입 로드맵을 통해 나올 예정이다.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2025.12.26 seephoto@yna.co.kr

◇ 개방성 확대·리스크 관리 개선

우선, 거래 시간이 늘어날 경우 시장 참가자 입장에서 리스크 관리가 한층 수월해질 것이란 기대가 나온다.

전문가들은 우리나라가 세계국채지수(WGBI)에 편입될 경우, 해당 지수를 추종하는 글로벌 자금의 유입과 함께 원화 채권을 담보로 한 차입·운용 수요가 확대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지수 편입 자산을 중심으로 담보 체계를 구성하는 글로벌 운용 관행을 감안한다면 원화 자산의 활용 범위가 한층 넓어질 수 있다는 평가다.

문홍철 DB증권 수석연구위원은 "그간 원화 결제가 24시간 체제로 이뤄지지 않다 보니 원화의 국제화에 걸림돌로 작용했지만, 서울외환시장이 24시 체제로 운영된다면 결제 리스크를 해소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원화의 국제화에 상당한 영향을 줄 수 있고, WGBI 편입과 함께 추진될 경우 더욱 시너지가 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 외환시장 관계자는 "시장 참가자들의 운영 부담 문제는 별도로 풀어야 할 과제이지만, 외국인 투자자 입장에서는 원화가 언제든지 접근할 수 있는 통화가 된다는 점에서 시장 개방도가 높아질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국내 주식시장이 투명성·제도 미비 등을 이유로 MSCI 지수 편입이 지연된 것처럼 외환시장도 비슷한 평가를 받아왔는데, 24시간 거래 체제는 원화가 국제통화로 한 단계 도약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기대했다.

미국 투자정보사이트 인베스토피디아도 "24시간 거래 체제는 투자자가 글로벌 이슈에 보다 신속하게 대응할 기회를 제공하며, 국제 시장에 대한 접근성을 넓힌다"고 평가했다.

◇ 실수요·유동성 한계…단기효과 제한

다만, 원화가 기축통화가 아니라는 점을 고려하면 '원화의 국제화'가 단기간에 이뤄지기 어렵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이미 새벽 2시까지 운영 중인 야간 연장거래에서도 실수요 기반 거래가 활발하지 않다는 점이 한계로 꼽힌다.

해외 현지 법인의 경우에도 심야 시간대에 환리스크 관련 의사결정을 수행할 수 있는 데스크가 충분치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민경원 우리은행 이코노미스트는 "해외 외국환업무취급기관(RFI) 인가를 받은 일부 하우스들이 거래량을 채우기 위해 새벽에 거래하고 있기는 하지만, 이를 실수요 거래로 인해 장이 움직인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진단했다.

그는 "대다수 업체들도 이미 '올 오어 낫싱(All or Nothing)' 방식으로 거래하는 방식이 굳어져 있어, 환율이 특정 가격에 도달하면 물량을 일괄 처리하고 그렇지 않으면 다음 영업일로 미루는 형태가 일반적"이라며 "역내에서는 심야 시간대에 달러화를 환전하거나 외화 매매를 적극적으로 할 유인이 크지 않다"고 말했다.

일부 해외 전문가들도 거래량이 상대적으로 적은 시장의 24시간 거래 체제가 다소 불리할 수 있다고 봤다.

지난 8월 카네기멜론대학교와 라이스대학교 연구진이 공개한 '주 7일/24시간 체제 트레이딩이 더 좋은가' 논문에 따르면, 24시 시장에서는 거래가 시간대별로 분산돼 유동성이 얇아지고 가격 충격이 커질 수 있다.

유동성이 높은 대형 시장에서는 24시간에 가까운 거래 체제가 상대적으로 유리하지만, 참가자 수가 적은 중소형 시장일수록 불리해질 수 있다는 평가다.

유럽 외환거래소 아이언FX는 "주 5일 24시 외환거래 체제는 시장을 지속 모니터링해야 하는 부담을 줘 상당한 심리적·신체적 스트레스를 유발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민경원 이코노미스트는 "특히 뉴욕 역외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은 포지션 노출을 최소화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 이를 상쇄시킬 만한 매력이 24시간 거래에서는 뚜렷하게 보이지는 않는다"고 강조했다.

결국 24시간 거래 전환이 시장의 개방성 확대라는 중장기 효과를 얻기 위해서는, 제도 도입과 함께 실수요 확대 및 유동성 보완을 위한 후속 장치가 병행돼야 한다는 얘기가 나온다.

인베스토피디아는 "24시간 거래는 많은 기회와 동시에 번아웃에 따른 실수 가능성도 높일 수 있기에, 포지션 한도·스탑 주문·시간 제한 등 특정 한도를 반드시 둬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jykim2@yna.co.kr

김지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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