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장원 선임기자 =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마두로 체포 작전'이 성공한 가운데 헤지펀드들은 일반 시장에서 거래되지 않던 수백억 달러 규모의 채권에서 수익 기회를 찾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가 7일 보도했다.
베네수엘라 정치적 변화 가능성과 향후 채무 재조정 기대가 커지면서 회수 가능성이 낮아 외면받던 자산들이 새로운 투자 대상으로 부상하고 있다.
신문에 따르면, 투자자들은 베네수엘라 정부와 국영 석유기업 PDVSA가 수년간 갚지 않은 대금 청구권 등 이른바 '이색 채권(Esoteric debt)'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오로라 매크로 스트래티지의 호세 이그나시오 에르난데스 헤드는 "최근 이틀간 비전통적 채권에 대한 투자자들의 문의가 빗발쳤다"고 전했다.
투자자들이 찾는 자산은 ▲약속어음 ▲상거래 미수금 ▲국제 중재 판정금 등 유동성이 거의 없는 자산들이다.
베네수엘라 석유 산업이 부활하면 해당 정부가 이 묵은 빚들을 청산할 것으로 기대한 배팅이다.
가장 인기 있는 자산은 2007년 우고 차베스 전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다국적 기업 자산을 무단으로 국유화하면서 발생한 국제투자분쟁해결센터(ICSID)의 중재 판정금이다.
투자자들은 전 세계에 흩어진 이 청구권 규모를 약 300억 달러(약 43조 원)로 추산한다.
미국의 에너지 기업 코노코필립스가 쥐고 있는 청구권은 베네수엘라 부채 시장의 '가장 큰 고래'다.
법원 판결로 인정받은 원금만 87억 달러(약 12조 원)이며, 연체 이자까지 합치면 100억 달러(약 14조 원)를 훌쩍 넘는다.
마두로 정권하에서 돈 받을 길이 없던 기업들이 미수채권과 어음 등을 헐값에 내놓자 카로네이드와 카나이마 같은 전문 헤지펀드들이 이를 사들이고 있다.
투자은행 시포트 글로벌은 가장 적극적으로 이런 채권을 중개하는 회사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러한 투자 열풍에 대한 경고도 나온다.
과거 엘리엇 매니지먼트에서 아르헨티나 국채 소송을 이끌었던 제이 뉴먼은 "트럼프 행정부의 최우선 관심사는 베네수엘라 국민을 위한 국가 재건"이라며 "미국 정부의 이런 목표는 채권자들에게 좋은 조건을 제시하는 것과 정반대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베네수엘라의 재건 자금이 급한 상황에서 미수 채권을 가진 투자자들에게 돌아갈 파이는 예상보다 작을 수 있다는 의미다.
jang73@yna.co.kr
이장원
jang73@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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