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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4대 리스크 점검] 시장의 기대와 달리 가는 연준

26.0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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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인포맥스) 김지연 기자 = 현재 금융시장에서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올해 내내 금리를 동결하거나 금리를 인상할 것이라는 전망은 거의 전무하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금리 인하를 강력하게 갈망하고 있고 이를 충실히 이행할 새 연준 의장을 지명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고물가 고착화를 둔 논란과 이에 따른 연준 내부 분열 심화, 물가를 자극하는 달러 약세 지속 가능성 등은 금리 인하를 방해하는 요소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전문가들은 올해 2~3차례 금리 인하를 예상하지만 인하폭이 이보다 작을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 경제지표 결과에 따라 연말 시장의 시선이 인상으로 옮겨갈지도 관심이다.

◇시장에선 올해 2~3차례 인하 전망 우세

5일 주요 외신들과 페드워치 등에 따르면 현재 시장에서는 올해 연방준비제도(연준·Fed) 금리 인하 전망이 우세하다.

페드워치에 따르면 2일 기준 시장 참가자들은 올해 말까지 연준이 기준금리를 두 차례 인하 가능성을 31.8%로 가장 높게 반영하고 있다. 한 차례 인하는 20.9% 수준이며, 3차례 인하 가능성도 25.6%에 달한다.

금리가 지금 수준보다 인상될 것으로 보는 의견은 없으며, 동결 가능성을 5.5%로 반영하고 있다.

시장에서 올해 금리를 2~3차례 내릴 것으로 보는 이유는 오는 5월 임기가 만료되는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후임으로 유력하게 거론되는 케빈 해싯 백악관 국가경제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의 최측근이기 때문이다.

그는 지난달 인터뷰에서 "결론은 대통령이 금리가 더 낮아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는 것이고, 나도 그렇게 생각한다"며 여러 차례 연준 금리 인하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드러냈다. 해싯이 아닌 다른 후보들도 금리 인하에 우호적인 발언을 내놓았다.

노동시장이 둔화하고 있으며, 물가 상승 우려가 낮아졌다는 평가 역시 연준이 금리를 내릴 것이란 전망을 지지한다.

지난달 발표된 미국 11월 실업률은 지난 2021년 9월 이후 최고치인 4.6%까지 올랐다. 다만 정부 셧다운(일시적 업무정지)으로 데이터 왜곡 논란이 일고 있어 데이터 해석에 주의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많지만 한편에서는 노동시장 둔화 신호를 경계해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소비자물가지수(CPI)는 하락했다. 지난해 11월 CPI는 전년 대비 2.7% 상승했다. 근원 CPI는 2.6% 상승해 모두 9월의 전년비 수치보다 낮았고 시장 예상치 또한 밑돌았다. 10월 CPI는 정부 셧다운(일시적 업무정지)으로 발표되지 않았다.

내년 연준 금리 인하를 예상하는 골드만삭스는 보고서에서 지난 9월 기준 25세 이상 대학 졸업생들의 실업률이 2.8%로, 2022년 대비 50% 높다는 점을 상기시키며 "만일 대학졸업생들의 실업률이 더 올라간다면 소비자 지출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추가 금리 인하를 촉발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인플레 우려 여전…중간선거 변수 되나

시장은 트럼프의 연준 흔들기 지속 등을 이유로 연준이 인하 기조를 이어갈 것으로 보고 있지만 통화정책 경로가 기대처럼 움직이지 않을 가능성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 연준은 지난 2021년 인플레이션이 '일시적'이라고 판단했으나 이후 오판으로 드러나면서 4회 연속 75bp 인상이라는 초강수를 둬야 했다.

올해 미국 물가를 자극할 요인으로는 관세의 소비자물가 전이 효과 지속, 인공지능, 달러 약세 등이 꼽히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과거 경험을 보면 관세의 전반적인 영향이 완전히 드러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리는 경우가 많다"며 "일부 기업들이 이미 비용을 미국 소비자에게 전가하기 시작한 만큼 향후 가격 전가가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고 예상했다.

대법원에서 관세가 적법하지 않다는 판결이 나와도 트럼프 측은 관세 부과를 지속할 다른 방안을 구상하겠다고 이미 밝힌 상황이다.

AI 열풍 역시 물가를 끌어올릴 수 있는 요인으로 꼽힌다. 기업들이 앞다투어 전력 사용량이 많은 데이터센터를 짓고 있기 때문이다.

데이터센터는 2030년까지 미국 전체 전력 수요의 10%를 차지할 것으로 추산된다. 전기요금은 2022년 이후 다른 물가보다 빠르게 오르기 시작하며 이미 미국 선거에도 영향을 미칠 만큼 중요한 사회 현안으로 부상했다.

ING는 "연준 비둘기파 등 많은 경제학자는 AI가 생산성을 끌어올려 인플레이션을 낮출 것으로 예상하지만, 이들이 틀렸다면 AI 공급 병목 현상으로 인플레이션이 재부상할 수 있다"며 이로 인해 연준 등 중앙은행들이 인플레이션 위험에 대응하기 위해 금리를 인상하거나 금리 인하를 중단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이 밖에 트럼프 정부의 이민 규제로 노동 공급을 제약돼 임금 상승률이 크게 낮아지지 않을 수 있다는 점도 물가를 떠받치는 요인이 될 수 있다.

연준 관계자들도 물가에 대한 우려를 직접적으로 언급하고 있다. 오는 2월 퇴임하는 래피얼 보스틱 애틀랜타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지난 12월 홈페이지에 올린 글을 통해 인플레이션 위험을 경고한 바 있다.

그는 올해 연준이 금리를 인하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며 "인플레이션을 억제하기 위해서라도 통화정책의 긴축 기조를 유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내년 중간선거를 앞두고 물가가 미국 선거의 주요 쟁점이 된 만큼 인플레이션 지속 시 트럼프 대통령이 금리 인하를 밀어붙일 수 있을지 주목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고물가에 대한 불만을 의식한 듯 자신의 소셜미디어나 연설 등에서 "인플레이션이 없다"고 강조하고 있다.

◇인상으로 선회하는 중앙은행들…달러 약세 부담 지속

다른 주요 경제국들은 이미 금리 인하 사이클을 끝냈다는 점도 지속적 금리 인하 전망에 부담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대내외 금리차는 달러 약세를 촉발해 미국 내 물가를 올릴 가능성이 있다.

일본은행(BOJ)은 올해도 금리 인상 기조를 이어가겠다고 강조하고 있으며, 캐나다 중앙은행도 경제가 회복했음을 강조하고 있어 그간의 금리 인하 사이클을 종료하고 당분간 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예상된다.

금리 인하 기조를 이어가던 호주중앙은행(RBA)도 향후 금리 인상에 나설 수 있다는 신호를 보내고 있다. RBA는 지난해 10월까지만 해도 높은 실업률에 빅컷(50bp 인하) 전망까지 나왔었지만, 최근 금리 인상 전망으로 선회했다. 지난해 12월 통화정책회의 의사록에서 RBA 위원들은 "향후 어느 시점에 기준금리 인상을 고려해야 할 수도 있다"고 논의했다.

JP모건은 "주요 10개국 중앙은행이 통화완화 사이클의 끝에 다다랐다"고 평가했다.

달러화는 지난해에도 일본이나 영국 등 주요국과의 통화정책 경로가 엇갈리며 약 8% 하락했다. 이는 2017년 이후 가장 큰 폭으로 하락한 것이다.

만일 연준이 홀로 금리 인하를 고집한다면 달러화 약세는 더욱 심화할 수밖에 없고 이는 미국 국내 물가에 부담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연준 점도표도 올해 1회 인하 전망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이후 나온 점도표를 보면 올해 말 금리 전망치는 석 달 전의 3.375%가 유지됐다.

이는 올해 연준이 한 차례의 금리 인하만을 할 수 있음을 반영한 것으로, 2~3차례 인하를 예상하는 시장 기대보다 매파적이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연준 내부의 금리 전망이 인하에 쏠려 있지 않고 심각하게 분열돼 있다는 의미다. 새 연준 의장이 금리 인하에 적극적이어도 의도대로 금리 결정이 이뤄질지 미지수다.

올해 점도표 분포를 보면, 중간값보다 높은 전망치가 7명에 달했다. 이들은 올해 금리 인하가 불필요하다는 입장인 셈이다. 이 가운데 4명의 전망치는 '계속 동결'을 의미하는 3.625%였다.

연준 내 시각이 분분하게 흩어지면서 경제 지표에 대한 안팎의 민감도도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가깝게는 오는 9일에 12월 비농업 고용지표가 발표되고, 13일에는 12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나온다.

12월 비농업고용 시장 전망치는 5만5천명증가다. 12월 CPI 전망치는 아직 집계되지 않았지만, 직전월의 2.7% 상승에서 얼마나 변화할지 주목된다.

미국 독립 자문사 삭스웰스어드바이저의 윌리엄 코너 파트너는 "금리 인하의 규모와 시점은 경제 데이터에 따라 달라질 것"이라며 "물가 상승률이 높거나 경제 성장이 강하면 금리 인하 확률이 낮아지고, 반대로 노동 시장이 약화하거나 물가 상승률이 계속해서 하락하면 금리 인하가 더 가능성이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jykim@yna.co.kr

김지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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