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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선의 크립토ON] 2026년 암호화폐 시장 트렌드 변화

26.0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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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한 해를 돌아보면 암호화폐 시장은 제도권 편입 측면에서 의미 있는 진전을 이룬 한 해였다. 미국 상·하원에서 스테이블코인 법안(Genius Act)이 통과되며 규제 명확성이 확보되었고 솔라나, XRP, 도지코인, 체인링크 등 다양한 알트코인 현물 ETF가 증시에 상장되는 성과를 이루었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는 현물 암호화폐 ETF 상장규칙을 일반화하는 방향으로 제도를 정비했고 알트코인 기반 상품 출시가 빠르게 이루어질 수 있었다.

한편 가격 측면에서는 2025년 10월 비트코인 가격이 12만6천 달러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한 이후 11월 들어 30% 이상 하락하면서 8만8천 달러대에서 2025년을 마감했다. 제도적 진전이 이뤄진 데 비해 가격 측면의 성과는 다소 부진했다.

◇ 비트코인 '4년 반감기 사이클' 설명력 약화

비트코인 4년 반감기 사이클에 따르면 2025년 10월 비트코인 가격은 최고치를 기록한 후 2026년은 약세장에 진입할 것으로 예상되었다. 과거 패턴을 볼 때 비트코인 가격 정점은 반감기 후 약 12~18개월 후에 발생했기 때문에 지난 2024년 4월 반감기 후 1년 6개월이 지난 2025년 10월에 이미 정점을 기록했고 비트코인 시장이 약세장에 진입했을 것이란 주장도 제기되었다.

그러나 결론적으로는 현물 ETF의 등장과 비트코인을 매집하는 기업, 금융기관들이 새로운 수요처로 부상하면서 기존 반감기 사이클의 가격 설명력이 과거보다 떨어진 것으로 볼 수 있다. 이는 암호화폐 자산이 정식 금융 자산군에 편입되고 수요층이 다양해지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과거에는 4년 반감기 주기, 채굴자들의 매도 등이 가격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면 2025년 이후부터는 제도권 편입으로 비트코인이 장기투자 자산으로 자리 잡으면서 가격 저점은 높아지고 가격 변동성은 과거에 비해 훨씬 낮아지고 있다.

◇ 미 대형 금융기관, 고객에서 암호화폐 투자 권고 시작

2025년 12월 뱅가드는 자사 플랫폼에서 비트코인 ETF 거래를 허용하기 시작했고 올해 1월 5일 뱅크오브아메리카(BoA)는 고객 포트폴리오에 1~4%의 비중으로 비트코인 편입을 권고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 미국 금융기관들의 투자 권고를 시작으로 개인과 기관의 포트폴리오 내 암호화폐 비중 확대가 2026년 본격화될 가능성이 높다.

2025년 8월 미국 트럼프 대통령이 서명한 행정명령 '401K 투자자 대체자산 투자기회 확대'가 시행될 경우 2025년 2분기 기준 9조2천억 달러에 달하는 401K 은퇴자금 중 일부가 암호화폐 시장에 새롭게 유입될 것이다. 행정명령이 내려지면 노동부, SEC 등 관련 부처들은 180일 이내에 지침과 기준을 정비해야 한다.

401K 자산 중 1%만 비트코인 현물 ETF에 할당되더라도 920억 달러의 신규 자금이 유입될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올해 신규로 발행될 비트코인 수량은 약 16만5천여개로 예상된다. 1월6일 비트코인 가격 9만4천 달러로 계산하면 총 155억 달러 규모이다($94,000 × 16만5천여개). 따라서 개인과 법인 포트폴리오 내 암호화폐 편입이 본격화될 경우 신규 공급을 초과하는 수요 압력에 의해 2026년 중 비트코인 가격은 신고가를 경신할 가능성이 높다.

◇ 통화가치 하락으로 전통적 포트폴리오 비중 변화

법정통화 가치 하락(Currency debasement) 흐름은 전통적인 포트폴리오 자산 배분 전략에도 변화를 가져왔다. 2025년 한 해 동안 금 가격은 연초 대비 63% 상승해 S&P500 17%, 미국 채권(US Aggregate Bonds) 8%, 비트코인 -3% 대비 훨씬 월등한 성과를 기록했다. 구조적인 인플레이션으로 법정통화의 실질 가치가 하락함에 따라 자산가치를 지키기 위한 금 투자 수요가 높아졌기 때문이다.

아이셰어즈(iShares)가 2025년 12월 15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24년까지 주식, 채권 포트폴리오 비중은 전통적인 7대 3 비중이 유지되었지만 2025년 들어 주식 비중이 60%대로 낮아지고 원자재 비중이 4% 새롭게 자리 잡게 되었다. 원자재 펀드의 대부분은 금 ETF인데 2025년 10월 8일 기준 금 ETF로는 연 640억 달러의 자금이 유입된 것으로 파악되었다. 동 기간 비트코인 현물 ETF로는 약 200억 달러가 유입되어 금 ETF 대비 3분의 1 규모를 차지했다. 비트코인은 금과 함께 대체 자산의 한 축을 담당하며 전통적인 자산 배분 전략에 변화를 가져올 가능성이 높다.

◇ 스테이블코인 실사용 사례 증가

2025년 한 해 비트코인 등 암호화폐 가격 변동성이 높았던 가운데 스테이블코인 시가총액은 1월 6일 기준 3천80억 달러로 빠르게 증가해왔다. 전체 암호화폐 시가총액에서 스테이블코인이 차지하는 비중은 9%대로 2025년 연초 대비 높아졌다.

현재 스테이블코인은 주로 암호화폐 거래 플랫폼에서 사용되고 있으며 높은 인플레이션에 직면한 개발도상국에서는 가치저장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다. 한편 스테이블코인이 송금이나 거래대금 등의 목적으로 활용되고 있다는 구체적인 증거는 아직 부족하나 국경 간 이체는 이미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IMF에 따르면 2025년 스테이블코인의 국경 간 이체(Cross-boarder flows) 규모는 비트코인, 이더리움 국경 간 이체 대비 50%가량 많았다.

국제은행간통신협회(SWIFT)와 국제결제은행(BIS) 데이터에 따르면 전 세계적으로 매일 5조~7조 달러에 달하는 송금액(기관, 상업 및 소비자 송금 포함)이 처리되고 있다. 이에 비해 스테이블코인의 송금 및 결제(remmitances+settlements) 규모는 1% 미만인 것으로 추정되어 아직 미미한 수준이다.

그러나 스테이블코인 거래량이(transaction volume) 지난 4년간 10배 이상 증가한 점을 고려한다면 향후 스테이블코인 거래량은 10년 이내에 기존 결제 방식을 넘어설 가능성이 있고 활용 분야 확대 여부에 따라 그 시기가 더 빠르게 도달할 수 있을 것이다.

기존 해외 송금 및 국경 간 결제의 경우 느린 시스템 속도와 높은 비용이 소요되었고 일부 송금은 최대 20%까지 수수료가 부과되기도 했다. 그러나 블록체인은 국경 간 결제 프로세스를 크게 간소화시키고 실시간에 가까운 처리 시간에 비용도 건당 0.1달러 이하에 불과하다.

◇ 스테이블코인, 거래소 넘어 결제 수단으로

미국 은행들이 스테이블코인에 대한 이자 지급을 전면 차단하기 위해 로비를 강화하며 스테이블코인 도입 속도를 늦추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반면 스트라이프(Stripe)와 같은 핀테크 결제기업은 자체 블록체인 '템포'(Tempo) 퍼블릭 테스트넷을 출범해 본격적인 스테이블코인 결제를 위한 준비에 나섰다. 스트라이프는 온라인 결제시장에서 페이팔(45%)에 이어 약 18%의 시장점유율을 보유한 결제사다.

비자(Visa)는 2025년 11월 카드나 은행 계좌 대신 스테이블코인 지갑으로 직접 결제할 수 있는 파일럿 시스템을 출시했다. 이 시스템은 국경 간 급여 수령이 필요한 크리에이터, 프리랜서 등을 대상으로 한다. 기업은 명목화폐로 지급하고 수령자는 이를 스테이블코인으로 선택해서 수령할 수 있다.

아직 스테이블코인을 통한 결제, 송금 비중은 미미한 수준이지만 비자, 스트라이프 등 대형 결제기업들이 스테이블코인 결제 기능을 탑재한다면 온라인 플랫폼 결제, 콘텐츠 결제, 국경 간 송금 및 프리랜서 급여 지급 등을 중심으로 실사용 사례가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

2026년 암호화폐 시장은 금융기관의 자산 배분 권고 확대와 401K 유입 가능성, 스테이블코인 실사용 확대 등에 힘입어 장기 보유형 디지털 자산시장으로 재정의될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는 암호화폐 시장의 성장이 가격 중심에서 금융 인프라, 유틸리티 중심으로 전환되고 금융 시스템의 일부로 자리 잡게 되는 분기점이 될 것이다.

(이미선 전 해시드오픈리서치 리서치 팀장)

신윤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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