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장원 선임기자 = 중국이 인위적인 환율 조정을 통해 전례 없는 무역 흑자를 누리고 있다는 비판이 다시 제기되고 있다.
위안화 가치가 펀더멘털 대비 지나치게 낮게 유지되면서 사실상 '수출 보조금' 역할을 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9일 파이낸셜타임스에 따르면, 전현직 미국ㆍ유럽 당국자와 중국 국내외 이코노미스트들은 베이징 당국이 위안화 가치를 더 큰 폭으로 절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인민은행은 지난 1년간 위안화의 점진적인 강세를 용인했다.
그 결과 위안화는 달러에 대해 2023년 이후 처음으로 달러당 7위안을 깨고 6.99위안 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이는 지난해 대비 4.4% 절상된 수치다.
그럼에도 전문가들은 '착시 효과'를 경계했다.
브래드 셋서 전 미 재무부 당국자(현 CFR 선임연구원)는 "주요 교역국 통화와 물가를 감안한 실질 실효 환율(Real terms)로 보면 위안화 가치는 2021년 이후 오히려 15~20% 하락했다"고 지적했다.
이 기간 중국의 무역 흑자가 폭발적으로 늘어난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라는 설명이다.
하오 홍 로터스 자산운용 최고투자책임자(CIO)는 "환율을 보조금으로 계속 쓰다간 다른 나라들의 보복 관세를 피할 수 없을 것"이라며 위안화 강세가 중국 자산 가격 방어에도 도움이 된다고 주장했다.
가장 큰 피해자는 유럽이다.
지난해 달러 가치가 급락하고 유로화가 강세를 보인 영향으로 위안화는 유로화 대비 상대적으로 가치가 더 떨어졌기 때문이다.
미툴 코테차 바클레이즈 스트래티지스트는 "유로화 대비 위안화 약세는 이미 경기 침체 압박을 받고 있는 유럽 수출 기업에 치명타를 입혔다"고 분석했다.
옌스 에스켈룬드 유럽상공회의소 회장은 "위안화 약세가 유럽의 대중국 무역 적자를 부채질하고 있다"며 이례적으로 강도 높게 비판했다.
그는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중국 방문 때 유럽연합(EU)과 중국 간 관계에 대해 "지속 가능하지 않은 불균형"이 존재한다고 경고한 직후 이 같은 발언을 내놓았다.
국제통화기금(IMF)도 중국의 환율정책에 경고 메시지를 보냈다.
파이낸셜타임스에 따르면,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IMF 총재는 중국 당국을 향해 "경제 펀더멘털을 제대로 반영하는 시장 기반의 환율 제도를 운용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월가의 시각은 다소 엇갈린다.
골드만삭스는 위안화가 실질 가치 기준으로 약 25% 저평가되어 있다고 분석하며 올해 말 위안화가 6.85위안까지 절상될 것으로 전망했다.
JP모건 자산운용의 타이 후이 전략가는 "중국이 심각한 디플레이션(물가 하락) 늪에 빠져 있는 상황에서 통화 가치를 인위적으로 올리는 것은 경제학적으로 맞지 않다"며 대폭 절상 가능성에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한편, CFR의 셋서 연구원은 트럼프 2기 행정부의 대중국 경제 전략에 허점이 있다고 비판했다.
관세 장벽을 높이는 데만 몰두할 뿐 정작 중국 무역 흑자의 근본 원인인 '환율(Currency)' 문제에는 침묵하고 있다는 것이다.
셋서 연구원은 "가장 이해하기 힘든 큰 문제는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과 트럼프 대통령이 집권 2기 들어 중국의 환율 문제를 주요 의제로 다루지 않고 있다는 점"이라며 "그들은 관세를 통해 얻을 수 있는 효과를 지나치게 과대평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jang73@yna.co.kr
이장원
jang73@yna.co.kr
함께 보면 도움이 되는
뉴스를 추천해요
금융용어사전
금융용어사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