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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2기 1년] '수출 7천억 달러 시대' 열렸지만…줄어든 美 수출

26.0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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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 신기록 경신에도 대미 수출 감소 '아이러니'

반도체·바이오 활약이 '관세 직격' 車·철강 감소 상쇄 못 해

(서울=연합인포맥스) 유수진 기자 = 대한민국은 2025년 '수출 7천억 달러'를 돌파하며 새로운 역사를 썼다. 미국과 독일, 중국, 일본, 네덜란드에 이어 전 세계 여섯 번째이자, 2018년 6천억 달러 달성 이후 7년 만에 이뤄낸 쾌거다.

그렇다고 해서 모든 품목, 모든 지역으로의 수출이 증가한 건 아니다. 대표 품목인 자동차의 경우 차종, 지역에 따른 차이를 보였고, 주요 시장인 미국 수출은 전년보다 뒷걸음질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상황의 중심에는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이 있다.

◇전세계를 상대로 펼친 '관세 전쟁'

14일 산업계에 따르면, 작년 1월 출범한 트럼프 2기 행정부는 지난 1년 간 우리나라를 비롯한 전 세계의 수출 판도를 크게 흔들었다. '마가(MAGA)'라는 구호로 대표되는 미국 우선주의를 바탕으로 전 세계 대상 관세 정책을 본격화하면서다.

[출처: 연합뉴스 자료사진]

미국 정부가 국제긴급경제권한법(IEEPA)을 근거로 국가별 최저 10%, 최고 41%의 상호관세를 부과하기 시작한 건 지난해 8월이다. 무역확장법 232조에 따라 자동차와 철강 등 일부 품목에 별도의 관세도 매겼다.

당초 미국은 우리나라의 수출품에 관세 25%를 적용하겠다고 밝혔지만, 우리 정부와의 협상 등을 거쳐 이를 15%로 낮췄다.

철강과 알루미늄에는 50%의 품목별 관세가 적용된다. 세탁기와 냉장고 같은 파생상품에 사용된 철강도 마찬가지다. 우리 정부는 기존에 25%였던 자동차와 자동차 부품 관세 역시 양국 협상을 토대로 일본, 유럽연합(EU) 수준인 15%로 낮췄다.

◇수출 7천억 달러 시대 개막…'반도체'가 앞장

미국의 관세 정책은 우리나라 수출에 고스란히 영향을 미치고 있다. 단순히 미국 수출 감소를 넘어, 수출 시장 다변화 등으로 이어지는 모양새다.

[출처: 산업통상부]

지난해 우리나라의 연간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3.8% 증가한 7천97억 달러로 역대 최대치를 경신했다. 일평균 수출액(조업일수 반영) 역시 4.6% 늘어난 26억4천만 달러를 기록하며 '수출 강국' 면모를 뽐냈다.

맨 앞엔 '간판' 반도체가 있었다. 전년 대비 22.2% 증가한 1천734억 달러를 기록하며 신기록 경신을 이끌었다.

인공지능(AI) 시대 도래로 서버용 더블데이터레이트(DDR5)와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고부가 제품 수요 강세에 메모리 가격 상승이 겹친 결과다. 직전 최고치인 2024년 1천419억 달러를 315억 달러나 훌쩍 뛰어넘었다.

◇'관세 품목' 車·부품·철강…수출 부진 뚜렷

'수출 2위' 자동차 역시 2024년보다 전체 실적이 증가했다. 1.7% 늘어난 720억 달러로 집계됐다.

하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차종'과 '지역'이 갈렸다. 수출 호조를 이끈 하이브리드(30%)와 중고차(75.1%)의 경우, EU와 독립국가연합(CIS) 지역으로의 수출이 많았다.

반면 미국향 비중이 높은 내연기관차(-3.9%)와 전기자동차(-13.6%)는 전년 대비 수출이 꺾였다. 미 관세 직격탄을 맞은 국내 자동차 메이커들이 수출 대신 현지 생산 확대에 집중한 결과다.

2025년 12월 주요 품목별 수출액 및 증감률

[출처: 산업통상부]

월간 통계를 보면 흐름이 더욱 명확하다. 관세 부과 전(2025년 상반기)과 분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작년 12월 자동차 수출은 59억5천만 달러로 전년 대비 1.5%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내연차 수출이 전년 대비 16.1%, 전기차는 14.7% 빠졌다.

이는 향후 자동차 수출 감소가 빠르게 진행될 수 있다는 걸 시사했다. 아직 품목별 관세가 매겨지지 않은 반도체와의 가장 큰 차이점이기도 하다.

마찬가지로 관세 영향권인 자동차 부품 역시 해외 완성차 공장의 부품 현지화 확대 등으로 연간 수출이 전년 대비 5.9% 감소한 212억 달러에 그쳤다. 월 기준으론 10월부터 3개월 연속 감소 흐름을 보였다.

일반기계(-8.3%)와 철강(-9.0%)도 수출 부진이 뚜렷했다. 철강의 경우 주요국 수요 둔화와 글로벌 공급 과잉 등의 여파로 물량과 단가가 동시에 하락해 수출 감소를 면치 못했다.

◇작년 美 수출 3.8%↓…EU·CIS 車 수출 늘어

미국 관세는 국내 수출 기업의 시장 다변화로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미국 시장 수출은 2024년 대비 3.8% 줄어든 1천229억 달러로 집계됐다. 자동차(-13.5%)와 철강(-17.7%) 등 관세 대상 품목의 감소세가 반도체(30%), 바이오(19.9%) 등 관세 예외 품목의 수출 증가세를 넘어섰다.

2025년 9대 주요 시장 수출 실적

[출처:산업통상부]

이는 중국 시장의 수출 비중 감소와 맞물려 우리나라가 아세안과 EU, 중남미, 중동, CIS 등으로 수출 지역을 다변화하는 결과를 낳았다.

2024년과 비교했을 때 미국으로의 수출 비중이 18.7%에서 17.3%로 낮아졌다. 중국은 19.5%에서 18.4%가 됐다. 반면 아세안은 16.7%에서 17.3%로, 중남미는 4.2%에서 4.4%로 높아졌다.

특히 CIS는 자동차 수요 증가에 힘입어 9대 주요 시장 중 가장 높은 수출 증가율(18.6%)을 자랑했다. EU 역시 지난해 자동차 수출이 19.8% 증가했다.

이는 국내 자동차 업계가 미국 외 시장으로의 수출을 확대하는 방식으로 전체 수출 실적을 방어하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sjyoo@yna.co.kr

유수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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