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성장전략 대책 '구체성 결여' 지적…조직개편 여파 분석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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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연합인포맥스) 최욱 기자 = 올해 경제성장 청사진을 통해 '대도약 원년'을 선언한 이재명 정부 앞에는 넘어야 할 과제도 산적해 있다.
우리 경제의 기초 체력인 잠재성장률 급락과 'K자형' 양극화 심화는 한국 경제 성장을 가로막는 최대 걸림돌이다.
정부가 경제성장전략에서 다양한 추진 과제를 나열했지만, 추세를 바꿀 만한 획기적인 해법은 눈에 띄지 않는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경제 컨트롤타워에서 예산 기능이 분리되면서 성장전략에서 구체적인 재정 투자 계획은 빠지고 세제 중심으로만 정책이 설계됐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韓경제 구조적 과제는 '잠재성장률 하락·양극화'
9일 정부가 발표한 '2026년 경제성장전략'을 보면 정책당국은 현재 우리 경제가 직면한 구조적 과제로 잠재성장률 하락과 양극화 심화를 꼽았다.
올해 한국 경제는 내수 개선, 반도체 호조 등으로 경기 회복세 확대가 예상되지만 잠재적 위험 요소도 만만치 않다는 진단이다.
이번 경제성장전략을 다르게 표현하면 잠재성장률 반등과 양극화 극복을 위한 액션 플랜인 셈이다.
우리 경제의 기초 체력인 잠재성장률은 역대 정부마다 대체로 1%포인트(p)씩 하락해왔다.
현재 추세가 지속되면 잠재성장률이 2030년대에는 1% 안팎, 2040년대에는 0%대까지 하락할 것으로 전망된다.
잠재성장률 급락에 대해 정부는 인구 감소, 투자 위축, 생산성 정체가 모두 작용한 결과라고 분석했다.
특히 정부는 "경직적 규제, 시중자금 부동산 편중 등으로 투자가 위축된 가운데 자국 우선주의, 밸류체인 위기 등 세계 경제질서 변화로 투자 유출 우려가 있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미국 등 주요국과의 기술 격차가 여전한 가운데 중국의 기술 추격, AX(인공지능 전환)·GX(녹색 전환) 지연, 중소기업·서비스업 저생산성 등으로 생산성이 정체돼 있다"고 덧붙였다.
정부는 양극화에 대해서도 깊은 우려를 표했다.
소득 분배는 2010년대 이후 복지 지출 확대로 다소 개선됐지만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주요국 대비 불평등도는 여전히 높은 수준이라고 진단했다.
자산 격차의 경우 2010년대 중반부터 확대된 뒤 지난해 3월 순자산 지니계수(0.625)와 순자산 5분위 배율(7.8배)이 통계 작성 이후 최고 수준까지 올랐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양극화로 'K자형 성장'이 지속되며 형평성뿐 아니라 성장에도 부정적 영향을 주고 있다"며 "경제주체들의 교육·근로의욕 저하로 인적자본 형성이 저해되고 부동산발(發) 가계부채 증가로 민간소비 등 내수 기반이 악화되고 있다"고 경고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정책 구체성 떨어져…재경부·기획처 엇박자 지적도
하지만 정부가 냉철한 진단을 내놓은 것에 비해 이번 경제성장전략에서 근본적인 대책은 보이지 않는다는 평가가 나온다.
반도체·방산 등 국가전략산업을 육성하고 생산적 금융을 본격화해 잠재성장률 반등을 뒤받침하겠다고 밝혔지만 추세를 바꿀 만한 정책은 눈에 띄지 않는다는 비판이다.
양극화 측면에서도 기초연금이나 근로장려세제(EITC) 제도의 개선 방안을 마련하겠다는 계획만 있을 뿐 구체적인 방안은 나오지 않았다.
김재훈 재정경제부 경제정책국장은 이런 지적에 대해 "가계 소득·자산 양극화와 관련해선 지난번 업무보고 때 정책 서민금융을 포함한 포용금융 확대 등 이런 것들을 많이 설명했다"며 "소득 양극화에 대한 아주 중요한 보완책으로 EITC 개선 방안을 마련하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강기룡 재경부 차관보도 "양극화 부분은 소득 격차와 자산 격차가 악화되는 부분이 있어 정부도 굉장한 경각심을 가지고 종합 대책을 마련하기 위한 고민을 하고 있다"며 "기초연금과 EITC 개편이 저희가 방점을 두는 핵심 정책"이라고 강조했다.
일부에서는 조직 개편 여파로 이번 경제성장전략에서 굵직한 재정 사업이 빠졌다는 분석도 나온다.
잠재성장률 반등과 양극화 해소를 위해선 과감한 재정 투자가 필요하지만, 경제성장전략이 재경부 주도로 만들어진 탓에 재정과 관련된 구체적인 숫자가 제외됐다는 지적이다.
정부의 한 관계자는 "예전에도 경제정책방향(현 경제성장전략)에 재정 관련 수치를 넣으려면 예산실의 협조가 필요했다"며 "재경부와 기획예산처로 갈라지면서 협조를 구하기가 더욱 어려워졌을 것"이라고 말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올해 경제성장전략에는 예산 사업 대신 세제 중심의 정책이 대거 담겼다.
국민참여형펀드 투자금액 소득공제·배당소득 분리과세 동시 적용, 생산적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신설, 코스닥벤처펀드 투자금 소득공제 한도 확대, 지역별 세제지원 차등, RE100 산단에 최고 세제지원, 지방주택 세제지원 3종 세트 등이 대표적이다.
중장기 전략 수립을 놓고도 양 부처가 '기 싸움'을 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재경부는 광복 100주년인 2045년 대한민국 경제 대도약을 위한 국가 어젠다를 발굴해 액션 플랜을 마련할 계획이다.
이와 별도로 기획처는 중장기 도전과제에 대한 대응 방안 마련을 위해 '미래비전 2050'(가칭)을 수립한다.
wchoi@yna.co.kr
최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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