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행장 부당대출·노조 파업 과제 산적
(서울=연합인포맥스) 윤슬기 기자 = IBK기업은행이 행장 퇴임과 함께 직무대행 체제로 전환되며 사실상 리더십 공백 국면에 들어갔다.
역대급 실적 이후 불거진 대형 부당대출 사고와 노조의 총파업 예고 등이 차기 행장이 취임 직후 풀어야 할 과제로 남아 있다.
행장 인선 시점과 향후 대응 방향에 따라 기업은행의 쇄신 여부를 둘러싼 시장의 시선도 엇갈릴 전망이다.
5일 금융권에 따르면 김성태 기업은행장은 지난 2일 공식 퇴임했다. 차기 행장 선임이 마무리되지 않으면서 기업은행은 지난 3일부터 김형일 전무이사의 행장 직무대행 체제로 전환됐다.
김 전 행장은 재임 기간 순이익 3조원 시대를 열고 주가를 두 배 이상 끌어올리는 등 재무 성과만 놓고 보면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임기 말 불거진 882억원 규모의 부당대출 사고가 모든 성과를 가렸다.
퇴직 직원과 현직 임직원이 공모한 이번 사건은 내부통제 시스템 전반의 허점을 드러냈고, 금융당국으로부터도 '심각' 수준의 판단을 받았다. 그의 연임 가능성이 어려워진 배경으로도 거론된다.
행장 퇴임 이후 기업은행의 인사 일정도 사실상 정체됐다.
하반기 인사를 뒤늦게 단행해 부행장급 보직 일부를 채웠지만, 임원 교체를 둘러싼 불확실성은 여전히 남아 있다.
김인태 혁신금융그룹 부행장과 오은선 자산관리그룹장은 이달 중 임기가 끝나며, 행장 직무대행을 맡고 있는 김형일 전무이사 역시 3월이면 임기가 만료된다.
은행권에서는 이달 내 차기 행장 윤곽이 나오지 않으면 경영진 공백이 연쇄적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노사 관계 역시 새 행장이 안고 가야 할 주요 현안으로 꼽힌다.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기업은행지부는 총액인건비제도 도입 이후 초과근무 수당이 제대로 지급되지 않았다며 이를 사실상 임금체불로 보고 있다.
노조는 이 문제 해결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1월 총파업에 나서겠다는 입장이다.
실제 파업 찬반투표에서는 조합원 10명 중 9명 이상이 파업에 찬성했다.
차기 행장이 취임하자마자 노사 협상 테이블에 앉아야 하는 상황이 이미 예고된 셈이다.
차기 행장 인선 방향에 따라 노조의 대응 수위도 달라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특히 외부 관료 출신 인사가 낙점될 경우 노조의 경계감이 한층 높아질 수 있다는 게 은행권의 시각이다.
행장 후보를 둘러싼 내부 기류는 엇갈린다.
조직 안정을 우선해야 한다는 의견과 내부통제 쇄신을 위해 외부 수혈이 필요하다는 시각이 맞서는 분위기다.
내부에서는 행장 직무대행을 맡고 있는 김형일 전무이사와 김재홍 전 IBK저축은행 대표, 서정학 IBK투자증권 대표 등이 후보군으로 거론된다.
반면 내부통제 사고 이후 쇄신 필요성이 커졌다는 점에서 외부 관료 출신 인사 기용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되지는 않는 상황이다.
기업은행은 국책은행으로 행장은 금융위원회 위원장 제청을 거쳐 대통령이 임명한다.
인선 절차가 길어질수록 정책적 부담과 함께 조직 불확실성도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은행권 관계자는 "중소기업 금융 지원이라는 역할을 고려하면 인선 지연은 바람직하지 않지만, 내부통제 문제와 노사 갈등, 경영진 공백이 동시에 겹치며 임명권자의 판단이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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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gyoon@yna.co.kr
윤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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