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박동주 기자 = 코스피가 장중 상승 전환해 사상 처음 4,500선을 돌파한 6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현황판에 코스피 지수 등이 표시되고 있다. 2026.1.6 pdj6635@yna.co.kr
(서울=연합인포맥스) 신윤우 기자 = 달러-원 환율이 고점에서 내려왔지만 1,400원 중반대에서 맴돌며 더 아래로 향하지 못하고 있다.
하향 안정화의 길이 험난한 가운데 수급 쏠림을 넘어 잠재 성장률이 높아져야 원화 가치가 오를 수 있다는 견해가 꾸준히 제기된다.
7일 서울외환시장에 따르면 지난해 달러-원 평균 환율은 1,422원으로 역대 최고를 기록했고 연말 종가는 사상 세 번째로 높은 수준을 나타냈다.
정부의 전방위 대응으로 연말 달러-원 환율이 1,480원대에서 1,400원 초중반대로 가파르게 떨어졌지만 저점을 찍은 뒤에는 낙폭을 일부 되돌려 1,440원대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최근 달러-원 환율 레벨이 전반적으로 높아진 주된 배경 중 하나로 개인과 연기금, 기업 등의 해외 투자 쏠림 현상이 지목된다.
이들의 꾸준한 달러화 수요가 매수 원동력으로, 또 해외에서 벌어들인 달러화를 덜 매도하게 만드는 모습이다.
이에 정부는 특단의 대책을 내놔 나갔던 투자 자금을 유턴시키고 달러화를 국내로 들여오게 해 수급 쏠림을 풀어가고 있다.
하지만 이런 수급 문제가 해결된 이후에도 달러-원 환율이 하락하려면, 즉 원화가 강세로 가려면 한국 경제가 도약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일단 달러-원 환율 상승의 또 다른 이유 중 하나로 꼽히는 한미 금리차는 차츰 해소되는 수순이다.
한국은행은 기준 금리 인하 경로를 마무리 지으려 하는 반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금리를 더 내릴 예정이다.
이로 인해 내외 금리차가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지만 원화 약세 흐름을 완전히 뒤집기에는 연준의 추가 금리 인하 여력이 크지 않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연준에 금리 인하를 압박하면서 비둘기파 인사를 차기 연준 의장으로 지명할 계획인데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통한 집단 의사 결정 체제인 연준이 확실한 명분 없이 갑자기 금리를 빠른 속도로 대폭 인하할 것으로 기대하기는 어려운 게 현실이다.
한화투자증권은 "연말까지 연준의 금리 인하가 이어져 한미 금리 격차가 좁혀지겠지만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임기 종료까지는 보수적인 금리 전망이 이어질 것"이라며 "환율이 가파른 하락세를 이어가기는 어렵다"고 평가했다.
따라서 우리 경제의 도약이 달러-원 환율을 하향 안정화하는 데 반드시 필요한 여건으로 거론된다.
단기간에 효과를 발휘할 수 있는 요인은 아니지만 성장이 뒷받침돼야 원화도 뛸 수 있다는 생각이다.
이는 수급 불균형의 해법으로도 여겨진다. 한미 양국의 잠재 성장률 격차가 구조적으로 확대되면서 자본이 이동하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한국의 잠재 성장률이 제고되면 자연스럽게 이런 현상이 해소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민혁 KB국민은행 연구원은 "수급 불균형은 고환율의 원인이라기보다 고환율과 동반된 증상에 가깝다"며 "근본 원인은 한미 간 잠재 성장률 격차의 구조적 확대에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한미 잠재 성장률은 2020년 전후 역전된 이후 그 격차가 지속 확대되고 있다"면서 "이는 금리 및 자산의 기대 수익률 차이로 이어지고 달러화 수요 우위로 인한 원화 약세라는 결과로 나타난다. 한국의 성장 잠재력의 제고 없이 원화 약세 역시 구조적으로 고착화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백석현 신한은행 연구원은 "장기적으로 0%를 향해 가는 잠재 성장률 하락 속에 저금리가 고착화됐다"며 "한국 경제는 가계 부채 문제와 내수 부진, 성장률 저하로 고금리를 감당하기 어려운 체력이 됐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미국보다 정책 금리가 높아지는 일은 이제 기대하기 어렵다. 유로화, 달러화, 위안화와 달리 엔화가 맥을 못 추는 것은 처지가 비슷하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경제 성장이 환율 안정에 있어서도 근본적인 해결책이라는 공감대 속에 정부는 조만간 경제성장전략을 발표할 예정이다.
지난해 6월 출범한 이재명 정부가 온전히 한 해를 계획하고 정책을 펼칠 수 있는 첫해를 맞은 만큼 야심 찬 계획들이 담길 전망이다.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지난 5일 '범금융 신년인사회'에서 "2026년은 잠재성장률 반등과 양극화 극복을 통해 대한민국 경제가 대도약하는 원년이 돼야 한다"며 "정책방향에 대한 세부 추진과제들은 2026년 경제성장전략을 통해 다시 말씀드리겠다"고 밝혔다.
구 부총리는 이날 당정 협의에서도 "반도체·방산·바이오·K컬처 등 국가전략산업을 집중 육성하고 AX전환, GX전환 등 초혁신경제를 가속화해서 잠재성장률 반등을 반드시 이뤄내겠다"고 말했다.
ywshin@yna.co.kr
신윤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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