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홍경표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작년 1월20일 백악관에 복귀한 후 관세로 대표되는 보호주의 무역 장벽 정책을 전면에 내세웠다.
또한 트럼프 대통령의 대선 공약을 담은 '하나의 크고 아름다운 법'에 따른 감세 정책으로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를 구체화하면서 경제 살리기에 나섰다.
관세와 감세 정책으로 인해 인플레이션이 치솟고 경제 성장이 둔화될 것이라는 우려도 있었으나 관세 부작용이 생각보다 적다는 분석들이 나오고 있으며, 트럼프 2기 동안 미국 경제는 견조한 성장을 이어가는 모습이었다.
◇ 트럼프 취임 후 경제 성장세 지속
14일 미국 상무부에 따르면 작년 3분기 미국의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은 4.3%로 집계됐다.
[출처 : 미국 상무부]
트럼프 취임 이후 미국 경제는 작년 1분기 관세 부과를 앞둔 일시적인 수입 확대 여파로 0.6% 역성장했다가, 2분기에 성장률이 3.8%로 반등한 데 이어 3분기 들어 더 강한 성장세를 이어가는 모습이다.
관세 부과와 고용 냉각이 소비 위축으로 이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와 달리, 소비가 서비스업을 중심으로 회복력을 보이며 3분기 강한 성장세를 뒷받침했다.
정부지출은 2.2% 증가해 3분기 성장률을 0.39%포인트 높이는 데 기여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작년 4월 '해방의 날'에 동맹국과 우방국에도 예외를 두지 않은 상호관세 정책을 발표했다.
보호무역을 강화해 미국 일자리를 늘리고 제조업을 부흥하며,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들겠다는 정책이었으나, 미국 경제에 물가 상승과 실업 증가라는 부메랑으로 돌아올 것이란 우려가 컸다.
하지만 관세가 인플레이션에 미치는 영향이 예상보다는 크지 않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으며, 인공지능(AI) 투자가 관세 인상 효과를 상쇄하면서 예상보다는 양호한 경제 성장 성적표를 보였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올해 미국의 GDP성장률이 작년 2%에서 올해 1.5%로 둔화할 것으로 전망했다.
OECD는 인공지능(AI) 투자와 재정 지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하가 수입품 관세와 이민 감소, 연방 정부 일자리 감축으로 인한 경제적 부담을 상쇄하는 데 도움이 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트럼프 행정부가 막대한 재정 적자와 증가하는 부채로 인해 미국의 재정 정책을 지속 불가능한 방향으로 이끌었으며, 향후 몇 년 안에 상당한 조정이 필요할 것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 관세로 인한 인플레이션 부작용, 생각보다 적어
트럼프 관세 정책의 가장 큰 부작용으로 우려됐던 인플레이션도 4월 해방의 날 관세 발표 이후 예상만큼 치솟지는 않는 모습이었다.
작년 12월 미국의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인플레이션 우려에도 전년 대비 2%대 중후반 수준에 머문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노동부는 작년 12월 CPI가 전년 동월 대비 2.7% 상승했다고 밝혔다.
상승률은 지난해 11월(2.7%)과 동일한 수준을 유지했고, 시장 예상치에 부합했다.
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CPI는 전년 동월 대비로는 2.6% 상승했는데, 시장 예상치 2.7% 상승을 하회했다.
트럼프 대통령 집권 초기 CPI는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치솟았던 물가가 점점 완화되는 분위기 속에서, 3% 밑까지 떨어졌다.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한 1월 CPI는 전년 동기 대비 3% 올랐고, 이후 4월 해방의 날 전까지는 2%대까지 지속적으로 둔화하는 모습을 나타냈었다.
하지만 관세 효과가 서서히 반영되기 시작하면서 5월 CPI 2.5%에서 7월 2.7%로 반등했으며, 9월에는 3%까지 다시 올라섰다.
이후 미국 정부 셧다운(일시적 업무 정지)으로 10월에는 데이터 공백이 발생했으며, 셧다운 종료 후 나온 11월 CPI는 전년 동월대비 2.7% 상승해 다시 둔화하는 모습을 나타냈다.
셧다운으로 노이즈가 발생해 데이터가 정확하지 않다는 분석도 있으나, 12월 CPI까지 봤을때 눈에 띄게 급등하는 모습은 아직은 보이지 않고 있다.
[출처 : 연합인포맥스]
다만 시장 일부에서는 관세 효과가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나타나기 시작해 물가상승률 폭이 커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딜로이트는 미국 CPI 상승률이 작년 2.8%에서 올해 3.1%로 소폭 상승하며, 2028년에는 2.3%로 둔화할 것으로 전망했다.
딜로이트는 관세 비용의 약 60%가 소비자에게 전가될 것으로 전망했으며, 관세 충격 이외에도 인플레이션 기대치가 인플레이션을 더욱 상승시킬 수 있다고 봤다.
◇ 트럼프 취임 후 고용시장 얼어붙어
트럼프 대통령 취임 후 지속적 경제 성장과 무난했던 물가와 달리, 고용 시장은 얼어붙는 모습을 보였다.
미국의 작년 12월 비농업부문 신규 고용은 5만명 증가에 그쳤으며, 이는 시장 예상치 6만명을 밑도는 수준이었다.
[출처 : 연합인포맥스]
작년 전체 고용 증가폭은 58만4천명(월평균 4만9천명)이었는데, 200만명(월평균 16만8천명)이 증가했던 2024년에 비해 성장세가 크게 둔화했다.
이는 코로나19 펜데믹 시기 경기 침체 이후 노동 시장의 최악의 해라고 할 수 있다.
11월 실업률은 4.4%로 지난 2021년 10월(4.5%) 이후 약 4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KPMG의 수석 이코노미스트 다이앤 스웡크는 "작년은 고용에 있어서 매우 힘든 한해였다"며 "코로나19 이후 과잉 채용이 있었고, 무역과 이민 정책으로 노동자 공급도 제한됐다"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관세와 미국 산업 육성 정책을 통한 일자리 창출을 목표로 했으나, 관세로 인해 고용 증가폭이 줄고 기업이 인력을 늘리기 보다는 비용 절감을 택한 것으로 보인다.
JP모건은 트럼프 행정부의 추방 증가와 근로자 비자 발급 감소 등으로 올해 노동 공급이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RSM의 투안 응우옌 이코노미스트는 "노동 시장이 둔화되고 있다는 사실은 부인할 수 없다"며 "관세와 정책 불확실성 같은 단기적인 요인도 있지만, 이민, 인구 구조 변화, 인공지능과 같은 장기적인 요인들이 향후 수년간 노동 시장을 변화시킬 것"이라고 전망했다.
kphong@yna.co.kr
홍경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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