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국제경제부 = 13일(현지시간) 뉴욕증시의 3대 주가지수가 하락세로 마감했다.
미국 12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예상치에 부합하거나 하회하는 수준으로 나왔지만 시장은 별다른 반응을 보이진 않았다.
대형 기술주가 보합권에서 미지근한 움직임을 보인 가운데 금융주를 비롯한 전통 산업주가 지수를 눌렀다.
미국 국채가격은 단기물의 상대적 강세 속에 상승했다. 수익률곡선은 약간 가팔라졌다.(불 스티프닝)
미국의 지난달 근원 소비자물가가 예상보다 낮게 나오면서 인플레이션 안도감이 퍼졌다. 국제유가가 급등세를 보였으나 30년물 입찰 호조가 가세하면서 수익률의 반등을 제한했다.
미국 달러화 가치는 상승했다.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 가치를 반영하는 달러인덱스(DXY)는 미국 인플레이션 둔화에 98대로 내려가기도 했지만, 이내 엔 약세와 맞물려 99대를 회복했다.
달러-엔 환율은 일본의 재정 약화 우려에 따른 '다카이치 트레이드'로 1년 반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뉴욕 유가는 3% 가까이 급등하며 마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 정부 관계자와의 만남을 취소한 데 이어 이란 국민들이 더 적극적으로 시위해야 한다고 독려하면서 유가가 급등했다. 이란 정국에 미국이 군사 개입할 가능성이 유가에 반영된 것이다.
◇주식시장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398.21포인트(0.80%) 내린 49,191.99에 거래를 마감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는 전장보다 13.53포인트(0.19%) 밀린 6,963.74, 나스닥종합지수는 24.03포인트(0.10%) 떨어진 23,709.87에 장을 마쳤다.
미국 노동부에 따르면 12월 전품목 CPI는 전월 대비 0.3% 상승했다. 전년 동월 대비로는 2.7% 올랐다. 근원 CPI는 전월 대비 0.2% 상승했고 전년 동월 대비로는 2.6% 상승했다.
전품목 수치는 시장 전망치에 부합했고 근원 수치는 전망치를 밑돌았다. 시장에선 무난한 CPI 결과라는 분석이 우세했다.
다만 시장 예상에 부합했을 뿐 연율 기준으로는 소비자 물가상승률이 여전히 3%를 웃돌고 있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목표치 2%와 괴리가 좁혀지지 않는 상태다.
12월 CPI가 나온 직후 주가지수 선물은 튀어 올랐으나 정규장에 들어서며 상승분을 모두 반납했다.
골드만삭스자산운용의 알렉산드라 윌슨-엘리존도 멀티에셋 솔루션 공동 최고투자책임자(CIO)는 "궁극적으로 이번 데이터는 골디락스 환경을 공고히 한다"며 "다만 시장이 연준의 독립성에 대한 리스크에 점점 더 집중함에 따라 인플레이션 지표는 주요 시장 촉매제에서 배경 제약 요인으로 옮겨갈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CPI 대신 투자 심리를 움직인 것은 기업 실적이었다.
JP모건체이스는 이날 예상치를 웃도는 4분기 실적을 발표했으나 주가는 4.19% 하락한 채 장을 마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년간 신용카드의 이자율 상한을 10%로 제한하는 방안을 추진하면서 JP모건은 타격이 예상됐다. 비자와 마스터카드도 각각 4.46%와 3.76% 떨어졌다. JP모건의 양호한 실적도 실적 악화 전망 앞에선 힘을 못 썼다.
월가 은행들은 트럼프의 이 같은 조치에 반발하며 소송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이다. 이는 금융업종에 불확실성을 더하는 재료인 만큼 매도 심리가 자극받았다.
오리온의 팀 홀랜드 최고투자책임자(CIO)는 "행정부가 의회의 개입이나 승인 없이 이 같은 변화를 추진할 수 있는지에 대해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며 "앞으로 나아갈 길이 명확하지 않다"고 우려했다.
업종별로는 금융이 1.84% 떨어졌다. 반면 에너지는 1.53% 상승했다. 필수소비재도 1% 넘게 올랐다.
시가총액 1조달러 이상의 거대 기술기업 중에선 알파벳과 엔비디아, 애플, 브로드컴이 1% 안팎으로 올랐다. 알파벳은 이날도 1% 넘게 오르며 시총 4조달러와 2위 선을 다졌다.
월마트는 나스닥으로 이전 상장한 뒤 나스닥100 편입을 앞두고 지수추종성 매수세가 유입되면서 이날도 2% 상승했다. 시총은 9천590억달러로 1조달러를 눈앞에 두고 있다.
에너지 업종은 전반적으로 강세였다. 엑손모빌이 2.02%, 셰브런은 0.83% 상승했다. 미국이 이란 시위에 군사 개입할 가능성이 커지면서 원유 공급망 교란에 대한 우려가 반영됐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툴에 따르면 연방기금금리 선물시장은 1월 금리동결 확률을 97.2%까지 높여 반영했다.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 지수(VIX)는 전장 대비 0.86포인트(5.69%) 상승한 15.98을 가리켰다.
◇채권시장
연합인포맥스의 해외금리 일중 화면(화면번호 6532)에 따르면 오후 3시 현재 뉴욕 채권시장에서 10년물 국채금리는 전 거래일 오후 3시 기준가 대비 1.60bp 내린 4.1710%에 거래됐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물 금리는 3.5280%로 같은 기간 1.90bp 낮아졌다.
만기가 가장 긴 30년물 국채금리는 4.8280%로 1.10b 하락했다.
10년물과 2년물 금리 차이는 전 거래일 64.00bp에서 64.30bp로 약간 가팔라졌다.
국채금리와 가격은 반대로 움직인다.
미 국채금리는 모든 구간에서 소폭의 오름세를 보이며 뉴욕 장에 진입했다. 독일과 이탈리아, 네덜란드 등 유로존 주요국들의 국채 발행이 겹친 가운데 미국 소비자물가 발표에 대한 경계감이 작용했다.
미 국채금리는 뉴욕 오전 8시 30분 지난달 CPI가 발표되자 순간적으로 급등한 뒤 다시 급락하는 널뛰기를 연출했다. 10년물 금리는 CPI 발표 직후 일중 고점(4.2110%)과 저점(4.1520%)을 연속으로 찍었다.
작년 11월 CPI가 기술적 왜곡 논란 속에 예상보다 낮게 나옴에 따라 12월 CPI는 이에 따른 반작용으로 '상방 서프라이즈'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경계감이 시장 일각에는 있었다. 하지만 실제 결과는 반대 방향 쪽이었다.
옥스퍼드이코노믹스의 마이클 피어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정부 셧다운으로 인한 왜곡 때문에 인플레이션 데이터를 해석하기가 더 어려워졌지만, 최근 수치들은 인플레이션이 정점에 달했음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그는 "당국자들은 최근 금리 인하의 영향을 지켜보기 위해 연장된 기간 금리 동결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인플레이션 우려가 줄어들면서 노동시장 하방 위험에 대응하는 데 더 자유로워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스파르탄캐피털증권의 피터 카딜로 수석 시장 이코노미스트는 "이번 인플레이션 보고서는 관세로 인한 인플레이션 압력이 여전히 지속되고 있음을 시사하지만, 폭발적인 상승은 보이지 않는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결론적으로, 우리는 여전히 끈적한 인플레이션을 겪고 있으며, 이는 주로 관세 때문이지만, 더 이상의 공격적 상승은 보이지 않는다는 사실은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ㆍFed)에 긍정적"이라고 언급했다.
오후 장 들어 실시된 30년물 입찰은 양호한 수요가 유입된 가운데 시장 예상을 밑도는 수익률 수준에서 낙찰이 이뤄졌다.
미 재무부에 따르면 220억달러 규모의 30년물 국채 리오픈(추가 발행) 입찰에서 발행 수익률은 4.825%로 결정됐다. 지난달 입찰 때의 4.773%에 비해 5.2bp 높아진 것으로, 작년 7월 이후 최고치다.
응찰률은 2.42배로 전달 2.36배에서 상승했다. 이전 리오픈 입찰 6회 평균치 2.39배를 웃돌았다.
발행 수익률은 발행 전 거래(When-Issued trading) 수익률을 0.8bp 밑돌았다. 시장 예상보다 낮게 수익률이 결정됐다는 의미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이란 반정부 시위 여파 속에 한때 3% 넘게 오르기도 했다. 4거래일 연속 오른 끝에 배럴당 60달러 선을 웃돌게 됐다.
미 국채시장의 기대 인플레이션(BEI)은 10년물 기준으로 2.30%를 살짝 넘어섰다. 작년 11월 초순 이후 최고치로 올라섰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금리(FFR) 선물시장은 뉴욕 오후 3시 32분께 연준이 이달 금리를 25bp 인하할 가능성을 2.8%로 가격에 반영했다. 동결 가능성은 97.2%로 훨씬 높았다.
◇외환시장
연합인포맥스(화면번호 6411)에 따르면 오후 4시 현재(이하 미 동부시각)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엔 환율은 159.127엔으로, 전장 뉴욕장 마감 가격 158.189엔보다 0.938엔(0.593%) 급등했다. 지난 2024년 7월 중순 이후 최고치다.
교도통신은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이달 하순 중의원을 해산한 뒤 내달 조기 총선의 시행을 여당인 자민당 간부에 전달했다고 보도했다.
자민당이 중의원 의석을 대거 확보하게 되면 확장적 재정정책이 더욱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미쓰비시UFJ모건스탠리증권의 우에노 다이사쿠 수석 외환 전략가는 "정부 부채의 규모와 인플레이션 등 엔을 매도할 요인은 차고 넘친다"면서 "3월까지 달러당 165엔 수준까지 엔 약세가 추가로 진행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스코샤은행의 외환 전략가인 에릭 티오렛은 "다카이치는 재정과 통화 양 측면에서 모두 비둘기파적이기 때문에, 재정 측면에서는 더 느슨하고 적자가 더 큰 정책을 매우 편안하게 받아들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유로-엔 환율은 185.30엔으로 사상 처음으로 185엔 선을 넘어섰다.
달러인덱스는 99.151로 전장보다 0.241포인트(0.244%) 상승했다.
달러는 뉴욕장 들어 미국의 근원 CPI 지표에 약세 압력을 받았다.
미 노동부에 따르면 작년 12월 근원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달 대비 0.2% 상승했다. 전년 동월 대비로는 2.6% 올랐다. 모두 시장 전망치(0.3% 상승, 2.7% 상승)를 하회했다.
로욜라메리마운트대의 손성원 교수는 "인플레이션이 계속 둔화하고 있다는 점을 확인해주지만, 그 과정은 불균등하며 정책 당국이 바라는 것보다 느리다"면서 "금리 인하가 가능하다는 점은 뒷받침하지만, 공격적인 완화 국면을 정당화하지 않는다"고 평가했다.
모닝스타의 수석 미국 이코노미스트인 프레스턴 콜드웰은 "오늘 데이터는 인플레이션이 하향 추세에 있다는 인식을 추가로 뒷받침한다"고 진단했다.
달러인덱스는 미 국채 금리 하락과 맞물려 장중 98.848까지 밀리기도 했다. 그러나 엔 약세가 심화하자 이후 99선을 다시 넘기는 등 반등세를 이어갔다.
연방 대법원에 따르면 오는 14일은 판결 선고일이다. 미국 행정부의 상호관세 부과에 대한 위법성 여부 판결이 나올 가능성도 있다.
파운드-달러 환율은 1.34305달러로 전장보다 0.00335달러(0.249%) 하락했다. 역외 달러-위안(CNH) 환율은 6.9748위안으로 0.0099위안(0.142%) 높아졌다.
◇원유시장
뉴욕상업거래소에서 2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전장 대비 1.65달러(2.77%) 급등한 배럴당 61.15달러에 마감했다.
트럼프는 이날 예정됐던 이란 관료들과의 회동을 모두 취소했다. 자신의 트루스소셜에 올린 글에서 트럼프는 "난 (이란 정부가) 시위대에 대한 무분별한 살해를 멈출 때까지 이란 당국자들과의 모든 회의를 취소했다"며 "도움의 손길이 가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이란의 애국자들이여, 계속 시위하라"며 "여러분의 기관들을 점령하고 (여러분을) 살해하고 학대한 이들의 이름을 남겨라. 그들은 큰 대가를 치를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의 이러한 입장 발표가 이란 정권과 대화 의지가 없는 것 아니냐는 관측을 부추겼다. 트럼프는 그간 이란 정부가 반정부 시위에서 민간인을 살해하면 군사 개입할 것이라고 여러 차례 밝힌 바 있다.
집계 기관마다 다르지만, 이란의 반정부 시위에서 살해된 사람이 최소 5천명은 넘을 것으로 이스라엘과 미국은 보고 있다. 많게는 1만2천명에 이른다는 주장도 나온다.
트럼프 또한 이날 디트로이트의 포드 공장을 방문한 자리에서 "(시위대 인명피해 규모에 대해) 여러 가지 숫자를 들었는데 어느 쪽이든 많다"며 "너무 많다"고 거듭 불쾌함을 드러냈다.
외신에 따르면 미국의 이란 공습은 아직 임박하진 않았다. 다만 트럼프는 군사, 사이버, 경제 조치 등 가능한 선택지를 모색하기 위해 브리핑을 받고 있다.
국제 원유 시장은 미국의 대(對)이란 군사 개입 확률을 빠르게 유가에 반영하는 중이다. WTI 가격은 이날까지 4거래일 연속 상승했다. 나흘간 상승폭은 10%에 육박한다.
hjlee2@yna.co.kr
이효지
hjlee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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