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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년만의 국빈 방문 나선 李…한중 관계 '전면 복원' 시험대

26.0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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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인포맥스) 정지서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4일 취임 후 처음으로 중국 국빈 방문길에 오르면서, 한중 관계가 '전면 복원' 국면으로 진입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지난해 11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국빈 방한에 이은 두 달 만의 '답방'이자, 우리 대통령의 국빈 방중은 박근혜 정부 이후 9년 만이다.

이에 이번 방중은 단순한 외교 이벤트를 넘어, 사드(THAAD) 갈등 이후 이어진 냉각기를 마무리하고 한중관계의 작동 구조를 다시 설계하는 첫 시험대라는 점에서 의미가 남다르다.

외교 관계의 '복원 선언'을 넘어 양국의 수평적이고 호혜적인 협력을 제도화하고, 지속해서 이어가느냐가 향후 한중 관계의 방향을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상징과 실리 담은 '베이징·상하이' 동선

청와대는 이번 방중의 핵심 키워드를 '전면 복원'으로 제시했다.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은 ▲정치적 신뢰 회복 ▲민생 중심 협력 강화 ▲한반도 평화 위한 전략적 소통 ▲민감 현안의 안정적 관리 등 네 개 축에서 의미를 찾았다.

이는 과거 한중 관계가 갈등의 관리와 차단의 국면에 가까웠다면, 이번에는 멈춰있던 관계를 다시 움직이는 상태로 회복시키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수 년간의 경색 국면에서 유보돼온 경제·외교·안보·문화 차원의 협력 채널을 단계적으로 복원한다는 얘기다.

이 대통령의 동선이 정치와 외교의 도시인 베이징과 경제의 중심지인 상하이로 짜여진 것도 같은 맥락에서 해석된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방문 도시를 두고 고민이 깊었다"며 "다양한 후보지가 있었고, 중국 정부의 각 부처들과 함께할 수 있는 행사를 고민하던 과정에 다방면의 관계 복원에 대한 뜻을 담아야 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베이징에서 열리는 메인 이벤트인 한중 정상회담을 시작으로 이 대통령은 리창 총리, 자오러지 전인대 상무위원장 등 중국 내 서열 1~3위 인사를 모두 만난다.

천지닝 상하이 당서기 역시 중국의 유력한 차기 지도자로 손꼽히는 인물이라는 점에서 중국과의 중장기 관점에서 정치적 신뢰를 회복하겠다는 강력한 메시지이기도 하다.

베이징에서 열리는 한중 비즈니스 포럼에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등 200여 명의 경제사절단이 함께한다.

상하이에서 열리는 한중 벤처·스타트업 서밋 역시 내로라하는 양국의 혁신 기업들이 자리한다.

이는 반도체 등 제조업 중심이었던 경제 협력의 현 주소를 더욱 공고히 하는 것은 물론, 협력의 방향성을 제시하는 미래 산업으로 확장·확대하는 시도로 읽힌다.

무엇보다 양국의 경제 관계는 오랫동안 우리나라의 기술과 자본에 중국의 생산과 노동력이라는 분업 구조에 기반했다면, 현재는 중국의 기술 고도화, 공급망 재편, 산업 경쟁 심화로 구조가 크게 달라진 상황이다.

위 안보실장은 "(한중간 경제적 협력 구조가) 예전에는 수직적이라면 지금은 경쟁 관계도 많아져서 수평, 호혜적인 영역이 발굴돼야 하는 상황"이라며 "중국은 인구도 구매력도 있고 다양한 소비층이 있으니 잘 발굴하면 서로 간 협력할 공간이 있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 미·중 경쟁 틈에 낀 한국…"균형·실용·연결 외교"

이 대통령은 방중을 앞두고 중국 중앙TV(CCTV)와의 인터뷰에서 대중 외교 프레임을 선제로 드러냈다.

이 대통령은 "한중이 대립적으로 가거나 충돌하는 것은 국익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가능한 범위 내에서 최대한 서로 공존하고 협력하고 서로에게 이익되는 바를 치열하게 찾아가야 한다"고 장기적 관점에서의 협력을 강조했다.

아울러 "양국 정상의 만남이 최소한 1년에 한 번쯤은 있어야 한다"고 제안하며 정상 간 소통을 제도화·상시화하겠다는 의중을 내비쳤다.

이는 한중관계를 일시적 '이벤트 외교'에서 상시적인 '플랫폼 외교'로 전환하려는 시도로 해석된다.

갈등이 첨예한 양안(兩岸) 문제에 대해서는 "'하나의 중국'을 존중한다"며 "주변 문제에서 평화와 안정이 매우 중요하다는 점을 명확하게 말씀드린다"고 밝히기도 했다.

오는 5일 한중 정상회담을 앞두고 중국 측이 우리 정부에 '하나의 중국 원칙' 준수를 요구하는 상황에서 이 대통령이 역대 정부와 입장이 같다는 것을 재확인한 셈이다.

이는 이는 정치적 민감 현안에서는 원칙을 인정하되, 경제·민생 협력에서는 실용을 중시하는 균형의 메시지로 풀이된다.

이 대통령이 '안미경중'을 언급하며 "과거에는 안보는 미국, 경제는 중국이라는 논리가 있었지만 이와 관련해 대한민국의 전략적 자율성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한 것 역시 같은 맥락이다.

정치권 일각에선 연초 이 대통령의 방중 계획을 두고 실익이 없으리란 전망도 있었다.

미중 간 패권다툼과 양안 문제, 북핵 고도화 등이 중첩된 지정학적 환경 속에 오히려 방중이 정치적 오해를 낳을 수 있다는 해석에서다.

한 여권 관계자는 "결국엔 그런 우려를 역발상으로 접근해서 정면 돌파하겠다는 것"이라며 "우리가 선택을 요청받기보단 더 많은 이슈에 관여하고 연결해서 균형을 찾음으로써 외교 공간을 넓히겠다는 의도"라고 설명했다.

악수하는 한중 정상

(서울=연합뉴스) 대통령실은 이재명 대통령이 1일 경북 경주 소노캄에서 열린 국빈만찬을 마치고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환송하는 모습을 2일 SNS에 공개했다. 2025.11.2 [이재명 대통령 SNS. 재판매 및 DB 금지] photo@yna.co.kr

만찬 참석하는 한중 정상

(경주=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1일 경북 경주 소노캄에서 열린 국빈만찬에 입장하고 있다. 2025.11.1 [대통령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photo@yna.co.kr

jsje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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