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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사주 28%' 대웅, 소각 대신 맞교환 나서…지배력 강화에 쓰이나

26.0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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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차 상법개정 앞두고 자사주 2% 처분…의결권 희석 우려

(서울=연합인포맥스) 정수인 기자 = 대웅제약의 지주사 대웅이 자사주 중 일부를 소각하지 않고 주식 맞교환 방식으로 처분하면서 자사주 활용의 적절성을 둘러싼 의문이 커지고 있다.

보유 자사주 의무 소각을 핵심으로 한 상법 개정이 추진되는 가운데, 자사주가 우호지분 확대 등 지배력 강화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 7월 이후 대웅 주가 추이

[출처: 연합인포맥스 캡처]

1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대웅은 최근 보유 자사주 약 2%를 활용해 유투바이오, 광동제약과 각각 지분을 맞교환했다.

대웅은 지난 12일 디지털헬스케어 강화 목적으로 유투바이오 유상증자에 참여하며 인수대금으로 자사주 45만4천745주를 지급한다고 공시했다. 이는 전체 유통발행 주식 수 대비 0.97%로, 총 금액은 121억 원이다.

앞서 지난 달 대웅은 전략적 파트너십 구축을 목적으로 138억 원 규모 자사주를 광동제약에 처분한다고 밝혔다. 처분 주식은 자사주 58만1천420주로, 전체 유통주식 수 대비 1%다.

지난해 3분기말 기준 대웅이 보유한 자사주는 1천725만1천270주(29.7%)로 30%에 육박했다. 두 차례 자사주 처분 이후에도 대웅이 보유한 자사주는 1천610만5천여주로 지분율은 27.7%다.

지난 3분기 기준 대웅의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자를 포함한 지분율은 38.06%다. 여기에 남은 자사주까지 감안하면 사실상 우호지분이 70%에 달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자사주 소각 대신 처분 반복…의결권 희석 우려

보유 자사주 소각 의무화를 골자로 한 3차 상법 개정이 추진되면서 대웅이 자사주를 단순 소각하는 대신 전략적 제휴 등을 앞세워 우호지분을 늘리는 데 활용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자사주는 회사가 직접 보유하면 의결권이 없지만 이를 제3자에게 처분하면 의결권이 살아난다. 자사주를 맞교환하는 경우 서로의 주주 명부에 이름을 올리게 되고, 이들이 대웅이 추진하는 주요 정책들에 찬성표를 던질 가능성이 높다고 관측됐다.

한국상장회사협의회는 "이로 인해 기존 주주들의 의결권 지분율이 희석되는 효과가 발생해 주주에 대한 직접 손해로 주장될 수 있다"고 자료를 통해 설명했다.

현행 상법상 자사주 처분은 이사회 결의만으로 상대방과 방법을 정할 수 있다. 때문에 기존 주주 배정을 원칙으로 하는 신주 발행보다 절차가 간편하다.

한 업계 관계자는 "대웅이 자사주를 사실상 회사 자산으로 생각해 소각을 꺼렸을 수 있다"며 "자금 조달이 필요한 경우 유상증자를 하면 금융시장의 검증을 받는 등 절차가 복잡한데, 이러한 제약을 피하기 위해 자사주를 활용했을 수 있다"고도 내다봤다.

자사주 소각이 아닌 처분이 반복되면서 자사주 소각을 기대했던 소액주주들의 반발도 커지고 있다.

공시상 이날까지 대웅이 자사주를 소각한 사례는 없다. 이번 처분으로 약 2%의 유통주식 수가 늘어난 가운데, 남은 자사주 역시 향후 비슷한 방식으로 활용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주가도 약세다. 광동제약과의 자사주 처분이 공시된 지난 달 23일 이후부터 전날까지 대웅의 주가는 11.58% 급락했다.

대웅 측은 이번 지분 맞교환이 "사업 시너지를 위한 파트너십 강화가 주된 목적"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아직 자사주 활용에 대한 구체적인 방안은 수립되어있지는 않다"고 밝혔다.

대웅 관계자는 "통상적인 유상증자(신주 발행)는 절차가 복잡하고 기존 주주가치 희석 우려가 있는 반면, 자사주(교환사채 대상)를 활용하는 방식은 파트너사와 지분 관계를 맺어 사업적 결속력을 높이고 주주가치를 반영하면서도 보유 자산을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적합한 방안"이라고 설명했다.

주주환원 측면에서는 실적 성장을 통한 기업가치 제고와 배당 확대라는 두 축의 균형을 맞추고 있다고 부연했다.

대웅은 지난해 현금 배당을 기존 주당 100원에서 200원으로 100% 인상하는 등 주주 가치를 높여나가고 있다고 했다. 다만 현금배당수익률은 인상 이후 1%가 됐다.

sijung@yna.co.kr

정수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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