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미국이 전세계 경제와 금융시장에 새로운 지정학적 변수로 작용할지 주목된다. 새해 벽두부터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베네수엘라의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을 뉴욕으로 압송하는 등 예상치 못한 행동을 보여줬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마두로 대통령 체포가 글로벌 금융시장에 당장 악재로 작용하진 않는다는 반응을 먼저 보였다. 글로벌 공급망과 직접 연결되는 시스템 충격이 아니라는 해석 때문이다. 그러나 러시아, 중동, 대만 이슈 등과 연계되면서 추후 확산한다면 올해 지정학적인 위험이 확대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해외 투자은행 등도 베네수엘라 사건을 글로벌 증시 등에 광범위한 재평가를 할 정도는 아니라며, 기존의 위험자산 선호를 계속 유지했다. 하지만 이 사건 후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이나 행동 패턴이 이전과 다른 양상이 연이어 나타나고 있다. 최근 트럼프 대통령은 사모펀드 등 기관투자자들이 일반 가정용 주택을 사재기하는 것을 전면 금지하겠다고 발표했다. 이게 자본주의가 가장 발달한 미국에서 나올 법한 조치인가라는 평가가 많다. 또 2027년 국방비를 1조달러가 아닌 1조5천억달러로 늘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는 다른 나라의 정치적, 군사적 문제에 개입을 최소화한다는 외교노선인 고립주의와 다르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런 트럼프의 의도적 정책 변경과 지정학적 위험 조성에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는 곳은 원자재 시장이다. 안전자산인 금과 은 가격이 해가 바뀌고도 여전히 가파르게 오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원자재 시장 참가자들은 지정학 위험이 일시적인 충격을 주는 게 아니라 지속적인 가격 결정요인으로 작용하는 새로운 패러다임이 조성되고 있다고 진단한다. 이들은 이번 트럼프의 행동으로 전 세계의 지정학적 블록화와 편 가르기가 심해질 수 있다고도 우려한다. 러시아, 중국, 이란 등과의 외교 갈등 심화는 글로벌 경제에 공급망 불안을 키우는 위험을 현실화하는 불씨가 된다.
최근 돌출행동에 대한 배경으로 가장 설득력을 얻는 풀이는 올해 11월로 예정된 중간 선거다. 만일 선거에 도움이 된다면 이전에는 상상하지 못했던 행동이 또 등장할 여지가 많다고 볼 수 있다. 최근 대한민국은 미국과 대규모 투자 및 관세 협상 등을 통해 공급망과 첨단기술 관리 등에서 공조를 강화하면서도 중국과 수년간 멈춰있던 정상외교를 통한 관계 개선 노력도 병행하고 있다. 한·미·일 공조를 정면으로 거스르지 않으면서도 가까운 이웃과 외교적 마찰을 최대한 피할 수밖에 없는 게 우리의 지정학적 운명이다.
일반적으로 위험 관리의 본질은 결과를 통제할 수 있는 영역을 극대화하고, 결과를 통제할 수 없고 인과관계를 알 수 없는 영역을 최소화하는 것이라고 한다. 이번 주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과 정상회담을 했던 이재명 대통령은 다음 주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와 회담도 한다는 계획이다. 새해 들어 지정학적 불확실성은 투자자들이 연초 코스피지수 사상 최고치 행진의 흥분 속에서도 냉정을 잃지 말아야 할 이유다. (디지털뉴스실장)
liberte@yna.co.kr
이종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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