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신현우 기자 = 금융사기예방연대 회원들이 21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금융감독원 앞에서 홍콩 ELS 사태와 관련해 은행권을 규탄하며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4.5.21 nowwego@yna.co.kr
(서울=연합인포맥스) 윤슬기 기자 = 금융감독원이 오는 29일 은행권의 홍콩 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불완전판매와 관련한 2차 제재심의위원회를 연다.
은행권은 사후 피해 보상 등 후속 조치를 적극 소명하며 과징금 감면을 기대하는 가운데 이번 심의를 앞두고 은행권 노동조합의 상급 단체인 금융산업노동조합까지 전면에 내세우며 대응 수위를 끌어올리는 모습이다.
15일 금융당국 등에 따르면 금감원은 이달 29일 ELS 불완전판매 사안과 관련한 2차 제재심을 연다. 시중은행의 홍콩 ELS 불완전판매 제재 안건을 상정해 주요 은행들에 대한 제재 수위와 과징금 규모를 다시 논의할 예정이다.
이번 심의는 지난해 12월 중순 개최된 1차 제재심 이후 올해 들어 처음 열리는 추가 절차로 제재 방향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금감원은 지난해 국민·신한·하나·농협·SC제일은행 등 5개 은행에 대해 홍콩 ELS 불완전판매와 관련한 과징금·과태료 조치안을 사전 통보한 바 있다.
당시 업계에서는 전체 과징금 규모가 2조원 수준에 이를 것이란 관측과 함께 국민은행이 약 1조원, 신한은행과 하나은행이 각각 3천억원대 부담을 질 것이란 추산도 제기됐다.
은행권은 이미 상당 수준의 사후 조치를 마쳤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홍콩 ELS를 판매한 주요 은행들은 지난해 6월 말 기준 96% 이상 자율배상을 진행한 상태로 지난 1차 제재심에서도 은행별 판매 규모와 내부통제 책임, 사후 피해 구제 노력을 소명하며 과징금 감면을 요청했다.
개정 금융소비자보호법에 따르면 사후 피해 회복 노력이 인정될 경우 과징금의 50% 이내 감경이 가능하고, 사전 예방 노력까지 충족하면 최대 75%까지 감경받을 수 있다.
은행권이 자율배상과 후속 조치를 앞세워 제재 수위 조정을 기대해온 배경이다.
다만 은행권에선 이 같은 기대와 실제 제재안 사이의 간극을 두고 아쉬움을 표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당국이 그간 은행별 자율배상 노력을 감안해 과징금 감면 가능성을 시사해왔지만 실제 제재안에는 반영되지 않고 있다는 인식이 퍼지고 있다.
은행권 관계자는 "자율배상을 하면 과징금 감면을 검토하겠다는 신호는 있었지만, 정작 제재안에는 전혀 반영되지 않고 있다"며 "현 기준이 유지되면 은행 성과급 등 보상체계에 직접적인 영향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이번 대응의 전면에 개별 은행이 아닌 금융노조가 나선 점도 주목된다.
은행권에선 KB국민은행은 판매 규모 부담이, SC제일은행은 축소된 리테일 구조상 제재에 따른 경영 타격 우려가 커지면서 개별 은행이 직접 나서기보다 노조를 통해 집단적으로 문제를 제기하는 방식을 택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여기에 더해 금융권 안팎에서는 이번 대응이 노조 차원을 넘어 정치권 접촉으로까지 확장되고 있다는 점에도 시선이 쏠린다.
금융노조가 최근 청와대와 더불어민주당 등을 찾아 홍콩 H지수 ELS 과징금에 대한 입장을 전달한 것으로 전해지면서다.
과징금 규모가 최대 2조원 안팎으로 거론되는 상황에서 은행권 부담을 줄이기 위한 정치권 설득 작업에 나선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은행권 안팎에선 제재심이 두 차례에 걸쳐 이어지고 일정이 미뤄지는 과정 자체가 이례적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감독당국의 제재 원칙과 은행권의 부담이 정면으로 충돌하는 가운데 이번 ELS 제재심은 단순한 제재 절차를 넘어 감독당국·금융권·정치권이 얽힌 힘겨루기의 분기점이 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이번 제재심은 제재 수위 자체보다도, 자율배상과 제재 원칙을 어떻게 연결할 것인지에 대한 당국의 기준이 처음으로 명확해지는 자리"라며 "이 결과에 따라 향후 다른 금융상품 분쟁 처리 방식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sgyoon@yna.co.kr
윤슬기
sgyoon@yna.co.kr
함께 보면 도움이 되는
뉴스를 추천해요
금융용어사전
금융용어사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