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부동산·외환시장 모두 주식시장 경로 주목
(서울=연합인포맥스) 송하린 기자 = 코스피가 5,000선을 향해 질주하자 한국 주식시장이 채권시장 규모를 훌쩍 넘어서는 이례적인 현상이 발생했다.
주식시장 시가총액이 사상 처음으로 채권시장 발행잔액을 1천조원 이상 앞서면서, 채권·외환·부동산 등 다른 자산군에서도 주식시장의 파장을 주시하고 있다.
◇"채권시장보다 커졌다니"…주식시장 4천조 시대
15일 연합인포맥스 시가총액추이(화면번호 3502)와 발행만기통계(화면번호 4190)에 따르면 지난 13일 기준 한국 주식시장(코스피+코스닥) 시가총액은 4천386조원으로, 한국 채권시장 발행잔액인 3천69조 원을 넘어섰다.
주식시장과 채권시장 격차도 역대 최대치인 1천317조 원까지 확대됐다.
2000년 이후 한국 주식시장 시가총액이 한국 채권시장 발행잔액을 이긴 영업일은 6천417일 가운데 771일(12%)에 그친다.
한국 채권시장은 2007~2008년, 2010~2011년, 2017~2018년, 2020~2022년과 같은 특수한 국면을 제외하고는 한국 주식시장보다 규모가 컸다.
국내 자본시장 패러다임이 급격하게 변한 건 지난해 7월부터다.
코스피가 3,000선을 뚫고 상승 흐름을 이어가면서, 주식시장 시가총액이 채권시장 발행잔액을 따라잡기 시작했다. 두 자산시장의 규모가 엎치락뒤치락하더니, 지난해 9월부터는 주식시장이 채권시장을 완전히 제치고 있다.
특히 올해 1월부터는 주식시장 시가총액이 사상 처음으로 채권시장 발행잔액보다 1천조원 넘게 커졌다. 최근 코스피가 4,700선까지 올라서면서, 주식시장과 채권시장의 격차는 계속해서 벌어지는 중이다.
◇주식시장 경로 주목…채권·부동산·외환 미칠 영향은
채권, 부동산, 외환 등 국내 다른 자산군에서도 주식시장이 미칠 여파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채권시장에서는 작년부터 주식으로의 '머니무브'를 겪었다. 일례로 펀드 설정액 기준으로 지난해 9월부터 연말까지 채권형 펀드에서 11조5천억원의 자금이 유출된 반면 주식형 펀드에는 29조원의 자금이 유입됐다.
지난해 1~8월까지만 해도 채권형펀드에 53조원 유입되며 주식형펀드 유입액인 18조원을 훌쩍 넘긴 것과는 상반된 흐름이다.
연초에도 주식형펀드가 7조3천억원 규모로, 채권형펀드(4조5천억원)보다 활발하게 설정되고 있다.
채권시장 한 관계자는 "주식가격 상승이 금리를 끌어올릴지, 아니면 순식간에 박살 나서 채권금리를 끌어내릴지 궁금하다"며 "주식이 채권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해보고 있다"고 전했다.
부동산 시장에서는 시중 유동성이 주식으로 빠져나갈 것이란 우려보다는 주식시장에서 차익 실현한 자금이 흘러들어올 수 있다는 기대감이 더 우세한 분위기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주식과 서울 아파트의 상관계수는 0.87 정도로, 경쟁 관계이면서도 동행하는 경향이 있다"라며 "주식으로 번 돈의 최종 목적지는 안전 자산인 부동산일 가능성이 높다"고 바라봤다.
잡히지 않는 환율에 곤욕을 겪고 있는 외환시장은 코스피 훈풍 효과를 바라고 있다.
달러-원 환율은 작년 말 당국의 강한 개입으로 1,420원대까지 레벨을 낮췄지만, 미국주식 순매수가 재차 확대되며 다시 1,480원을 바라보고 있다.
한국증시가 체력을 증명하며 내국인과 외국인의 순매수세를 유도할 경우, 외환시장의 수급 부담도 비교적 완화될 수 있다.
오재영 KB증권 연구원은 "정부가 개인의 국내 투자 확대와 기업의 달러 유입을 유도하는 제도를 마련 중"이라며 "직접 개입은 단기적 효과에 그칠 수 있어 이러한 정책적 노력이 동시에 뒷받침돼야 한다"고 말했다.
hrsong@yna.co.kr
송하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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