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장원 선임기자 = 미국의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전 대통령 체포 작전이 성공하면서 휴지 조각이나 다름없던 베네수엘라 채권이 '황금알'로 변했다.
수년간 아무도 거들떠보지 않던 부실 채권을 헐값에 사들인 헤지펀드들은 잭폿을 터뜨렸다.
6일 파이낸셜타임스에 따르면, 2017년부터 디폴트(채무불이행) 상태인 베네수엘라 국채 가격은 마두로 체포 직후 약 30% 급등해 달러당 42센트에 거래됐다.
체포 작전 전의 가격은 33센트였다.
베네수엘라 국영 석유회사 PDVSA의 2035년 만기 채권 가격도 26센트에서 33센트로 26% 치솟았다.
이번 채권 랠리의 승자는 영국의 헤지펀드 브로드 리치와 부띠크 자산운용사 윈터브룩, 독일의 대형 자산운용사 알리안츠 등이다.
브로드 리치는 불과 1년 전만 해도 가격이 16센트였던 베네수엘라 국채를 꾸준히 사들였다.
브래들리 위킨스 브로드 리치 최고투자책임자(CIO)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당선 이전부터 베네수엘라 야당의 선거 승리와 쉐브론의 사업 라이선스 갱신 등 변화의 징후를 포착하고 베팅했다"고 밝혔다.
작년 한 해 12%의 수익을 올렸던 이 펀드는 올해 1월 단 며칠 만에 5%의 수익을 올렸다.
에드워드 코언 윈터브룩 최고경영자(CEO)는 "베네수엘라가 깊은 냉동고에서 나와 다시 게임판에 복귀했다"며 "이제 부실채권 전문 투자자에서 일반 기관 투자자들로 손바뀜이 일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알리안츠는 베네수엘라 채권을 헐값에 사들인 금융사로 알려졌다.
알렉스 로비 알리안츠 글로벌 인베스터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코로나 팬데믹 당시 베네수엘라 채권을 10센트에 매집했다"고 말했다.
'부실채권 사냥꾼'으로 유명한 엘리엇 매니지먼트는 또 다른 방식의 승자로 떠올랐다. 최근 법원 경매를 통해 PDVSA의 미국 자회사인 정유사 시트고의 지배권을 따냈기 때문이다.
하지만 베네수엘라 채권 투자에 신중해야할 점도 있다.
베네수엘라의 국내총생산(GDP)는 약 800억 달러(약 115조4천720억 원) 수준으로 쪼그라든 반면 갚아야 할 대외 부채는 1천500억~1천700억 달러에 달한다.
한 신흥국 헤지펀드 매니저는 "이건 카지노나 다름없다"며 "성공 확률이 60%라 해도 실패 시 막대한 손실이 발생할 수 있는 판에 큰돈을 걸 수는 없다"며 추격 매수에 경계심을 표했다.
jang73@yna.co.kr
이장원
jang73@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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