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

한은, '외화지준 부리 3.6%' 지급 시작…이른 불입마감 시간은 '불편'

26.01.09.
읽는시간 0

(서울=연합인포맥스) 윤시윤 기자 = 한국은행이 외환시장 안정화 조치로 발표한 외화예금 초과 지급준비금에 대한 부리 지급이 시작됐다.

한은이 국민연금과 통화스와프를 재가동하면서 외환보유액의 감소 상황에 대응하려는 차원으로 시행되는 조치로, 한은에 달러를 맡기는 시중은행들은 금리 메리트가 상당하다는 점에서 환영하는 분위기다.

다만, 외화 지준 불입 마감 시간이 제한적으로 운영되고 있어 실무적으로 애로사항도 많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9일 한은에 따르면 전일부터 금융기관들이 지난해 12월 한은에 예치한 외화예금에 대한 첫 부리 지급이 시작된 것으로 확인됐다.

현재 외화 지준에 대한 부리는 3.6%로 잠정 결정됐다.

한은 관계자는 "부리 금리는 현재 고정된 건 아니고 금융 시장 여건에 따라 변동될 수 있다"며 "인센티브도 필요한 만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정책 금리 범위 내에서 매달 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달 한은은 임시 금융통화위원회를 열고 6개월간 한시적으로 금융기관이 한은에 예치한 외화예금 초과 지준에 대해 이자를 지급하기로 결정했다.

지난해 12월부터 오는 5월까지 적립한 지준에 대해 이달부터 6월까지 매월 이자를 지급한다는 내용으로 금리는 연준의 정책금리 범위(3.5∼3.75%)를 준용하기로 했다.

이는 미국의 지준 이자(IORB) 구조를 한국이 '외화 영역'에 부분적으로 활용한 시도다.

연준에 따르면 미 지역 연은들은 지준 잔액에 대해 이자를 지급하며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8년 긴급경제안정화법에 의해 시행됐다.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 따르면 현재 적용 중인 IORB 금리는 3.65% 수준이다.

◇국민연금 스와프 거래 대비한 외환 보유액 확충 목표

금융기관이 한은에 예치한 외화 지준은 외환 보유액으로 쓸 수 있다.

특히 외환당국과 국민연금이 650억달러 한도의 외환 스와프를 연말까지 연장하면서 한은의 외환 보유액 확충이 더더욱 중요해진 시점이다.

외환 스와프를 통해 국민연금이 원화를 주고 한은에서 달러를 빌려오는 구조로 스와프 거래 기간 중 외환 보유액이 거래 금액만큼 줄어들기 때문이다.

국민연금은 만기가 돌아오면 빌렸던 달러를 돌려주고 일부 이자를 뗀 후 원화를 돌려받게 된다.

외환 스와프 거래로 대규모 해외 투자 주체인 국민연금의 현물환 매입 수요를 흡수할 수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및 각 은행의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KB국민·신한·우리·하나 등 국내 4대 은행의 올해 9월 말 기준 외화예치금은 37조7천730억원으로, 전년 동기(33조4927억원) 대비 12.8% 증가했다.

하나은행의 외화예치금은 지난 9월 말 기준 13조130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0.3% 늘었다.

이어 우리은행은 11조1190억원으로 11.0% 증가했고, 신한은행은 7조1천77억원으로 27.7% 늘었다.

KB국민은행은 6조4천15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9% 증가했다.

◇실무라인 애로 사항도…"컷오프 연장 필요성"

이번 결정에 시중은행들의 반응도 나쁘지 않다.

현재 미국 3개월 단기국채(T-bill) 금리가 연 3.4% 정도라 이보다 더 높은 3.6%의 금리로 외화자금을 국내에서 운용할 수 있어서다.

하지만 실제 외화 지준 예치 업무를 해야 하는 실무 라인에선 일부 애로 사항도 지적된다.

외화 지준 불입 마감 시간인 '컷오프' 문제다.

A시중은행 스와프딜러는 "현재 외화 지준 불입 마감 시간이 오후 4시인데 실제로 은행 간에 결제 자금을 이체하는 시간은 4시를 넘게 된다"며 "부리 효과를 누리고 싶어도 컷오프 시간이 너무 일러서 지준에 예치를 못 하는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원화 지준 마감 시간은 5시 30분이라 이 정도로만 연장돼도 여유가 있을 것"이라며 "부리 수준이 3.6%인데 단기자금 1일물 금리가 현재 3.5% 후반이라 금리 측면에선 메리트가 있다. 부리 활용을 주저하는 이유는 입금 시간이 너무 이르기 때문"이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B외국계은행 스와프딜러는 "시중은행 입장에선 금리 메리트가 있으면 한은 쪽에 파킹할 여지는 있을 것"이라며 "은행 입장에서 달러가 남으면 기존엔 뉴욕 지점으로 보내서 실제론 역외에서 운영됐던 자금들이 한은 쪽으로 들어가게 돼 달러가 역내에 머물게 되기 때문에 달러 유동성엔 긍정적일 수 있다"고 말했다.

◇유동성 제고 효과 의구심도…한은 "실무적 문제 살펴볼 것"

다만 달러화 자산에 대한 매력도가 여전하고 국민연금의 해외 투자 규모가 상당한 만큼 이후 유동성 제고 효과가 약화될 수 있다는 의구심도 남아 있다.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에 따르면 연금이 지난해 9월 말 기준으로 보유한 외화자산 금액은 5천727억7천만 달러다.

같은 기간 국민연금의 해외투자 비중은 지난 2024년 말 대비 0.8%포인트 증가했으며 이중 해외주식은 1.8%포인트 증가했다.

B은행 딜러는 이어 "향후 달러 매도 개입 가능성에 대비해 외환 당국이 일단 달러를 쌓아두려 하겠으나 현실적으론 국민연금과의 스와프 거래로 외환 보유액이 빠르게 줄어들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또 그간 외환 스와프 시장에서 셀앤바이로 운영했던 자금이 한은 풀로 흡수되는 것이기 때문에 그만큼 시장으로 나올 물량은 줄어들 수 있어 유동성 측면에서 확실한 호재라고 하기엔 어려운 상황"이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한은 관계자는 "실무 라인에서 입금 시간 제한이 짧다는 지적이 있었다고 하면 한번 살펴볼 것"이라며 "정책적 효과가 중요하기 때문에 원화를 달러로 바꿔 예치하거나 하면 환율에 영향을 줄 수 있어서 그렇게 하지 않을 것이다. 컷오프 문제나 실무적으로 감안하지 못한 부분이 있으면 좀 더 살펴보고 시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syyoon@yna.co.kr

윤시윤

윤시윤

함께 보면 도움이 되는
뉴스를 추천해요

금융용어사전

KB금융그룹의 로고와 KB Think 글자가 함께 기재되어 있습니다. KB Think

금융용어사전

KB금융그룹의 로고입니다. KB라고 기재되어 있습니다 KB Think

이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