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인포맥스) ○…"이곳 글렌데일은 배터리 산업의 글로벌 허브로 자리매김할 것입니다."
2022년 12월 5일 최재원 당시 SK온 수석부회장은 포드와의 합작법인 블루오벌SK의 배터리 생산공장 기공식에서 이렇게 말했다. 버번위스키뿐 아니라 이제 배터리가 지역 특산물이 될 거라는 농담도 곁들였다. 기공식이 열린 미국 켄터키주 글렌데일은 기대감으로 부풀었다.
3년이 흐른 지금, 분위기는 정반대가 됐다. 작년 8월 양산에 돌입했지만 합작 파트너 포드가 전기차 투자를 대폭 축소하면서 공급을 받아 줄 수요가 없었다. 해고된 직원들은 새로운 직장을 찾아 나섰다. 지난달 SK온과 포드는 공장을 각자 운영하기로 하고 협의이혼 서류에 도장을 찍었다.
2024년 초까지만 해도 SK온이 2025년 말 갖출 것으로 예측한 배터리 연간 생산능력은 최소 220+α기가와트시(GWh)에 달했다. 그러나 실제로는 145GWh에 그쳤다. 과잉설비로 인한 고정비 부담이 계속해서 배터리 사업 손익의 발목을 잡았다. 전기차 전환이라는 메가 트렌드에 이견을 다는 사람은 거의 없지만, SK온의 중·단기 수요 예측은 완전히 빗나갔다.
2021년 10월 SK온 출범 이전부터 배터리 사업을 이끌어 온 사람 가운데 한 명이 최재원 수석부회장이다. 그는 2024년 6월 사임할 때까지 각자대표이사직도 수행했다. SK온을 떠난 뒤에는 모회사인 SK이노베이션[096770]으로 적을 옮겼다.
그런 최재원 수석부회장이 올해 근무지를 또 바꿨다. 이번엔 SK스퀘어[402340]다. 비핵심사업 정리를 일단락한 SK스퀘어의 인공지능(AI)·반도체 분야 신규 투자에 관여할 것으로 관측됐다.
그가 최태원 회장의 동생이자 그룹 이인자인 만큼 SK스퀘어의 투자 의사 결정에 적잖은 영향력을 행사할 것이란 시각이 지배적이다. 실제로 SK이노베이션의 미등기임원이었던 최재원 수석부회장은 작년 상반기 회사에서 가장 많은 25억원의 급여를 받았다. 급여는 권한과 책임에 비례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SK하이닉스[000660]의 최대 주주인 SK스퀘어는 최근 그룹에서 가장 잘나가는 계열사 중 하나다. 전례 없는 메모리반도체 호황에 작년 초 대비 주가가 400% 넘게 올랐다.
SK스퀘어가 SK하이닉스와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최적의 투자처를 발굴하면 달리는 호랑이에 날개를 달아줄 수 있다. 반대의 경우에는 가까스로 뗀 혹을 다시 붙일 위험이 크다.
최재원 수석부회장이 배터리에서의 부진을 뒤로 하고 반도체로 명예를 회복할 수 있을까. (산업부 김학성 기자)
hskim@yna.co.kr
김학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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