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선미 기자 = 우리나라 수출이 외형적으로는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지만, 글로벌 시장에서의 경쟁력은 품목별로 뚜렷한 양극화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2018년 이후 한국의 글로벌 수출 점유율은 추세적으로 하락했고, 반도체를 제외한 수출은 2010년대 중반 이후 사실상 정체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16일 한국은행 조사국의 진찬일 과장, 민초희 조사역이 2018~2024년 글로벌 수출 점유율 변화를 품목·시장별로 분해한 결과, 철강과 기계는 품목 경쟁력과 시장 경쟁력이 동시에 하락한 대표적 약화 품목으로 분류됐다.
중국의 대규모 설비 증설과 저가 공세로 철강 가격 경쟁력이 약화됐고, 기계 부문도 중국의 범용기계 저가 수출과 기술 고도화로 정밀기기까지 경쟁 압력이 확대됐다.
특히 동남아 시장에서 중국과 한국의 철강·기계 수출 구조 유사도는 2018년 이후 꾸준히 상승해 경쟁이 심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화공품은 고부가·정밀화학 비중 확대에 힘입어 중기적으로 품목 경쟁력은 소폭 개선됐지만, 2022~2024년 들어 시장 경쟁력이 급격히 악화됐다.
중국이 배터리 소재와 태양광·전기차 관련 화학소재의 자급률을 빠르게 끌어올리면서 한국의 대중 수출 점유율이 하락한 영향이다.
반면 석유제품은 정유설비 고도화 효과로 경쟁력이 개선됐다.
한국의 정제능력은 세계 4위인 하루 339만 배럴, 고도화율은 30.4%로 중국(27.3%)보다 높아 유가 하락기에도 수출 경쟁력을 방어한 것으로 평가된다.
자동차는 품목 경쟁력 개선이 두드러졌다.
내연기관차 고급화와 전기차 전용 플랫폼 개발로 글로벌 점유율이 상승했지만, 시장 경쟁력은 악화됐다.
최대 수출시장인 미국에서 멕시코의 점유율은 2018~2024년 4.2%포인트 상승한 반면, 한국은 0.4%포인트 하락해 현지 생산 확대에 따른 접근성 격차가 반영됐다.
반도체는 고부가 메모리에서 독주 체제를 유지하고 있다.
HBM과 DDR5 등 고사양 메모리를 경쟁국보다 약 1년 먼저 양산하며 품목 경쟁력이 크게 높아졌고, AI 수요 확대 국면에서 점유율 방어에 성공했다. 다만 중국이 범용 메모리 양산을 확대하면서 중국·동남아 시장에서 경쟁 압력은 높아지고 있다.
보고서는 중장기 수출 성과가 수요보다 품목 경쟁력에 좌우된다며, 철강·화공품은 구조조정과 고부가 전환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아울러 반도체·자동차는 연구개발과 기술보안 강화를 통해 경쟁우위를 유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smjeong@yna.co.kr
정선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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