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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삼성·LG 가전…길어지는 수익성 부진

26.0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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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 9년 만에 분기 적자…삼성전자도 가전은 침체

수요 위축 장기화에 고급형·저가형 모두 中과 경쟁↑

(서울=연합인포맥스) 김학성 기자 = 삼성전자[005930]와 LG전자[066570]의 핵심축인 가전 사업에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4분기 역대 최대인 20조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했음에도 TV와 가전은 수익성 부진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했고, LG전자는 9년 만에 처음 분기 적자를 기록했다.

수요 위축과 경쟁 심화가 겹친 결과다. 이들 기업은 하드웨어 판매를 넘어서는 사업 모델 혁신으로 대응에 나섰다.

[출처: 연합인포맥스 인포그래픽]

1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LG전자는 작년 4분기 영업손실이 1천94억원으로 잠정 집계되며 9년 만에 첫 분기 적자를 신고했다.

LG전자는 TV를 포함한 디스플레이 제품이 수요 부진과 마케팅비 증가 탓에 연간 적자로 전환했으며, 가전 사업에서 희망퇴직으로 인한 일회성 비용을 인식했다고 밝혔다.

메모리 슈퍼사이클에 힘입어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 20조원 고지에 오른 삼성전자도 가전에서는 그리 힘을 쓰지 못했다. 삼성전자의 영상디스플레이(VD)사업부와 디지털가전(DA)사업부는 작년 3분기 1천억원 초반대 영업손실을 낸 데 이어 4분기 적자가 확대된 것으로 관측됐다.

삼성전자 VD·가전사업부 합산 매출액은 2022년 60조6천억원을 기록한 뒤 2023~2025년 3년 연속으로 56~57조원대에 그친 것으로 추정됐다.

김운호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VD·가전사업부의 수익성은 이전 전망 대비 크게 부진한 것으로 추정한다"며 "경기 부진과 원재료 가격 상승에 따라 이익 방어가 어려웠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LG전자

[출처: 연합뉴스 자료사진]

삼성전자

[출처: 연합뉴스 자료사진]

전문가들은 국내 가전 업계의 수익성 부진이 글로벌 저성장에 따른 수요 위축과 교체 주기 장기화, 중국 업체들의 매서운 추격이 맞물린 결과로 해석했다.

한국신용평가는 지난해 11월 펴낸 보고서에서 "글로벌 가전 수요는 선진국 내 보급률 포화와 경기 침체로 인해 2~3%의 낮은 성장률을 전망한다"며 "개인이 중요시하는 기능에는 높은 가격을 지불하나 그렇지 않은 경우 저가 제품을 선택하는 가치 소비 트렌드와 신흥국 가전 보급률 상승이 만나 수요가 프리미엄과 저가형으로 양극화하는 추세"라고 진단했다.

이런 가운데 국내 업체들은 중국 업체들의 공세를 프리미엄과 저가형 시장 모두에서 받아내고 있다.

가격경쟁력이 핵심인 저가형 시장에서는 삼성전자·LG전자가 중국을 상대로 우위를 점하기가 사실상 불가능하다. 부가가치가 낮은 보급형 제품에 자원을 무한정 배분하기도 어렵다.

프리미엄 시장에서 중국 업체들은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을 등에 업고 시장지위를 빠르게 강화하고 있다. 이들 기업은 준프리미엄 제품을 상대적으로 낮은 가격에 출시하는 방식으로 기존에 한국이나 유럽이 차지하고 있던 시장에 빠르게 진입하고 있다.

여기에 핵심 시장인 미국의 관세 부과로 인한 공급망 재편 부담까지 더해지며 수익성에 가해지는 압박은 더욱 커졌다. 관세율이 비교적 낮은 지역으로의 생산시설 이전 또는 미국 현지 투자는 비용을 더 늘릴 수 있다.

이에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찾은 돌파구는 근본적 사업 모델 혁신이다. 이들은 제품 판매 중심 구조에서 벗어나 서비스와 기업 간 거래(B2B) 사업 확대에 힘을 싣고 있다.

두 회사 모두 일반 소비자 대상 구독 서비스, 건설사와 협업을 통한 빌트인 가전 사업 등을 강화하고 있다. 인공지능(AI)과 연결성을 고도화해 프리미엄 시장에서 리더십을 놓치지 않으려는 노력도 게을리하지 않고 있다.

한신평은 "국내 업체들은 소프트웨어와 플랫폼 경쟁력 강화, 소비자를 락인(lock-in)할 수 있는 생태계 형성을 속도감 있게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hskim@yna.co.kr

김학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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