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부채관리청, 의견 수렴 시작…장기국채 발행 부담 줄이는 방편
美는 재정증권 비중 20% 넘어…'스텔스 QE' 비판은 옛말
(서울=연합인포맥스) 김성진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경제 책사 출신인 스티븐 마이런 연방준비제도(연준ㆍFed) 이사는 2024년 미 대선 국면에서 당시 재닛 옐런 재무부의 국채 발행 기조를 강도 높게 비판했었다.
헤지펀드 허드슨베이캐피털의 선임 전략가였던 마이런 이사는 누리엘 루비니 뉴욕대 명예교수와 공저한 보고서에서 재정증권(T-bill, 만기 1년 이하 국채) 발행을 늘림으로써 장기국채 수익률의 상승을 억제하는 방식으로 재무부가 '스텔스 양적완화'(stealth QE) 효과를 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2024년 7월 24일 송고된 '[ICYMI] 美 재무부가 장기금리 누르고 있나…'재정증권' 논란' 기사 참고)
그렇지만 트럼프 2기가 출범한 뒤에도 재정증권에 크게 의존하는 미 재무부의 발행 기조는 바뀌지 않았다. 마이런 이사와 같은 입장을 취했던 스콧 베선트가 재무장관이 된 뒤에도 옐런의 방식은 계승된 것이다.
미 재무부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말 기준으로 재정증권은 미 전체 국채 잔액의 약 22.3%를 차지했다. 월가 대형 금융기관의 책임자급으로 구성되는 재무부 차입자문위원회(TBAC)가 권고하는 재정증권 비중(15~20%)의 상단은 의미가 상당히 퇴색했다.
만기가 짧은 채권은 발행은 상대적으로 쉽지만 과도하게 의존할 경우 부채 구조가 불안정해지는 단점이 있다. 시장금리 변동에 따라 차입비용이 들쭉날쭉해지는 것도 부담이다.
하지만 누적되는 재정적자 속에서 장기국채 발행 확대에 따른 시장 충격을 당장 피할 수 있다는 점이 재정증권의 '단맛'을 쉽게 끊지 못하게 하고 있다. '돌려막기'가 계속되는 이유다.
이런 가운데 영국 재무부도 재정증권 발행 확대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 영국 부채관리청(DMO)은 지난 5일 시장 참가자들을 대상으로 의견 수렴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DMO는 공개한 질문지에서 "정부는 재정증권 발행 입찰에 더 높은 참여를 촉진할 수 있는 선택지들을 탐색하는 데 관심을 두고 있으며, 이는 전반적인 재정증권 시장의 확장과 심화를 용이하게 할 수 있다"면서 "더 활발한 유통시장이 형성되면 입찰 수요 또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며, 이는 정부의 부채 조달 프로그램에서 재정증권이 더 큰 역할을 수행하게 되는 근거를 뒷받침할 수 있다"고 밝혔다.
DMO가 작년 3월 발간한 2025~26 회계연도 부채 관리 보고서에 따르면, 2024년 말 기준 영국 파운드화 표시 중앙정부 부채 중 재정증권은 3%(705억파운드, 약 138조원)에 그쳤다. 미국과 비교하면 재정증권 비중이 크게 낮다.
자료 출처: 영국 부채관리청(DMO).
영국은 2022년 가을 대규모 감세안 발표에 국채 수익률이 기록적으로 폭등하면서 이른바 '리즈 트러스 모멘트'를 겪었다. 이후 선진국의 재정적자가 이슈가 불거질 때마다 영국 장기국채는 시장의 불안한 시선이 쏠려왔다.
세계에서 나랏빚이 가장 많은 일본도 팬데믹 사태 이후 재정증권 발행을 대거 늘린 경우다.
일본 재무성의 연간 부채 관리 보고서에 따르면, 2025 회계연도 전체 국채 발행 계획(본예산 기준)에서 재정증권은 40조8천억엔으로 약 23.7%를 차지했다. 팬데믹 발발 직전인 2019 회계연도에는 16.7%에 불과했다.
자료 출처: 일본 재무성.
sjkim@yna.co.kr
김성진
sj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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