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 인가 발표 임박 속 배수진…법적 대응·시위 총력전
(서울=연합인포맥스) 이규선 기자 = 부동산 조각투자 플랫폼 '소유'의 운영사 루센트블록이 금융당국의 토큰증권(STO) 장외거래소 신규 인가 대상에서 제외될 위기에 처하자 공정거래위원회 제소와 1인 시위 등 전면전에 나섰다.
허세영 루센트블록 대표는 12일 서울 강남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번 인가 결정은 금융혁신지원특별법의 입법 취지를 정면으로 위배하는 것"이라며 경쟁사인 넥스트레이드를 불공정거래행위 혐의 등으로 공정위에 신고하고 당장 내일(13일)부터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1인 시위에 돌입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간담회는 금융당국이 추진 중인 STO 장외거래소 신규 인가 과정에서 기존 샌드박스 사업자인 루센트블록이 배제되고 한국거래소(KRX)와 넥스트레이드 등 대형 기관 위주로 선정될 가능성이 유력해지자 긴급히 마련됐다.
허 대표는 "오늘 오전 9시 20분경 공정위에 신고를 접수했다"면서 "쟁점은 사업활동 방해와 기업결합신고 의무 위반"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자본시장법과 공정거래법상 대규모 법인이 참여하는 컨소시엄은 인가 신청 전 기업결합심사를 거쳐야 한다"며 "과거 넥스트레이드 설립 당시에는 심사를 받았던 전례가 있음에도 이번에는 필수적인 절차를 건너뛰고 인가를 신청했다. 이는 명백한 절차적 위반이자 특혜"라고 지적했다.
기술 탈취 의혹도 제기했다.
허 대표는 "넥스트레이드는 인가 신청 이전 투자 및 컨소시엄 참여 검토를 명분으로 접근해 비밀유지계약(NDA)을 체결한 뒤 당사의 재무정보·사업계획·핵심 기술 등 민감한 내부 정보를 취득했다"며 "그러나 이후 투자 논의 없이 불과 2~3주 만에 동일 사업 영역인 STO 유통 시장에 직접 인가를 신청했다"고 주장했다.
허 대표는 이를 두고 "민간이 치열하게 일궈낸 혁신의 과실을 손쉽게 가로채는 명백한 무임승차이자 대기업이 스타트업의 아이디어와 노력을 침해하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시장 구조의 불공정성도 꼬집었다. 그는 "한국거래소와 넥스트레이드는 이미 시장 감시나 인프라 등에서 독점적 지위를 가진 공적·준공적 기관"이라며 "심판이 선수로 뛰는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스타트업이 경쟁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강조했다.
루센트블록은 지난 2018년 창업 이후 금융규제 샌드박스를 통해 4년간 소유 서비스를 운영해왔다. 누적 거래액 300억 원 이용자 수 50만 명을 달성하며 STO 시장성을 검증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러나 금융당국이 샌드박스 종료 후 정식 제도화를 추진하면서 오히려 존폐 위기에 봉착했다. 당국이 발행과 유통 분리 원칙을 내세우며 기존에 두 기능을 모두 수행하던 샌드박스 업체들에게 양자택일을 요구했기 때문이다. 유통(장외거래소) 인가를 받지 못하면 루센트블록은 사실상 사업을 접어야 하는 처지다.
허 대표는 "금융혁신지원특별법의 입법 취지는 규제를 한시적으로 완화해 핀테크 스타트업이 성장할 토대를 마련하는 것"이라며 "제도화 과정에서 벌어지는 행정처리가 법안의 취지와 상충하며 혁신 기업을 시장에서 퇴출하려 하고 있다"고 호소했다.
이어 "우리가 특혜를 달라는 것이 아니다. 다만 법안의 취지대로 혁신을 시도한 사업자의 성과가 사후적으로 모방·잠식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배타적 운영권 등 최소한의 보호 장치를 고려해달라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간담회에서는 투자자들의 집단 반발 움직임도 전해졌다. 허 대표는 "루센트블록에 투자한 캡스톤파트너스 등 주요 벤처캐피털(VC)과 주주들도 이번 사태를 심각하게 보고 있다"며 "조만간 투자자 차원의 공동 성명서가 발표될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당국은 조만간 STO 장외거래소 인가 대상을 최종 선정할 예정이다. 업계에서는 한국거래소와 넥스트레이드의 선정이 유력하고 루센트블록은 탈락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허 대표는 "현재 당국과의 소통은 전무한 상태이며 증권선물위원회의 의결 내용이 금융위원회에서 뒤집힐 확률은 희박하다는 것을 안다"면서도 "하지만 끝까지 포기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그는 "인가를 받지 못하면 50만 명의 이용자와 100억 원 넘게 투자한 주주들의 권익이 침해된다"며 "내일(13일) 밤부터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1인 시위를 시작해 우리의 억울함과 제도의 모순을 알릴 것"이라고 밝혔다.
사진=연합인포맥스 전병훈 기자
kslee2@yna.co.kr
이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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