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권용욱 기자 = 지정학 리스크의 새로운 시대가 열리면서 글로벌 원자재 시장이 재편되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비즈니스인사이더(BI)는 7일(현지시간) "글로벌 증시는 최근의 지정학적 충격을 대체로 무시하고 있으나, 지난 몇 년간 이어진 크고 작은 충돌들은 원자재 시장의 판도를 바꾸어 놓았다"며 이같이 설명했다.
우크라이나에서 베네수엘라에 이르기까지, 지속되고 있거나 새롭게 발생하는 분쟁들은 석유부터 금, 구리에 이르기까지 모든 것에 영향을 미쳤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옥스퍼드 이코노믹스는 보고서를 통해 "지정학 위험은 항상 원자재 가격에 영향을 주었지만, 이제는 일시적인 충격이 아니라 지속적인 가격 결정 요인으로 작용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고 평가했다.
보고서는 "심각한 사건들이 여전히 급격한 가격 변동을 유발할 수 있지만, 이제 시장은 공급망의 취약성과 무역의 파편화, 자원 민족주의를 반영하는 '상시적 리스크 프리미엄'을 내재화하는 경향을 보인다"고 진단했다.
결과적으로 분쟁은 트레이더들의 레이더망에 잠시 나타났다 사라지는 일시적 현상이 아니라, 하나의 영구적인 가격 결정 메커니즘이 되고 있다는 뜻이다.
옥스퍼드 이코노믹스는 "그 결과, 지정학적 고려 사항들이 뉴스 헤드라인에서 사라지자마자 가격에서 빠져버리는 것이 아니라, 많은 원자재 시장의 가격 책정과 투자 결정, 조달 전략이 더욱 체계적으로 통합되고 있다"고 풀이했다.
많은 트레이더와 전문가는 원자재 시장의 이런 새로운 시대가 지난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함께 시작됐다고 파악했다. 그 후 약 4년 동안 세계는 중동 전역의 새로운 교전과 중국 대만 사이의 긴장 고조, 최근 미국의 기습적인 베네수엘라 공습 등을 목격했다.
이런 사건들은 금값 급등을 이끄는 강력한 원인이 됐고, 향후 10년간 추가적인 분쟁 가능성 속에 투자자들은 계속해서 안전 자산인 금을 찾고 있다.
또한, 이스라엘과 이란 사이의 충돌과 2년간 이어진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전쟁은 금의 헤지 수단으로서의 지위를 공고히 했고, 은 가격 또한 끌어올렸다.
경제정책 싱크탱크인 미국기업연구소(AEI)의 데스먼드 라크만 선임 연구원은 "우리는 수많은 지정학적 불확실성을 마주하게 될 것"이라며 "그런 상황에서는 안전 자산 중 하나인 귀금속으로 자금이 이동하게 된다"고 내다봤다.
그는 "다만, 여기에 더해 파트너로서 미국의 신뢰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는 점도 자금 이동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덧붙였다.
지정학적인 동력으로 귀금속 가격은 상승하고 있으나, 유가는 꾸준히 하락하고 있다. 원유 가격은 작년에 약 20% 하락했고, 지난해 여름에 있었던 이스라엘과 이란의 충돌조차 브렌트유 가격을 잠시 상승시키는 데 그쳤다.
BI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에너지 투자자들은 새로운 분쟁이 시장에 미칠 잠재적 영향을 다시 한번 받아들여야 하는 상황이고, 미국의 베네수엘라 장악이 향후 석유 공급에 어떤 의미가 될지 고심하고 있다"고 전했다.
컨설팅 업체 100마일 스트래티지의 제프 리는 "금값이 온스당 4천달러를 넘어서는 등 지난 1년간 산업용 금속 가격의 급등은 지난 40년 동안 볼 수 없었던 상승폭"이라며 "이러한 열풍은 원자재 시장의 새로운 장을 상징하는 것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의 베네수엘라 공습이 지정학적 행동의 새로운 전례를 남길 가능성이 있다"며 "이것이 원자재 시장을 움직이는 핵심 동력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제프 리는 "트럼프 행정부와 고조되는 글로벌 긴장은 일시적인 오류라기보다 하나의 고유한 특징으로 보인다"며 "앞으로 3년의 임기가 더 남아있는 상황에서 지정학적 리스크는 원자재 시장의 영구적인 고려 사항일 뿐만 아니라 투자자들에게 더욱더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ywkwon@yna.co.kr
권용욱
ywkw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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