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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 '독자성' 기준이 승부 갈랐다

26.0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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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인포맥스) 윤영숙 기자 = 정부가 추진 중인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 프로젝트 1차 단계평가에서 네이버클라우드와 NC AI가 탈락하고, LG AI연구원·SK텔레콤·업스테이지 등 3개 정예팀이 2차 단계에 진출했다.

이번 결과는 단순한 성능 경쟁을 넘어, 국가 AI 전략의 핵심 잣대로 제시된 '독자성' 기준이 본격적으로 작동했음을 보여줬다는 평가가 나온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15일 글로벌 AI 모델 의존에 따른 기술·경제·안보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 개발을 국가 프로젝트로 추진해 왔다.

지난해 8월 선발된 5개 정예팀은 치열한 경쟁을 거쳐 초대규모 언어모델을 개발했고, 이들 모델은 모두 미국 비영리 AI 연구기관 'Epoch AI'의 '주목할 만한 AI 모델'로 등재되는 성과를 냈다.

그러나 1차 단계평가를 거치며 경쟁 구도는 절반 이상 압축됐다.

1차 평가는 벤치마크(40점), 전문가 평가(35점), 사용자 평가(25점)로 구성됐다. 벤치마크 평가는 수학·지식·추론·지시 이행 등 글로벌 공통 지표와 함께 신뢰성·안전성까지 포함해 진행됐고, 전문가 평가는 모델 개발 전략과 기술력, 파급 효과를 중심으로 장기간 심층 검토가 이뤄졌다. 사용자 평가는 실제 서비스 환경에서의 활용 가능성과 비용 효율성을 중점적으로 살폈다.

이 결과 LG AI연구원이 전 부문에서 가장 높은 점수를 기록했고, SK텔레콤과 업스테이지 등도 높은 점수를 받았다.

◇ 네이버클라우드 '독자성' 기준 넘지 못해

다만 이번 평가에서 가장 주목된 대목은 점수와 별도로 적용된 '독자성' 판단이다.

정부는 공모 단계부터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을 해외 모델 파인튜닝(미세조정) 등으로 개발된 파생형 모델이 아닌, 모델 아키텍처 설계부터 사전학습까지 전 과정을 자체 수행한 국산 모델로 규정해 왔다.

이는 지난해 7월 발표한 공모안내서에도 명기됐던 부문이다.

특히 가중치(weight)를 초기화한 뒤 학습을 통해 모델을 형성·최적화하는 방식이 독자성의 최소 조건이라는 점을 명확히 했다.

이 기준은 최근 AI 업계 전반에서 불거진 '프롬 스크래치(from scratch)' 논쟁을 정부가 정리해준 것이다. 프롬스크래치는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 논쟁에서는 '처음부터 끝까지 독자 기술로 만든 방식'이라는 의미로 사용된다.

업계에서는 핵심 추론 구조와 학습 알고리즘을 자체 개발했다면 일부 오픈소스 모듈 활용은 허용돼야 한다는 주장과, 국가 전략 과제인 만큼 독자성 기준을 최대한 엄격히 적용해야 한다는 입장이 맞섰다. 오픈소스 활용이 일반화된 글로벌 AI 개발 환경에서 '프롬 스크래치'의 범위를 어디까지로 볼 것인지가 쟁점이 된 것이다.

류제명 과기정통부 2차관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네이버클라우드의 경우 "공모안내서에서도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이 갖춰야 할 기본적 조건이 포함돼 있으며, (네이버클라우드가) 가중치(Weight)를 그대로 가져다 쓴 부문이 기술보고서에서도 언급돼 있었다"라며 "라이선싱 이슈가 없는 오픈소스를 갖다 쓴 것은 맞지만, 본질적으로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이 지향하는 점을 고려할 때 어떤 조건에서도 처음부터 스스로 직접 설계하고 학습한 점을 충족하지 못했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과기정통부는 기술적·정책적·윤리적 관점에서 독자성을 종합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기술적으로는 독창적 아키텍처 설계와 자체 데이터 확보·가공, 독자적 학습 기법 적용 여부를, 정책적으로는 외부 라이선스 제약 없이 모델을 자주적으로 개발·고도화하고 통제할 수 있는 역량을, 윤리적으로는 오픈소스 라이선스 준수와 투명성 확보 여부를 중점적으로 봤다는 것이다.

과기정통부는 기술적으로 검증된 오픈소스를 전략적으로 활용하더라도, 가중치(Weight)를 초기화한 후 학습, 개발 수행하는 것이 모델의 독자성 확보를 위한 최소조건이라고 설명했다.

이 과정에서 네이버클라우드 모델은 독자성 기준을 충족하지 못했다는 판단이 내려졌고, 전문가 평가위원들 역시 독자성 한계를 지적한 것으로 전해졌다.

류제명 차관은 "외부 (비전) 인코더를 활용하더라도 가중치를 업데이트할 수 있는 형태가 아니라 프로즌돼(동결된) 있는 형태였기 때문에 외부의 인코더와 가중치를 그대로 활용한 거는 독자 파운데이션 모델로 인정하기 어렵다라는 내부 판단이 있었다"고 말했다.

과기정통부는 네이버클라우드 측이 최근 '프롬 스크래치' 논쟁과 관련해 소명서를 제출했으나 이미 평가가 시작된 이후라 절차적 문제를 고려해 이를 배제했다고 설명했다.

◇ 1개팀 추가 선정…'패자부활전' 곧 개시

정부는 이번 결과와 별도로 1개 정예팀을 추가 선정해 총 4개 팀 체제로 경쟁을 이어갈 방침이다. 탈락한 컨소시엄과 신규 참여 기업에도 문을 열어두겠다는 입장이다.

과기정통부는 당초 해당 프로젝트의 취지를 고려해 1개 팀이 공석이 된 만큼, 최초 프로젝트 공모에 접수한 컨소시엄, 이번 1차 단계평가 이후 정예팀에 포함되지 않은 컨소시엄(네이버클라우드, NC AI 컨소시엄), 그 외 역량 있는 기업 등 모두에게 기회를 열어, 1개 정예팀을 추가로 선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1개팀을 조만간 공모해 상반기에 4개팀을 정예팀으로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추가로 선정되는 1개 정예팀에게는, GPU·데이터 지원, "K-AI 기업" 명칭 부여 등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 개발에 도전할 기회를 제공할 예정이며, 행정적 절차를 조속히 진행하여 정예팀 1곳의 추가 공모를 신속히 추진할 계획이다.

추가 모집된 1개 정예팀을 포함한 총 4개 정예팀은 올해 상반기 동안, 글로벌 탑 수준의 AI모델 개발을 위한 기술혁신 경쟁을 이어 나갈 예정이다.

1단계 평가에서 탈락한 컨소시엄은 10일 이내 이의 제기를 할 수 있다. 이의 제기 기간이 지나면 1단계 결과는 확정된다.

류제명 차관은 "새롭게 추가되는 기업이 늦게 출발한다 해서 기간이 짧아지거나 전체 동일한 조건에서 차등이 있거나 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2단계에서는 불확실성을 최소화하더라도, 정해진 규칙에 얽매이기보다 목표 달성에 제약이 되는 부문은 유연하게 설계해 나가겠다"라고 말했다.

류제명 과기정통부 2차관

[촬영: 윤영숙 기자]

ysyoon@yna.co.kr

윤영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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