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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DI "장시간 근로·조직문화 경직에 근로자 인지역량 감소…보상체계 바꿔야"

26.0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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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로자

[출처 : 연합뉴스 자료사진]

(세종=연합인포맥스) 박준형 기자 = 우리나라 근로자의 인지역량이 인공지능(AI)과 같은 자동화 기술 발전에 충분히 대응하지 못하고 있다는 국책연구기관의 경고가 나왔다.

연령이 높아질수록 근로자의 인지역량이 빠르게 감소하는 구조적 문제가 확인된 만큼 직무급·성과급 중심의 보상체계 개편과 학습·훈련 여건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김민섭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과 박윤수 숙명여대 교수는 14일 발표한 '근로자 인지역량의 감소 요인과 개선방안' 보고서에서 이같이 밝혔다.

국제성인역량조사(PIAAC)에 따르면 지난 2011년~2012년 우리나라 25~29세 근로자의 수리력(6위)과 언어능력(4위)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17개 회원국 중 상위권이었으나, 최근 조사(2024~2025년)에선 각각 8위로 평균 수준에 그쳤다.

KDI는 기초학력 미달 중고등학생 비율 증가, 대학교육에 대한 투자 감소 등을 원인으로 짚었다.

문제는 우리나라 근로자가 연령 증가에 따른 인지역량 감소 폭이 주요 선진국보다 훨씬 크다는 점이다.

한국은 청년기부터 인지역량 하락이 나타나기 시작해 중·장년기에 감소 속도가 더욱 가팔라지는 특징을 보였다.

예컨대 한국 20대 후반 근로자의 수리력과 언어능력 점수는 40대 초반이 되면 각각 14.10점, 18.94점 감소한다.

그러나 우리나라와 비슷한 초고령사회인 일본, 이탈리아, 독일은 연령이 오를수록 인지역량이 상승하거나 급격한 쇠퇴가 관찰되지 않는다.

주요국 근로자의 연령대별 인지역량 점수 차이

[출처 : 한국개발연구원(KDI)]

KDI는 우리나라는 성인기에 역량을 유지·강화할 수 있는 학습과 훈련 기회가 충분히 제공되지 않고, 장시간 근로와 경직적인 조직문화로 인해 재직자가 자기계발에 투자할 여건이 부족한 점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특히, 근로자의 역량과 괴리된 보상체계 문제를 가장 근본적인 원인으로 지목했다.

현재 우리나라 임금 구조는 개인의 역량이나 직무 성과보다는 근속연수와 기업 규모에 따라 보상이 결정되는 경향이 강하다.

근로자가 재직 중 새로운 기술과 역량을 습득하더라도 임금 상승으로 연결될 유인이 제한적이라는 것이다.

KDI가 지난 2011~2012년 PIAAC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분석한 결과, 근로자의 수리력 점수가 1표준편차 증가할 때 임금이 오르는 비율이 한국은 2.98%로 나타났다.

미국(8.10%), 독일(7.38%), 일본(6.43) 등 주요국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반면 근속연수 1년 증가에 따른 임금 상승률은 2.05%로, OECD 평균인 0.71%를 크게 웃돌며 연공 중심 보상체계의 특성이 뚜렷하게 나타났다.

KDI는 이러한 구조가 노동시장 전반의 비효율로 이어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김 연구위원은 "우리나라 근로자는 취업 후 역량 개발을 하는 것보다 대기업에 정규직으로 취직하는 게 훨씬 중요하다"며 "업무능력과 관련 없는 스펙 쌓기와 비효율적인 경쟁 과열로 소모되는 사회적 비용이 크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급속한 직무 재편과 산업 전환에 직면한 오늘날의 근로자에게는 새로운 역량을 습득하고 적용하는 능력이 요구된다"며 "근로자 인지역량 개선이 충분히 이뤄지지 않는다면 단순한 AI 기술 도입만으로 기대할 수 있는 노동생산성 향상에는 한계가 있다"라고 부연했다.

KDI는 직무급·성과급 등 역량과 성과에 기반한 임금체계 확산이 필요하다고 봤다.

근로자가 역량 향상을 통해 합당한 보상을 기대할 수 있어야 학습과 훈련에 투자할 유인이 생긴다는 판단이다.

이와 함께 근로 시간 단축·조정 등으로 근로자가 학습·훈련 시간을 충분히 확보할 수 있도록 하거나 기업 내 교육훈련 프로그램을 임금·보상과 연계해 실효성을 높일 필요가 있다고 했다.

김 연구위원은 "역량과 성과에 대한 보상체계 마련은 근로자의 역량 개발을 촉진하기 위한 첫 단추일 뿐"이라며 "실질적인 근로자 역량 향상을 위해서는 추가적인 정책적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jhpark6@yna.co.kr

박준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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