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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정현의 글로브] BOJ가 던진 힌트

26.1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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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에다 가즈오 일본은행 총재

(서울=연합인포맥스) 일본은행(BOJ)은 통화정책회의 개최 약 1주일 후에 '회의 요약본'을 발표한다. 정식 명칭은 '금융정책 결정회의에서의 주요 의견(金融政策決定会合における主な意見)'이다.

일본은행은 2015년까지 연 14회 열리던 통화정책 회의를 2016년부터 연 8회로 줄이는 대신 요약본을 발표하기로 했다. 회의 참석자가 직접 일정한 글자수 이내로 자신이 회의에서 밝혔던 의견을 요약해 의장인 총재에게 제출하면, 의장이 책임하에 항목별로 내용을 편집해 공개한다. 요약본에 공개된 특정 문구가 몇 명의 의견인지, 누구의 의견인지는 비공개지만 전체적인 회의 분위기를 가늠할 수 있다.

회의 후 각각 3주, 약 4주 만에 의사록(회의 기록)을 공개하는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나 유럽중앙은행(ECB)과 달리 일본은행은 약 한 달 반, 길게는 2개월 후에 의사록을 공개한다. 가뜩이나 의사록 공개도 늦은 마당에 회의수만 일방적으로 줄이면 시장과의 소통 문제가 부각될 수 있기에 도입된 것이다.

올해 일본은행 회의 요약본은 큰 주목을 받지 못했다. 요약본 자체가 문제라기보다 일본은행이 계속 금리를 동결하면서 시장의 큰 관심을 받지 못했던 탓이다.

다만 일본은행이 이번달 기준금리를 0.75%로 30년 만의 최고치로 인상하고 향후 인상 기조를 지속하기로 약속하면서 요약본에 대한 시장 민감도가 달라질지 주목된다. 실제 29일 공개된 12월 회의 요약본에는 시장 참가자들이 눈여겨봐야야 할 문구가 몇 개 눈에 띈다.

일부 정책의원은 일본의 실질정책금리가 '특출나게' 세계 최저 수준으로, 환율을 통한 물가 영향을 고려해 완화 정도를 조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11월 중순에 공개된 10월 회의 요약본에서는 '미국·유럽과 달리 (일본의) 정책금리는 중립금리를 밑돌고 있다'는 정도로 언급됐는데, 이보다 매파적인 신호가 나온 셈이다.

다른 위원은 중립금리까지 아직 거리가 있다며 '당분간은 수개월의 한 번 속도로' 완화 정도를 조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일본은행은 올해 1월 기준금리를 0.25%에서 0.5%로 인상한 이후 줄곧 금리를 동결하다가 연말에서야 재차 인상을 단행했다. 이보다는 주기가 짧아야 한다는 주장이 구체적으로 등장한 것이다.

일본은행의 지속적인 금리 인상은 글로벌 자금 흐름 측면에서 이슈가 될 소지가 있다. 일본이 점차 초저금리에서 멀어지면 저금리 엔화를 빌려 고금리 자산에 투자하는 엔 캐리 트레이드 청산 이슈가 재부각될 수 있어서다.

일부 전문가들은 엔캐리 트레이드가 지난 2024년 여름에 대거 청산된 이후 얼마 남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엔캐리 트레이드의 경우 그 규모를 정확하게 집계할 수 없기에 불확실성 요소가 될 가능성이 있다.

일부 주장대로 엔캐리 트레이드가 과거 상당 부분 되돌려졌다고 해도 일본 금리 상승은 일본 국내외 투자자들이 새로운 기회의 출현으로 인식할 가능성이 있다. 이런 자금흐름 변화에 동반하는 엔화 변동성은 올해 그랬듯 원화에도 영향을 준다.

2025년 한해는 트럼프 관세가 문을 열고 AI 거품론이 문을 닫았다. 내년에도 AI 수요와 관세 적법성 이슈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기존 속도보다 빠른 일본 금리 인상이 시장의 이슈 중 하나로 부각될 가능성도 염두에 둬야 할 것 같다. (국제경제부장)

문정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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