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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가 원하는 것은 '베네수엘라의 중질유'…"엄청난 난관 헤쳐야"

26.0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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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인포맥스) 권용욱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베네수엘라를 공습한 것은 결국 베네수엘라의 석유 개발을 원하기 때문이지만, 적지 않은 난관이 기다릴 것이란 분석이 제기된다.

미국은 3일(현지시간) 베네수엘라에 대대적인 공습을 단행해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 부부를 생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적절한 정권 이양이 가능해질 때까지 베네수엘라를 관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의 석유기업이 베네수엘라에 막대한 돈을 들여 석유 인프라를 구축할 것이라고 제시했다.

그는 "우리는 땅에서 엄청난 부(석유)를 꺼내게 될 것"이라며 "그 부는 베네수엘라 국민들에게 가고, 베네수엘라 밖에 있는 사람들, 즉 예전 베네수엘라에 있었던 사람들에게도 간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것은 또한 그 나라가 우리에게 초래한 피해에 대한 보상 형태로 미국에도 돌아간다"고 설명했다.

다만, 베네수엘라로 외국 기업이 다시 몰려들게 하는 것은 엄청난 도전 과제가 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셰브론은 현재 베네수엘라에 남아 있는 유일한 미국의 대형 석유 기업이자 최대 외국인 투자자다. 다른 업체들은 실정과 부패로 산업 전체가 혼란에 빠진 베네수엘라의 안정성 회복을 신중히 평가해야 하는 상황이다.

베네수엘라의 점도가 매우 높은 원유인 중질유를 글로벌 시장에 더 많이 공급하려는 게 트럼프 대통령의 핵심적인 목표이지만, 세계는 추가적인 석유 공급을 크게 원치 않는 게 현실이라는 분석이 많다. 미국 유가는 배럴당 60달러 미만에서 정체되어 있는데, 이는 대부분의 미국 생산자에게 투자 동인을 떨어트리는 요소다. 게다가 글로벌 원유 공급량은 올해에도 계속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셰브론의 남미 및 아프리카 운영 책임자를 지낸 알리 모시리는 "걸림돌 중 하나는 유가"라며 "현재와 같은 환경에서 투자한다면, 미국의 퍼미언 분지(미국의 대표적인 석유 매장지)에 할지 베네수엘라에 할지, 이것은 어려운 선택"이라고 설명했다.

드럼프 대통령은 미국 석유 기업들이 어떻게 베네수엘라에 투자할 것인지 구체적인 방안을 밝히지 않았다.

전문가들은 기업들이 유전 및 가스전을 입찰할 수 있는 프로세스에 관심을 늘릴 수 있다고 보면서도, 유럽 기업들이 입찰 권한을 가질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의문을 제기하기도 했다.

베네수엘라는 작년에 하루 평균 약 90만 배럴의 석유를 생산했고, 그중 약 3분의 1을 미국 셰브론이 담당했다. 베네수엘라가 생산하는 석유는 글로벌 시장에서 소비되는 대부분의 석유보다 밀도가 높으며, 미국 걸프 연안부터 중국, 인도에 이르는 정유사들은 다른 등급의 원유보다 이런 중질유에서 더 많은 이익을 낼 수 있다.

베네수엘라 정부는 자국에 확인된 석유 매장량이 3천억 배럴이 넘는다고 주장하는데, 이것이 사실이라면 세계 최대 규모가 된다.

베네수엘라에 다시 진입할 가능성이 있는 대형 석유 기업들은 상황을 평가하는 데 상당한 시간을 쏟을 것으로 예상된다. 베네수엘라는 지난 1970년대와 2000년대에 기업들의 석유 자산을 몰수한 전례가 있다.

코노코필립스와 엑손모빌은 2007년 당시 유고 차베스 대통령이 자산을 국유화하자 베네수엘라에서 철수했다. 이후 코노코는 베네수엘라 정부를 상대로 200억 달러 이상의 소송을 제기했고, 엑손은 120억 달러 규모의 소송을 냈다. 두 회사는 장기적인 중재 절차 끝에 손실액 일부만을 배상받았다.

공공 부채 전문가이자 법학 교수인 호세 이그나시오 에르난데스는 "석유 기업들은 언제나 석유를 원하며, 베네수엘라에는 석유가 아주 많다"며 "하지만 그들에게는 정치적 안정성이 필요하며, 이는 단순히 마두로를 제거하는 것 이상의 노력이 필요하다. 상황은 여전히 진행 중"이라고 평가했다.

옥스퍼드 에너지 연구소의 올란도 오초아 객원 연구원은 "마두로의 권위주의 통치하에 수만 명의 숙련된 전문가들이 나라를 떠난 상황에서, 빈사 상태의 에너지 산업을 재가동하는 것은 매우 힘든 일"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인프라와 녹슨 유전 시설을 재건하기 위해 다자간 대출 기관으로부터 베네수엘라가 절실히 필요로 하는 자금을 유치하려면 광범위한 경제 안정화 계획을 수립해야 한다"며 "또한 민간 에너지 기업이 국가의 과도한 간섭 없이 운영될 수 있도록 현지 법률을 개정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오초아 객원 연구원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유럽의 재건을 도운 경제 프로그램이 있었다"며 "지금 미국이 해야 할 일은 일종의 마샬 플랜을 실행하는 것으로, 이는 단순히 땅에서 원유를 뽑아내기 위해 석유 및 가스 분야에 진출하는 것보다 훨씬 더 큰 의미를 갖는다"고 내다봤다.

베네수엘라에서 오랫동안 근무한 경험이 있는 한 미국 석유 업계 임원은 언론을 통해 "미국 정부가 마두로를 제거함으로써 가장 쉬운 부분을 끝냈을 수 있다"면서도 "과도기 정부가 외국 석유 기업들이 대거 복귀하는 데 필요한 보안과 안정성을 보장할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ywkwon@yna.co.kr

권용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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