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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찬진의 자신감…금감원, 17년 만의 '공공기관 재지정' 막을까

26.0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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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찬진 금감원장

(서울=연합인포맥스) 이현정 윤슬기 기자 = 금융감독원이 17년 만에 공공기관으로 재지정될지 결정되는 가운데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이 공개적으로 "지정은 안 될 것"이라고 밝혀 그 결과가 금융권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금감원장이 금융감독의 독립성 훼손을 이유로 반대 입장을 강하게 표명한 것이 '칼자루'를 쥔 공공기관운영위원회의 최종 판단에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6일 금융권에 따르면 정부는 이달 말 공공기관운영위원회를 열어 신규 공공기관 지정 및 해제 여부를 심의·의결할 예정이다.

현행 공공기관운영법상 재정경제부 장관은 매 회계연도 개시 후 1개월 이내에 공공기관 지정 여부를 심의·의결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금감원 공공기관 재지정 논의는 이미 정책적 궤도에 올라와 있다는 평가가 많다.

당정은 지난해 9월 금융당국 조직개편안을 발표하면서 금감원의 공공기관 재지정을 공식화했다.

금융위원회의 금융정책 기능을 재정경제부로 이관하고 금융위와 금감원을 통합해 '금융감독위원회'를 신설하는 방안은 이후 철회됐지만, 금감원 공공기관 지정은 그대로 유지됐다.

당시 당정은 막강한 검사·감독 권한을 보유한 금감원에 대해 외부 통제가 필요하다고 봤다. 관리·통제 장치 강화 필요성에 대한 문제의식은 유지된 셈이다.

금감원은 금융회사 출연금으로 설립된 무자본 특수법인으로, 그간 공공기관 지정 대상에서 제외돼 왔다. 1999년 출범 이후 2007년 공공기관으로 지정됐지만, 독립성과 자율성 보장 필요성을 이유로 2009년 다시 해제됐다.

이후에도 매년 공공기관 지정 시기마다 금감원은 뜨거운 감자였다. 그때마다 정부는 고위직 비율·예산 축소 등을 조건부로 금감원의 공공기관 지정을 유예해왔다.

금감원은 현재 금융위의 지시를 받는데 만일 공공기관으로 지정되면 재경부의 관리까지 받게 된다.

공공기관 지정 결정이 다가오자 이 원장은 점점 더 노골적으로 반대 입장을 드러내고 있다.

이 원장은 전날 열린 출입기자단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이미 금감원은 조직과 예산에서 자율성이 거의 없고, 금융위원회가 모든 것을 결정한다"며 "공공기관으로 지정되면 또 다른 관리 구조가 얹히는 '옥상옥'이 된다"고 말했다.

이어 "금융감독 기관의 중립성과 자율성은 전 세계적으로도 매우 중요한 가치"라며 "공공기관 지정은 안 될 것으로 본다"고 못 박았다.

앞서 지난해 12월 기자간담회에서도 "공공기관으로만 지정되지 않았을 뿐 모든 것을 승인받아 업무를 하고 있다"며 같은 취지의 문제의식을 제기한 바 있다.

과거에도 금감원장이나 금융위원장이 공공기관 재지정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를 낸 적은 있지만 이 원장처럼 단호한 어조로 작심 비판하는 것은 이례적이다.

재정 구조만 놓고 보면 공공기관 지정 논리 역시 쉽게 무시하긴 어렵다.

금감원의 올해 예산은 국회 심의를 거쳐 4천790억 원으로 확정됐는데, 전년보다 6% 넘게 늘어난 규모다. 예산의 대부분은 금융회사로부터 걷는 감독분담금으로 충당된다. 금감원은 올해 감독분담금 수입을 3천500억 원대 중반으로 보고 있으며, 전년 대비 증가율도 7%에 육박한다.

결국 관건은 이 원장의 '독립성 논리'가 공운위와 정부 내부에서 얼마나 설득력을 얻을 수 있느냐다.

공공기관 지정이 제도적 관리 강화 차원인지, 아니면 감독기구 성격을 근본적으로 바꾸는 선택인지를 두고 이달 말 공운위 결정이 향후 금융감독 체계의 방향성을 가늠하는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예산 규모나 재원 구조만 보면 공공기관 관리 체계에 포함하려는 정부 논리가 완전히 무리는 아니다"며 "다만 감독기관의 중립성과 독립성 훼손 우려 역시 쉽게 넘길 수 있는 문제는 아니다"고 말했다.

hjlee@yna.co.kr

sgyoon@yna.co.kr

이현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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