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선영 제작] 일러스트
(서울=연합인포맥스) 정원 이수용 기자 = 한국형 스테이블코인 도입을 위한 정부안 마련 과정에서 금융위원회와 한국은행이 이견을 좁힐 수 있을 지 주목된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회는 조만간 스테이블코인 관련 디지털자산 기본법(2단계 입법) 정부안을 논의한다.
최종 정부안에 따라 금융위·한은의 역할, 빅테크와 전통 금융권 모델들의 합종현횡 구도, 인가 과정의 속도·파급력 등에 대한 윤곽이 드러날 전망이다.
그간 정부안 마련이 지연됐던 데는 금융위와 한은이 입장 차이를 좁히지 못했던 영향이 크다.
대표적 영역이 스테이블 코인 발행 자격과 만장일치 협의체 구성 여부에 대한 인식 차이였다.
한은의 경우 '금융시장 안정성'에 방점을 찍고 은행 주도의 컨소시엄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지속적으로 어필해왔다.
이는 컨소시엄 지분의 과반 이상인 '50%+1주'를 은행이 가져야 한다는 주장이다. 업계에선 이를 '은행 51% 룰'로 받아들였다.
반면 금융위는 혁신을 강화하는 차원에서 기술기업 중심의 구조를 짜는 데 집중해왔다. 특히, 민주당이 직접 나서 "은행 51% 룰은 은행 기득권 유지"라고 작심 비판한 점도 새 제도를 둘러싼 '불확실성'을 증폭시키는 요인이었다.
이에 더해 한은은 스테이블코인 발행인가와 관련해서도 한은이 직접 참여하는 '관계기관 만장일치 합의 기구'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강조했다.
다만, 금융위는 전례 없는 방식이라며 이러한 주장에 명확히 선을 긋는 분위기였다.
그간의 갈등은 금융위가 최근 국회에 보고한 '디지털자산기본법 주요 쟁점 조율 방안' 등이 나오면서 일정 부분 봉합되는 분위기다.
해당 방안에서 금융위는 원화 스테이블코인 발행 주체를 은행 중심 컨소시엄(지분 50%+1주)부터 허용하는 방안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안정성·신뢰에 방점을 둔 한은의 입장을 일부 수용하기로 한 셈이다.
다만, 이 과정에서 기술기업이 최대 주주로 참여할 수 있는 여지를 남겨 혁신 가능성도 제한하지 않기로 했다.
금융위는 리스크 관리 체계 등 안정성을 검증할 경우 기술기업의 참여 비중을 단계적으로 늘리는 방안도 검토한다.
다만, 한은이 요구해 온 만장일치 합의기구 구성은 수용하지 않는 분위기다. 별도의 기구를 두기 보다는 협의체 형태로 의견을 조율하는 방법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재경부와 한은은 협의체에 참여해 의견만 제시할 수 있는 구조다. 최종 의결권은 금융위가 갖는다. 한은과 재경부도 같은 비중의 의결권을 갖는 만장일치 구조와는 다르다.
협의체엔 금융위 부위원장과 한은 부총재, 재경부 차관 등이 참석할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권 관계자는 "표면적으론 협의체 구성원들의 의견도 최대한 존중하겠다는 입장을 내세우겠지만, 결국 인가 등을 둘러싼 실질적 권한은 금융위가 갖게 되는 것"이라며 "의사결정 과정의 속도감을 챙길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이를 고려하면 스테이블코인 도입 초기 생태계 조성 과정에서는 은행과 계열 금융사들이 수혜를 입을 것으로 보인다.
은행 중심 컨소시엄을 우선 허용할 예정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협의체 구조를 활용하는 만큼 이후 인가 확대에도 속도가 붙을 가능성이 크다. 은행이 독점 구조를 유지하기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이는 이유다.
이렇다 보니 은행들 입장에서도 빅테크와 가산자산거래소를 조기에 합류시켜 합종연횡 구도를 짜는 것이 중요해졌다. 초기 선점 우위를 장기간 유지하기 위한 전략이다.
금융권에선 하나은행이 네이버-두나무를 중심으로 1차 협력구도를 짠 후, 카드·증권사 등을 추가해 동맹을 완성하는 시나리오를 유력하게 보고 있다.
KB국민은행은 빗썸과, 신한은행은 코빗과 협업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금융권의 다른 관계자는 "컨소시엄 구도 자체가 경쟁력이 될 전망이다. 이 단계에서 성공 가능성은 정해진다고 봐야 한다"며 "매우 민감한 이슈인 만큼 최종적으로 어떤 경쟁구도가 완성될 지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jwon@yna.co.kr
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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