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윤시윤 기자 =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이 이례적으로 한국 원화의 과도한 평가 절하 문제를 언급한 가운데 서울 외환시장 참가자들 사이에서 우리나라 외환 당국의 입김이 더욱 강해질 것이란 전망이 대두되고 있다.
15일 연합인포맥스(화면번호 2110)에 따르면 달러-원 환율은 베선트 장관의 구두개입 소식 이후 야간 장에서부터 급락하기 시작했으며 이날 정규장에서 10원 이상 급락 개장했다. 오전 10시 2분 현재 전일 대비 10.60원 하락한 1,466.90원에서 거래되고 있다.
앞서 미 재무부는 14일(현지시간) 보도자료(Readout)에서 베선트 장관이 지난 12일 워싱턴DC에서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과 회동을 했으며 "이들의 논의에서는 최근 원화 가치 하락이 다뤄졌다"고 전했다.
특히 베선트 장관은 이후 "원화 약세가 한국의 견고한 경제 펀더멘털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언급했다.
서울환시 참가자들은 이러한 발언이 미국의 이익에 근거해 철저하게 계산된 미국발 구두개입이라고 해석하고 있다.
무역 상대국의 통화 가치 하락으로 인한 대미 무역적자 확대를 의식했을 가능성이 높고 한국의 대미(對美) 투자 불확실성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미국은 무역 상대국이 의도적으로 자국 통화를 절하해 무역수지를 개선하는 것을 용인하지 않는다.
그러한 점이 '발각' 됐을 경우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해 각종 불이익을 준다.
특히 한국과 미국은 한국이 연간 200억달러 한도의 대미 투자펀드를 집행할 때 '외환시장 불안을 야기해서는 안 된다'고 합의한 바 있다.
일본의 최근 상황을 보면 향후 당국발 개입 메시지가 더욱 강해질 가능성이 크다.
최근 일본 외환 당국은 전방위 구두 개입에 나서면서 발언 수위를 높이고 있다.
가타야마 사쓰키 일본 재무상은 전날 "투기적 움직임을 포함해 과도한 변동에 대해서는 어떤 수단도 배제하지 않고 적절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무라 아쓰시 재무관도 "일방적이고 급격하다"면서 "어떤 선택지도 배제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통상적으로 당국자의 이러한 표현은 '예의 주시'나 '모니터링하고 있다'는 발언보다 강도 높은 경고로 실제 시장 개입 가능성을 시사한다.
이후 달러-엔 환율은 전일 159.450엔까지 고점을 높인 이후로 빠르게 되밀려 현재 158엔대 초반에서 등락하고 있다.
앞서 베선트 장관이 가타야마 재무상과의 회담에서 엔화의 과도한 환율 변동성이 바람직하지 않다고 언급한 바 있어 미국과의 교감이 적극적인 당국 스탠스를 부추기는 모양새다.
한국의 외환 당국 또한 달러-원 환율 급등에 대한 피로도가 쌓인 만큼 강도 높은 개입에 나설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한 외국계은행 외환딜러는 "일본 외환 당국의 발언 이후 달러-엔이 밀리니 달러-원 환율도 상단 1,480원이 일단 막혔다"며 "역시 달러-원 환율이 오르는 게 미국 입장에서도 그렇게 바람직하지는 않다는 신호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이날 기준금리를 또다시 동결했다.
달러-원 환율이 연초부터 급등세를 나타내 원화의 추가 약세를 유도할 수 있는 통화 완화에 대한 기대는 크지 않았다.
달러-원 환율은 지난해 외환시장 안정화 대책과 당국의 실개입 등으로 큰 폭 하락한 바 있으나 전일까지 10거래일 연속 상승해 지난해 개입 레벨인 1,480원대를 위협하기도 했다.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전일 열린 심포지엄의 영상축사에서 "지나친 외환시장 쏠림현상 해소를 위해 단기적 시장 대응 및 수급 개선 노력을 병행해 나가겠다"고 언급했다.
한 시장 관계자는 "미국 재무장관까지 등판한 것은 한국이 자국 통화 가치 문제로 대미 투자를 미룰 수 있다는, 불확실성이 커졌기 때문"이라며 "지난해 경상수지 흑자에도 해외투자 등으로 자금 유출이 거의 200억 달러인데 미국에 매년 투자해야 할 금액이 최대 200억 달러이니 절대 작지 않다. 1,480원에서 내려온 환율을 당국이 상단에서 눌러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syyoon@yna.co.kr
윤시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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