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민재 기자 = 채무불이행(디폴트) 상태인 베네수엘라 국채 가격이 정국 불안 속 급등했지만, 전문가들은 아직 불확실성이 여전한 만큼 투자금 회수 기대를 섣불리 키우지 말라고 조언했다.
6일(현지시간) CNBC에 따르면 2026년 10월 만기 도래하는 베네수엘라의 지표 국채 가격은 달러당 약 43센트까지 급등(금리는 하락)하며 지난해 8월 이후 두 배 이상 올랐다.
이런 가격 급등세는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의 갑작스러운 축출과 국가 부채 재조정 가능성을 열어준 미국의 정책 변화로 시장 참여자들이 부실 채권의 회수 가능성을 재평가하면서 발생했다고 풀이된다.
투자자들은 예상보다 빠른 정치적 권력 이양과 자산 회수를 위한 길이 뚜렷하게 마련되면 10년 가까이 묶여 있던 가치를 실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전해진다.
지난 2017년 말 베네수엘라는 정부와 국영 석유기업 PDVSA가 발행한 해외 채권 상환에 실패하면서 디폴트 상태에 빠졌다. 당시 보도에 따르면 피델리티 인베스트먼트와 T.로우 프라이스 등이 부도 채권을 상당량 보유하고 있다고 알려졌다.
그러나 씨티의 도나토 과리노 신흥시장 전략가는 베네수엘라 신임 정부와 미 정부 간의 정치적 관계 설정에 대한 의문이 여전히 남아 있어 불확실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과리노는 CNBC와의 인터뷰에서 "트럼프 행정부에 있어 베네수엘라에 매장된 석유를 추출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며 "이는 베네수엘라의 국내총생산(GDP)을 늘리고 부채 상환 능력을 강화시켜 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하지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조치는 큰 도박이었던 만큼 단기적으로는 몇 가지 위험이 존재할 수 있다"며 "베네수엘라의 신임(임시) 대통령이 트럼프에게 얼마나 충성할 것인지에 대한 의문도 제기된다"고 덧붙였다.
바클레이즈는 급변하는 정치적 상황을 고려해 베네수엘라 국채에 대한 투자의견을 '시장비중'(market weight)으로 상향 조정했다.
다만 베네수엘라의 막대한 부채 규모와 그 복잡성이 향후 추가 가격 상승 여력을 제한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바클레이즈에 따르면 베네수엘라와 PDVSA는 총 565억 달러 규모의 무담보 유로채권을 발행했는데, 연체 이자를 포함하면 전체 채권자 청구액은 983억 달러에 달하고 이는 국제통화기금(IMF)이 내놓은 2025년 GDP 전망치의 약 119%에 해당한다.
바클레이즈는 베네수엘라 경제 규모가 30% 축소했고 석유 생산량도 지난 8년 동안 거의 절반으로 줄어들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최종 회수액은 향후 몇 년간 경제와 석유 부문이 얼마나 빨리 반등할 수 있는지에 크게 좌우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월가 채권왕'으로 불리는 제프리 건들락의 더블라인 캐피털은 지금의 베네수엘라 국채 강세가 현실보다 앞서가고 있다고 평가했다.
더블라인의 제프리 셔먼 부최고투자책임자(CIO)는 이날 CNBC에 출연해 "여전히 위험 요소가 많다"며 "현재 지도부 체제가 어떤 식으로든 지속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셔먼은 "앞으로 정권 이양 과정에서 선거와 같은 사안들이 어떻게 논의되는지 지켜봐야 한다"며 "특히 채권 투자자 입장에서는 지금 너무 흥분하기엔 시기상조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mjlee@yna.co.kr
이민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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