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선미 기자 = 중국이 아세안(ASEAN)을 최대 수출시장으로 키우면서 동남아 경제의 구조가 빠르게 바뀌고 있다.
중국산 제품 유입이 급증하면서 교역과 생산은 확대됐지만, 저가 공세에 따른 물가 하방 압력과 산업 부담도 함께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15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중국의 對ASEAN 수출 확대가 ASEAN 경제에 미친 영향' 보고서에 따르면 미·중 무역갈등 이후 중국은 대미 수출 비중을 줄이고 아세안으로 수출 축을 옮겼다.
2023년 이후 아세안은 중국의 최대 수출시장으로 부상했다.
트럼프 2기 관세정책으로 중국의 수출처 전환 가속화로 중국의 미국 이외 지역으로의 수출 증가액의 약 30% 정도를 아세안이 차지했다.
중국의 대미국 수출이 줄어들면서 미국시장에서 아세안5 제품의 비중은 2024년 9%에서 2025년 11.2%로 가파르게 상승하기도 했다.
중국 기업들은 베트남과 태국, 말레이시아를 생산기지로 활용해 중국산 중간재를 보내 조립·가공한 뒤 미국과 제3국으로 재수출하고 있다.
중국산 저가 제품 유입은 아세안의 물가를 직접적으로 압박했다.
2022년 이후 중국의 수출 가격은 약 20% 하락한 반면, 수출 물량은 약 30% 증가했다. 저가 공급이 확대되면서 아세안의 생산자물가(PPI)와 소비자물가(CPI)에 디스인플레이션 압력이 강화됐다.
중국 수출 가격과 아세안 PPI의 상관계수는 전체 기간 기준 0.70, 2022년 이후에는 0.92까지 높아졌다. 태국과 말레이시아는 전자제품과 자동차 부품 비중이 커 중국발 가격 하락에 가장 민감한 국가로 꼽힌다.
무역 구조도 빠르게 악화되고 있다. 2025년 들어 베트남과 태국의 대중 무역수지 적자가 크게 확대됐으며, 아세안의 대중 수입은 중간재를 넘어 소비재와 자본재까지 빠르게 늘고 있다.
부가가치 측면에서도 불리한 구조도 굳어졌다. 아세안의 대중 수출에서 자체 부가가치 비중은 하락한 반면, 중국이 최종재 수출로 확보하는 부가가치는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실물경제의 부담도 나타난다. 2017~2023년 아세안의 중국산 소비재 수입은 70% 이상 증가했고, 인도네시아에서는 섬유업체 파산과 대규모 실업이 발생했다. 태국의 자동차 가동률도 2021년 65.1%에서 2025년 1분기 51.6%로 떨어졌다.
중국의 수출 전환은 아세안에 단기적으로 수출 확대와 물가 안정이라는 효과를 주고 있지만, 중장기적으로는 중국 의존 심화와 산업 경쟁력 약화라는 구조적 부담을 키우고 있다는 평가다.
smjeong@yna.co.kr
정선미
smje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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