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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에셋-스페이스X] '일론 머스크 생태계'에 투자한 이유

26.0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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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 생태계 결국 금융작동 방식 자체 바꿀 수 있다고 봐

미래에셋 추진 중인 글로벌 디지털 월렛 전략과도 맞닿아

(서울=연합인포맥스) 박경은 기자 = 일찌감치 단행한 일론 머스크 생태계 투자를 시장이, 미래에셋 그룹주 주가가 말해주고 있다.

한때 8천원대에 머물던 미래에셋증권 주가는 3배 이상 뛰어 2만8천원에 안착했다. 시장은 스페이스X의 '수혜주'로 미래에셋증권을 바라보지만, 그룹이 베팅한 건 화성으로 가는 티켓이 아니다.

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증권과 벤처투자, 생명을 합한 그룹의 시가총액은 최근 20조원을 넘겼다.

방아쇠를 당긴 건 스페이스X의 기업공개(IPO)다. 사상 최대 규모의 증시 데뷔가 치러진다는 소식에 투자자들은 국내에서도 관련 기업을 찾기 시작했다.

이 과정에서 미래에셋벤처투자에 시선이 집중되며 상한가와 하한가를 오가는 등 혼선이 빚어지기도 했다. 딜의 주역에 대한 시장의 오해가 자연스럽게 풀리면서 시장의 관심은 투자의 스토리로 옮겨가고 있다.

미래에셋의 일론 머스크 생태계 투자가 본격화된 건 2022년이다. 글로벌 금리 인상기, 혁신 기업에 대한 투자가 위축되던 시기였음에도 미래에셋은 베팅을 시작했다.

증권이 주축이 되어 계열사와 일반투자자가 출자자로 참여한 펀드의 금액만 2천억원을 넘어선다. 업계에서는 해외 법인의 투자분을 포함해 그룹 차원의 총투자 규모를 4천억원 수준으로 추정하고 있다.

스페이스X에 대한 투자와 함께, 미래에셋은 계열 회사에 대한 베팅을 늘렸다. 연장선상에서 미래에셋은 머스크의 트위터 인수를 위한 자금 조달에도 참여했다. 투입된 금액은 3천억원 수준으로 추정된다.

Xai에 대한 추가 베팅을 포함해 9천억원에 가까운 자금을 X 생태계에 투자한 셈이다. 미래에셋이 일론 머스크의 생태계에 주목한 배경에는 개별 기업의 기업가치 상승을 넘어선 보다 장기적인 그림이 깔려 있다.

X 생태계의 핵심인 스페이스X와 테슬라, X와 Xai는 로켓과 자동차, SNS와 챗봇을 넘어 서로 맞물린 하나의 인프라가 된다. 스페이스X가 우주항공과 지상을 잇는 통신·운송 인프라를 구축하고, 테슬라는 도로 위의 이동 네트워크를 확장한다. X는 사람들의 일상과 정보를 잇고, Xai는 데이터들을 엮는다.

이는 머스크가 20여년 전 엑스닷컴을 통해 구현하려 했던 미완의 '슈퍼 앱' 프로젝트가 재현되는 과정이기도 하다.

1999년 설립된 엑스닷컴은 은행과 결제, 투자를 하나로 묶겠다는 구상을 담았지만, 당시로서는 지나치게 앞선 비전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머스크는 이베이에 페이팔을 매각하며 확보한 자금을 바탕으로 테슬라와 스페이스X에 투자하며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모든 것을 하나로 묶는 앱에 대한 구상 자체는 접지 않았고, 이제는 X와 Xai를 통해 실현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X머니'로 개발 중인 결제와 트레이딩 시스템이 합쳐지면, 세상에서 가장 강력한 SNS는 소통 공간을 넘어 금융을 포함한 일상의 출발점이 된다. 미국판 '위챗'의 탄생이다.

미래에셋은 이 지점에 주목했다. X 생태계가 결국 금융의 작동 방식 자체를 바꿀 수 있다고 봤다. 플랫폼 위에서 결제와 투자가 자연스럽게 이뤄지고, 그 데이터가 다시 서비스 고도화로 이어지는 구조는 자산 관리와 금융 중개를 주력으로 하는 금융사와도 맞닿아 있다.

이러한 관점은 미래에셋이 추진 중인 글로벌 디지털 월렛 전략과도 맞아떨어진다. 국가와 자산의 분류를 넘어 전 세계의 전통 자산, 디지털 자산을 묶는 것이 구상의 핵심이다. 미래에셋은 머스크의 실험에 단순히 재무적 투자자로 참여하는 데 그치지 않고, 그 안에서 미래 금융의 작동 방식을 관찰하고 있다.

[출처 : 연합뉴스 자료사진]

gepark@yna.co.kr

박경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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