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지연 기자 = 미국 법원이 9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상호 관세에 대한 불법 여부를 판결할 가능성이 큰 가운데 어떤 판결이 나올지 시장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8일(현지시간) 주요 외신들에 따르면 연방대법원은 9일을 '판결 선고일'(opinion day)로 지정했다.
통상 대법원은 판결 1~3일 전에 판결이 나올 것이라는 사전예고만 하고, 어떤 사건에 대한 판결이 선고될지는 알려주지 않는다. 9일 역시 다른 사건에 대한 판결이 나올 수 있지만, 시장에서는 높은 확률로 트럼프의 상호관세 판결이 나올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 어떤 판결 나올까
상호관세 판결의 쟁점은 두 가지다. 트럼프 정부가 비상경제수권법(IEEPA)에 근거해 관세를 부과할 수 있는지 여부와 만일 이것이 불법이라고 판결할 경우 이미 관세를 납부한 수입업자들에게 이를 환급해줘야 할지 여부다.
CNBC는 "최종 결정은 중간 형태에서 결정될 수 있다"고 예상했다.
대법원이 IEEPA에 따른 관세 부과 권한을 제한적으로만 인정하고, 환급 역시 제한적인 형태로 요구할 수 있다는 의미다.
모건스탠리는 대법원이 판결을 내리는 데 있어 상당한 재량권을 보유한 만큼 판결 범위가 넓을 수 있다고 예상했다.
모건스탠리는 "대법원이 기존 관세의 범위를 축소하되 전면 철회까지는 요구하지 않거나, 향후 관세 적용을 제한하는 등 다양한 결과가 가능하다"고 내다봤다.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도 지난 8일 미니애폴리스에서 열린 행사에서 법원 판결과 관련해 "뒤섞인 판결이 나올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그는 "전체적인 세수 측면에서 볼 때 관세를 현재 수준으로 계속 징수할 수 있다는 것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면서도 "안타까운 점은 트럼프 대통령이 국가 안보나 협상 지렛대로서 관세를 활용할 수 있는 유연성을 잃게 될 수 있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미 정부가 패소하며 IEEPA에서 규정한 상호관세 권한을 사용할 수 없게 되더라도 품목관세 등 다른 형태를 통해 수입품에 지금 수준의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것임을 시사한다.
베센트 장관은 패소하더라도 1962년 무역법에 따른 최소 세 가지 대안을 통해 대부분의 관세를 유지할 수 있다면서도 환급 조치가 재정 적자를 줄이려는 행정부의 노력에 부담을 줄 수 있다고 우려했다.
재무부 자료에 따르면 관세로 걷힌 세수는 2025회계연도에 약 1천950억달러, 2026년에 추가로 620억달러에 달한다.
워싱턴 소재 싱크탱크 텍스 파운데이션에 따르면 이중 법적 정당성에 의문이 제기된 상호관세 등에서 발생한 세수는 이중 55% 수준이다.
◇트럼프 패소 시 영향은
예측 플랫폼 칼시에 따르면 대법원이 트럼프 정부의 상호관세를 지지하는 판결을 할 가능성은 28%에 불과하다.
트럼프 행정부가 패소하면 경제 전반에 걸친 파급효과는 매우 클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온쇼어링(제조업 국내 회귀) 정책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뿐만 아니라 정부의 세수가 축소되고 국채금리가 상승할 수 있다.
인터랙티브 브로커스의 호세 토레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고객들도 상호관세가 유지될 가능성은 작다고 전망하고 있다"면서도 "법원이 관세를 막더라도 행정부가 우회 수단을 찾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은 논란의 소지가 있더라도 이 의제를 밀어붙이려는 의지가 강하다"며 "상호관세가 무효화되면 온쇼어링 정책에 악영향을 미치고, 재정 여건도 악화하며, 금리도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비용이 낮아지고, 무역이 원활해져 기업들의 실적에는 긍정적일 수 있다고 예상했다.
트럼프 정부가 패소할 경우 정부는 수백개의 관세 항목을 신속하게 수정해야 해 단기적으로 기업들에 큰 혼란을 초래할 가능성이 크다.
현재 미국 수입품에 적용되는 관세 조치는 17가지로, 2017년의 3가지에서 크게 늘었다. 미국 통합관세표는 지난해에만 30차례 이상 개정됐으며, 올해 관세표 역시 4천500페이지가 넘는다.
케이토 연구소의 스콧 린시컴 무역정책연구부문 부소장은 "미국 관세 제도를 헤쳐 나가는 일은 정신이 아득해질 정도로 어려운 수준으로 바뀌었다"며 "이로 인한 기업의 경제적 비용이 엄청나게 클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린시컴 부소장은 "관세 자체를 납부하는 비용만으로도 큰 부담인데 그에 못지않게 규제 부담 역시 막대하다"고 우려했다.
대법원이 상호관세가 불법적으로 징수됐다고 판단할 경우 관세 환급 가능성도 있다. 지난해 11월 이후 기업들은 환급에 대비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대표적으로 유통업체 코스트코가 향후 환급 자격을 확보하기 위해 트럼프 정부를 상대로 선제적으로 소송을 제기했다.
그러나 베타 파트너스의 헨리에타 트레이즈는 "향후 환급절차는 상당히 복잡할 수 있다"며 "환급 대기줄은 길어질 것이고, 수많은 소송이 얽히게 돼 기업들이 한번에 대규모 환급금을 받을 가능성은 작다"고 내다봤다.
jykim@yna.co.kr
김지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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