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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시장 대변혁] 서학개미 발길 돌린다…국장 '세제'의 유혹

26.0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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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인포맥스) 이규선 기자 = 정부가 생산적 금융으로의 대전환을 선언하며 국내 증시 활성화를 위해 꺼내 든 또다른 카드는 세제 인센티브다.

과거 금투세 폐지 등을 통해 시장의 하방을 지지했다면, 올해부터는 감세 정책을 통해 시중 유동성을 국내 자본시장으로 끌어들이겠다는 의지가 뚜렷하다.

특히 미국 등 해외 주식으로 떠난 서학개미를 다시 동학개미로 불러들이기 위해 해외 투자 대비 세제 우위를 확보하는 전략을 구체화하고 있다.

◇세금 폭탄은 없다…배당소득 분리과세로 큰손 유인

1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정부가 추진하는 자본시장 세제 개편의 핵심은 고액 자산가를 겨냥한 배당소득 분리과세와 일반 투자자를 위한 국민성장 ISA(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로 요약된다.

우선 올해부터 본격 시행되는 배당소득 분리과세는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주원인으로 꼽히던 대주주와 고액 자산가의 조세 저항을 정조준했다.

기존 세제 하에서는 대주주가 배당을 늘릴 유인이 전무했다. 배당소득이 2천만 원을 넘으면 금융소득종합과세 대상이 되어 최고 49.5%(지방세 포함)의 징벌적 세금을 내야 했기 때문이다. 여기에 법인 단계에서 이미 낸 법인세까지 고려하면, 배당소득의 실질 세부담은 60%를 훌쩍 넘는 구조였다.

이 때문에 대주주들은 배당 대신 본인의 '연봉'을 높이는 방식을 택해왔다. 배당은 비용 처리가 안 되지만, 급여는 법인의 비용으로 인정되어 법인세를 줄여주는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일반 주주들은 철저히 소외됐다.

하지만 이번 개편으로 밸류업 공시를 이행하고 주주 환원을 늘린 기업의 주주는 배당소득에 대해 저율 분리과세를 받을 수 있게 된다. 과표 구간에 따라 ▲2천만 원 초과~3억 원 이하 20% ▲3억 원 초과~50억 원 이하 25% ▲50억 원 초과 30%의 세율이 적용된다.

◇해외주식 22% 낼 때 국장은 0원…국민성장 ISA도

또한 국민성장 ISA도 도입된다.

정부가 발표한 경제성장전략에 따르면, 해당 계좌는 국내 주식과 펀드에만 투자할 수 있는 대신 비과세 혜택을 대폭 강화한 것이 특징이다.

국내 주식 투자 소득은 완전 면세된다. 해외 주식 투자의 경우 연간 250만 원 공제 후 초과 수익에 대해 22%의 양도소득세를 내야 한다.

반면 국민성장 ISA를 통해 국내 주식에 투자하면 매매차익은 물론 배당소득에 대해서도 한도 없는 비과세 혜택이 논의되고 있다.

이와 함께 청년층을 위한 청년형 ISA에는 납입 금액에 대한 소득공제 기능까지 탑재해, 자산 형성 초기 단계인 2030 세대의 자금 유입을 유도한다는 계획이다.

정부는 이러한 제도가 시장에 즉각적으로 안착할 수 있도록 금융투자업계를 독려하고 있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재정경제부는 최근 주요 증권사 담당자들과 만나 국내시장 복귀계좌(RIA·Reshoring Investment Account) 상품을 2월 내로 출시할 것을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RIA는 지난해 말까지 급증한 개인투자자의 해외 투자를 국내로 돌리기 위해 고안된 유인책이다.

투자자가 보유 중인 해외 주식을 처분한 뒤, 그 자금을 원화로 환전해 RIA 계좌에 넣고 국내 주식에 1년 이상 장기 투자할 경우 해외 주식 양도소득세를 획기적으로 감면해주는 것이 골자다.

혜택은 복귀 속도가 빠를수록 커진다. 올해 1분기 내에 해외 주식을 팔고 들어올 경우 양도세를 100% 감면(비과세)받을 수 있으며, 2분기 복귀 시 80%, 하반기 복귀 시 50%의 감면율이 적용된다. 인당 한도는 매도 금액 기준 5천만 원까지다.

다만 세제 혜택만으로는 서학개미가 복귀하기 어렵다는 신중론도 여전하다. 결국 투자자를 머물게 하는 것은 기업의 펀더멘털과 주주 환원 의지이기 때문이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세제 인센티브가 투자자들의 관심을 국내로 돌리는 마중물 역할은 하겠지만, 이것이 지속 가능한 유입으로 이어지려면 기업들의 실질적인 지배구조 개선이 뒤따라야 한다"며 "3차 상법 개정 등 남은 거버넌스 개혁 과제를 얼마나 충실히 이행하느냐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여의도 전경, 여의도 증권가 모습

연합뉴스

kslee2@yna.co.kr

이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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