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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일 외환당국의 이례적 '삼각 공동대응'…초약세 엔·원 물길 돌리나

26.0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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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인포맥스) 신윤우 기자 = 최근 이례적인 원화와 엔화의 동반 하락 쏠림에 한미일 3국이 환율 안정을 위한 '삼각 공동대응'에 나섰다.

특히 미국은 원화와 엔화의 과도한 변동성에 대해 우려의 메시지를 보내며 적극적으로 지원 사격에 나서는 모습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자신의 성과로 자랑해온 투자 유치에 있어 한국과 일본이 차지하고 있는 비중이 상당한 만큼 환율 안정화에 협조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15일 연합인포맥스 통화별 등락률 비교(화면번호2116)에 따르면 지난달 29일부터 전날까지 원화는 달러화 대비 2.04% 떨어지며 주요국 통화 중 가장 가파른 하락세를 기록했다.

뒤를 이은 것은 엔화다. 같은 기간 엔화는 1.59% 미끄러졌다.

달러화 강세로 대다수 통화가 내리막을 걸었으나 원화와 엔화의 낙폭이 눈에 띈다.

달러-원 환율은 전날까지 무려 10거래일 연속 올랐는데 2008년 2~3월 이후 18여년 만에 처음 있는 일이다.

결국 달러-원 환율은 전날 1,480원선에 바짝 다가서며 작년 말 당국의 고강도 안정화 조치가 단행되기 직전 레벨로 올라섰다.

달러-엔 환율 역시 일본이 조기 총선 가능성이 커진 것을 반영해 최근 159엔대를 돌파해 160엔선에 가까워졌다. 2024년 7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미국 입장에서는 자국 투자에 있어 가장 중요한 파트너이자 우방국인 한국과 일본의 외환시장이 상당히 불안정해진 상황을 좌시할 수 없었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관세 협상을 통해 한국은 미국에 3천500억달러를, 일본은 5천500억달러를 투자하기로 했다. 총 9천억달러인데 1천300조원을 넘어서는 천문학적인 규모다.

이런 가운데 주요 7개국(G7) 재무장관 회의를 계기로 워싱턴DC에서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가타야마 사쓰키 일본 재무상은 각각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부 장관과 회동했다.

미 재무부에 따르면 구 부총리와 베선트 장관은 최근 원화 가치 하락에 대해 논의했고, 베선트 장관은 이런 원화 약세가 한국의 견고한 경제 펀더멘털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언급했다.

외환시장에서의 과도한 변동성은 바람직하지 않다고도 했다. 최근의 원화 가치 하락을 경계하는 구두개입성 발언이다.

베선트 장관은 가타야마 재무상과 만나서도 과도한 환율 변동성이 바람직하지 않다면서 건전한 통화정책 수립과 소통의 중요성을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엔화 하락 쏠림에 대해서도 경고의 목소리를 낸 셈이다.

미국이 이례적으로 한일 양국의 통화 가치 움직임에 대한 평가한 배경에는 한일 양국의 공조가 포석이 됐을 것으로 추정된다.

한일 외환당국 고위 관계자인 최지영 재경부 국제경제관리관(차관보)과 미무라 아츠시 재무성 재무관은 지난주 회동한 바 있다.

G7 회의 때 성사될 가능성이 있는 장관급 회동에서 외환시장 불안정에 대해 한 목소리를 내자는 물밑 협의가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최 차관보와 정여진 외화자금과장이 이번 구 부총리의 방미길에 동행한 것도 미국의 공조를 이끌어내기 위한 목적이었던 것으로 풀이된다.

사실 미국 입장에서 한국과 일본의 외환시장이 불안정해지는 것은 결코 달갑지 않은 상황이다.

핵심 교역 상대국인 양국의 통화 가치가 절하되는 방향이므로 무역적자 등의 불이익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과 일본의 외환시장 안정에 협조하려는 차원이지만, 결과적으론 미국의 이익 관계도 충분히 고려한 조치라는 해석이 나온다.

뿐만 아니라 한국으로부터 매년 200억달러씩 투자를 받기로 한 첫해부터 환율 변동성 확대로 투자 일정에 차질이 생기는 것을 바라지 않았을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올해 트럼프 정부에 대한 평가 성격의 중간 선거가 있는 점도 미국이 공조에 나서게 된 배경으로 거론된다.

실제 구 부총리와 베선트 장관은 회동에서 대미 투자의 '완전하고 충실한 이행'에 대해 논의했다.

재무부는 "베선트 장관은 해당 협정의 이행이 원활하게 진행돼야 한다는 견해를 밝혔다"면서 "(베선트 장관은) 이 협정이 한미 경제 파트너십을 더욱 심화하고 미국의 산업 경쟁력 재활성화를 촉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11월 한미 정상회담 이후 공개된 팩트시트(공동 설명자료)에는 '외환시장 안정' 항목이 별도로 마련됐는데, 한국의 2천억달러 대미 직접 투자와 관련해 "한국 외환시장 불안을 야기해서는 안 된다는데 상호 이해에 도달했다"는 내용이 담겨있다.

외환시장 상황을 명분으로 대미 투자에 대한 조정 요청을 할 수 있는 것으로 결코 미국이 바라지 않는 시나리오다.

정상회담장으로 향하는 한미 정상

(경주=연합뉴스) 한상균 기자 = 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9일 경북 경주박물관에서 정상회담장으로 이동하고 있다. 2025.10.29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xyz@yna.co.kr

미국이 다른 국가의 통화 가치 변동에 대해 언급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기축통화 달러화의 발행국인 미국 정부가 원화와 엔화를 콕 집어 경계하는 목소리를 낸 만큼 무게감이 남달라 보인다.

따라서 시장도 이런 사상 초유의 사태를 주시하면서 원화 상승, 즉 달러-원 환율 하락에 무게를 실을 전망이다.

최근 정부는 수급 불균형을 해소하기 위한 정책을 쏟아내는 동시에 하향 안정화를 위한 스무딩 오퍼레이션(미세조정)을 이어왔다.

그러나 매수로 쏠린 수급에 더해 달러화 강세, 엔화 약세 등 원화 움직임에 직격탄인 통화들의 움직임으로 원화 약세를 용인할 수밖에 없었다.

수급 대책의 효과가 반감되는 찰나 한미일 공조가 이뤄지면서 상단 인식이 확고해지고 달러-원 환율 상승 흐름에는 일단 제동이 걸리게 됐다.

이민혁 KB국민은행 연구원은 "미 재무부의 원화 구두 개입에 역내 달러화 롱 심리가 완화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이에 추격 네고,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에서의 환시 관련 발언까지 가세할 경우 하락 쏠림이 더욱 심화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ywshin@yna.co.kr

신윤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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