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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4대 리스크 점검] 선진국 국채 신뢰 붕괴

26.0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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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 2026년 글로벌 금융시장은 적지 않은 파고를 대비해야 할 것으로 평가됩니다. 인공지능(AI) 투자의 거품 논란과 붕괴 가능성은 계속해서 시장의 중심에 있을 것이며, 주요국 국채가 회사채보다 못한 평가를 받으며 신뢰가 저하되는 흐름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미국 연방 대법원의 트럼프 관세 판결은 새로운 불확실성을 키울 수 있으며, 주요국의 인플레이션 위험도 통화정책과 연관되어 주요 위험 요인으로 지목됩니다. 연합인포맥스는 새해를 맞아 격변하는 글로벌 금융 환경 속에서 주목해야 하는 대형 리스크를 점검하는 기획 기사를 차례로 송고합니다.]

(서울=연합인포맥스) 권용욱 기자 = 작년 금융시장에서는 전통적인 안전 자산으로 꼽히는 선진국 국채에 대한 신뢰가 흔들렸다. 국채 신뢰가 계속해서 붕괴된다면 시장의 전통적인 투자 상식도 뒤바뀌는 혼란도 배제할 수 없을 것으로 진단된다.

5일 연합인포맥스 해외채권 자료(화면번호 4012, 4013)에 따르면 미국 투자등급 AAA 기업인 마이크로소프트(MS)의 회사채 금리는 지난해 9월과 10월에 비슷한 만기의 미국 국채 금리를 밑돌았다.

프랑스 기업인 루이뷔통헤메네시의 회사채 금리도 비슷한 만기의 프랑스 국채 금리를 하회하는 현상이 발생했다.

이는 미국은 물론, 프랑스와 일본, 영국 등의 국채에 대한 투자자들의 신뢰가 예전과 같지 않다는 징후로 받아들여졌다.

선진국 국채에 대한 신뢰가 흔들리는 것은 각국 재정 건전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중앙은행의 독립성에도 의구심이 확대됐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투자자들이 국가보다 기업이 발행하는 채권을 더욱더 안전하게 평가하는 상황에 이르렀다.

일본 대형 보험사의 한 채권 운용 책임자는 니혼게이자이신문을 통해 "프랑스 국채를 안전 자산으로 보지 않고 회사채와 마찬가지로 채무 불이행 리스크를 내포한 신용 상품으로 취급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반적으로 국가의 채무는 채무 불이행 리스크가 극히 적은 안전 자산으로 간주된다. 이론적으로 국채 발행이 어려워지면 정부는 기업으로부터 세금을 징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채무 대상이 되는 통화를 발행할 권한도 있다. 이런 이유로 선진국 채권 운용의 중심은 국채로, 국채와 회사채는 동일선상에서 비교할 수 있는 대상이 아니었다.

그런데도, 투자자들은 MS와 루이뷔통 같은 우량 기업에 대해 회사채 매수 시 추가 수익률을 이전만큼 요구하지 않고, 오히려 국채보다 낮은 금리로 자금을 대주고 있다.

골드만삭스에 따르면 프랑스 국채보다 수익률이 낮아진 유로존 내 회사채 발행 기업은 작년 한때 80개에 달했다. 이는 데이터 추적이 가능한 지난 2006년 이후 최다 수준으로, 유럽 에어버스, 프랑스 악사, 프랑스 로레알 등이 포함됐다.

세계 채권 시장의 벤치마크가 되는 미국 국채는 작년 5월 신용등급이 강등되며 최고 등급을 상실했다.

전문가들은 국가와 기업 간의 수익률 역전 현상은 브라질이나 멕시코 같은 신흥국에서 발견되곤 했지만, 주요 선진국에서 지금처럼 확산하는 것은 이례적이라고 입을 모았다. 동시에 이런 현상은 기존의 채권 투자 상식을 뒤엎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의 버나비 마틴 연구원은 이에 대해 "시장이 돌아올 수 없는 루비콘 강을 건넜다"고 지적했다.

주요국의 재정 건전성 우려는 올해도 이어질 것이고, 이에 따라 선진국 국채에 대한 신뢰는 계속해서 시장의 주요 화두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국제통화기금(IMF)이 지난해 10월 발표한 재정 보고서에 따르면 2026년 선진국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정부 채무 잔액은 평균 111.8%로, 전년 대비 1.6%포인트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특히, 미국은 128.7%, 프랑스는 119.6%까지 각각 상승할 것으로 추정됐다. 일본의 경우 226.8%로 작년보다는 개선되겠으나 여전히 독보적으로 높은 수준으로 관측됐다.

스위스계 운용사 픽테 재팬의 우메자와 도시후미 시니어 전략가는 "재정 악화가 만성 질환처럼 서서히 국가의 신용을 갉아먹는 구도는 어느 나라나 공통적"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국채의 '안전 신화'가 흔들리는 상황에서 리먼 사태급의 충격이 시장을 덮칠 경우, 투자자들은 대피처를 찾지 못할 수도 있다"며 "위기의 씨앗은 착실하게 자라나고 있다"고 강조했다.

ywkwon@yna.co.kr

권용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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