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법 시행에도 하남시와 갈등에 캠프 콜번 등 대체지 검토
지방선거 앞두고 '또' 사업 지연 우려
(서울=연합인포맥스) 이재헌 기자 = 국가 전력망 확충의 핵심 거점인 하남시 동서울변환소 건립 사업이 '대체 부지 검토'라는 암초를 만났다. 국가기간 전력망 확충 특별법 통과에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까지 나섰지만, 순항에 제동이 걸렸다. 공기업이자 상장사인 한국전력[015760]의 특수성 속에서 부정적 시나리오가 전개됐다는 진단이 제기됐다.
14일 한전의 지난해 3분기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동해안-동서울 HVDC(초고압 직류 송전) 지중송전선로(T/L) 건설사업과 동해안-동서울 HVDC 변환설비 건설사업에는 각각 1조1천322억원, 1조7천663억원의 투자액이 배정됐다. 두 사업 모두 투자 기간이 내년 12월까지다.
[출처: 한전 분기보고서 바탕 인포그래픽 제작]
지중T/L 사업은 10년을 예정한 사업인데, 보고서 기준으로 7년여가 지났다. 그런데도 투자 집행률이 3.64%에 불과하다. 변환설비 건설사업 역시 작년 3분기 기준 집행률이 6.2%에 그치면서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이 사업들은 에너지 고속도로 국정과제 최우선으로 오르기도 했다. 하지만, 경기도 하남시 감일동에 지을 동서울변환소가 해결되지 못하면서 정체 국면에 빠졌다. 한전이 행정심판에서 승소했는데도 하남시의 몽니로 인허가가 나오지 않았기 때문이다.
전력망 특별법 통과로 국가 차원의 추진이 예상됐지만, 한전이 덤터기를 쓰는 현실은 바뀌지 않았다. 김성환 기후부 장관이 주민들과 간담회를 갖고도 '대체 부지' 검토라는 짐만 안고 돌아왔다.
전일 진행된 기후부의 '전력 분야 10개 및 원전·기타 에너지 분야 11개 산하 공공기관에 대한 업무보고' 브리핑에서 서철수 한전 전력계통 부사장은 "변환소가 들어갈 수 있을 만한 정도 규모의 대체 부지들을 종합적으로 검토해서 기후부하고 협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대체 부지로는 팔당댐 상수원 보호구역 부지, 감일동 인근 광암 마을, 캠프 콜번(옛 미군 기지)을 거론했다.
이호현 기후부 2차관은 "전력망을 건설하는 데 전력을 효과적으로 보내는 것도 상당히 중요하지만, 그에 못지않게 지역적 수용성 높이는 것도 상당히 중요하다"고 했다. 전력망 특별법도 지자체의 인허가 거부권을 넘지 못한 것이다.
법적 토대 마련에도 현장의 행정 리스크 앞에서는 무용지물이라는 지적이 업계의 중론이다. 한전의 '고립무원'은 현재진행형이다. 사업 불확실성에 추가 비용까지 떠안을 처지다. 막대한 부채를 짊어진 한전은 투자의 골든타임과 금융비용 관리가 절실한 시점이다.
상장사인 특수성까지 고려하면 정치적 이해관계에 따른 '그리드 리스크(Grid Risk)'의 파급력이 커질 수 있다고 투자자들은 우려했다. 그리드 리스크는 톨게이트 역할을 하는 변환소 하나가 국가 전력망의 병목 현상을 유발해, 비용을 발생시키고 사업자의 재무적 위험을 증대시키는 현상을 의미한다.
증권사 관계자는 "전기요금 인상까지는 한전이 마음대로 못 하더라도, 송배전 사업에서도 힘을 실어주는 국면으로 흘러갔다"며 "특별법에도 갈등 해결의 주체는 여전히 한전이라는 기업으로 남겨져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법적 선언을 넘어선 정부의 과감한 예산 투입과 행정 조정이 절실하다"며 "지방선거를 앞두고 흔들린다면, 외국인들이 한전을 의미 있는 주체로 볼지 걱정이 있다"고 전했다.
작년 초 한전 주식에 대한 외국인 보유율은 15.70%였다. 1년 새 이 비율은 약 8%포인트 높아졌다.
[출처: 연합인포맥스 데이터]
jhlee2@yna.co.kr
이재헌
jhlee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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