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장원 선임기자 = 재닛 옐런 전 연방준비제도 의장은 미국 경제가 중앙은행의 독립성이 훼손되고 재정 정책에 끌려다니는 '재정정책 우위(Fiscal Dominance)' 상태에 빠질 위험이 그 어느 때보다 높다고 경고했다.
재정정책 우위는 국가 부채가 감당할 수 없을 만큼 커지면 중앙은행이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금리를 올려야 할 때도 정부의 이자 부담을 줄여주기 위해 억지로 금리를 낮게 유지해야 하는 상황을 말한다.
옐런 전 의장은 지난 4일(미국 현지시각) 필라델피아에서 열린 전미경제학회(AEA) 패널 토론에서 이같이 밝혔다.
미 의회예산국(CBO)에 따르면 올해 미 연방정부 재정적자는 1조9천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연방정부 부채는 국내총생산(GDP)의 약 100% 수준으로 확대되며 향후 10년 내 118%까지 치솟을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1월 기준 미국의 국가 부채는 38조5천억 달러(약 5경 5천717조 원)를 넘어섰다.
옐런 전 의장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연준에 공개적으로 금리 인하를 요구해 왔다는 점도 지적했다.
그는 "정부의 부채 상환 부담을 줄이기 위해 통화정책에 정치적 압력이 가해질 경우 제도적 신뢰가 심각하게 훼손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앞서 옐런은 트럼프 대통령이 연준에 금리 인하를 강제할 경우 미국이 '바나나 공화국(정치ㆍ경제가 불안한 후진국)'과 같은 길로 갈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같은 토론에 참석한 로레타 메스터 전 클리블랜드 연방은행 총재는 "가장 두려운 점은 현 행정부 일부 인사들이 이러한 재정 리스크의 심각성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라며 "과거 정부들은 위기의식을 갖고 있었지만 지금은 그조차 부족해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옐런 전 장관은 사회보장연금과 메디케어 등 주요 복지 제도의 재정 불안이 본격화될 경우 의회가 초당적으로 재정 개혁에 나설 계기가 될 수 있다며 신중한 낙관론을 내비치기도 했다.
jang73@yna.co.kr
이장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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