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보 대출·세금 연부연납 계약 돌연 해지…담보율 83.11%→0%
㈜한화 인적분할로 형들과 사업 분리…지배력 강화 니즈 커져
(서울=연합인포맥스) 유수진 기자 =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삼남 김동선 한화갤러리아 미래비전총괄(부사장)이 ㈜한화 주식을 담보로 체결했던 계약을 최근 모두 해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두고 조만간 ㈜한화 주식을 처분하기 위한 사전 작업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최근 한화그룹은 지주사 격 회사인 ㈜한화를 인적분할해 신설지주를 출범하기로 결정했는데, 김 부사장의 사업 영역 내 회사들이 모두 신설법인으로 이동해 계열분리 가능성이 제기된 바 있다.
[출처: 연합뉴스 자료사진]
◇인적분할 앞두고…㈜한화 주담대 상환
16일 금융권과 전자공시시스템 등에 따르면, 김 부사장은 ㈜한화 주식을 담보로 일으켰던 대출과 상속세·증여세 연부연납을 위해 관할세무서에 주식을 공탁했던 계약 등을 최근 전부 해지했다.
지난달까지만 하더라도 김 부사장은 ㈜한화[000880] 주식을 담보로 체결한 계약이 총 3건(양도제한조건부주식 부여 계약 제외)이었다. 이에 보유 주식(402만9천312주)의 83.11%(334만8천892주)가 담보로 묶여 있었다.
하나는 대출 계약으로, ㈜한화 주식 189만892주를 한국증권금융에 맡기고 940억 원을 빌렸었다. 과거 한화갤러리아[452260] 주식 공개매수 등을 위해 일으켰던 대출이다.
김 부사장은 지난 2018년 10월 처음 주담대를 받았다. 이후 단 한 번도 이를 완전히 상환한 적이 없다. 거래 금융사와 담보 주식 수, 대출금 등 거래 조건을 계속 바꿔가며 7년 넘게 주요 자금 조달 수단으로 주담대를 활용해왔다.
하지만 최근 이를 정리했다. 그동안의 행보와 배치되는 만큼, 특별한 이유가 있을 것으로 유추할 수 있는 대목이다.
◇상속·증여세 연부연납 공탁 해지…형들은 '그대로'
그뿐만 아니다. 지난 2023년 종로세무서에 주식 34만3천주를 납세담보로 공탁하고 체결한 연부연납 계약도 해지했다.
2022년 모친 서영민 여사의 별세로 상속이 발생하자, 상속세를 분할 납부하기 위해 세무서에 주식을 맡겼던 건이다.
김 부사장뿐 아니라 김동관 부회장과 김동원 사장도 똑같이 주식을 공탁했다. 당시 서 여사 보유 주식은 세 아들에게 35만3천892주씩 동일하게 상속됐다.
해당 계약은 만기가 '공탁 해지 시'까지다. 김 부회장과 김 사장의 계약은 그대로 남아있고, 김 부사장만 이를 해지했다.
[출처: 연합뉴스 자료사진]
정리한 계약이 하나 더 있다. 작년 7월 관할세무서에 주식 111만5천주를 납세담보로 공탁한 건이다. 당시 부친 김승연 회장으로부터 ㈜한화 주식을 수증하며, 증여세 분할 납부를 위해 주식을 제공했다.
지난해 김 회장은 보유 주식의 절반인 848만8천970주를 세 아들에게 나눠줬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012450]가 추진한 수조원대 유상증자를 두고 한화그룹 승계와 연관 짓는 목소리가 끊이지 않자, 이를 정면 돌파하는 차원에서 지분 증여를 결심했다.
장남에겐 363만8천130주를, 차남과 삼남에겐 각 242만5천420주씩 줬다.
이에 따라 삼 형제는 증여세 약 2천200억원을 납부해야 했는데, 한 번에 처리할 수 없어 연부연납을 택했다.
해당 계약 역시 삼 형제 중 김 부사장만 해지한 것으로 확인됐다.
◇㈜한화 인적분할로 별도 사업구조 구축…계열분리 포석
이에 따라 현재 김 부사장의 보유 주식은 단 1주도 담보로 묶여있지 않다.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 ㈜한화 지분을 처분할 수 있다는 뜻이다. 김 부사장의 보유 주식 수는 402만9천312주로, 지분율 기준 5.38%다.
이 같은 계약 정리는 최근 ㈜한화의 인적분할 발표와 맞물려 김 부사장이 ㈜한화 주식 처분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으로 이어졌다.
존속법인 ㈜한화엔 형들이 관할하는 사업 영역의 회사들(조선·방산·에너지·금융 등)이 남고, 김 부사장 담당 회사는 신설법인으로 이동하는 것으로 교통정리가 끝났기 때문이다. 한화비전[489790]과 한화호텔앤드리조트, 한화갤러리아, 한화모멘텀, 한화로보틱스 등 테크·라이프 분야다.
[출처: 연합뉴스 자료사진]
인적분할 시 김 부사장 입장에선 굳이 ㈜한화 지분을 계속 들고 있을 니즈가 적어진다.
오히려 이를 처분하고 자신이 책임질 신설법인(한화머시너리앤서비스홀딩스·가칭) 지분을 확대해 지배력을 키우는 게 더 유리하다고 판단할 수 있다. 향후 계열분리를 염두에 두고 있다면 더욱 그렇다.
신설지주의 경우 인적분할 형태로 설립되기 때문에 ㈜한화와 주주 구성이 동일하다.
따라서 한화에너지가 최대주주가 되고, 한화에너지의 최대주주인 김동관 부회장의 지배력이 김동선 부사장보다 크다. 대주주 간 지분 정리가 '시점의 문제'일 뿐 '정해진 수순'이라는 이야기가 나오는 배경이다.
다만 ㈜한화의 경우 오너일가의 그룹 지배력에 영향을 미치는 지주사 지분이어서, 외부에 내다 팔기보단 내부 주식 교환 등을 우선 검토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화그룹 관계자는 김동선 부사장의 ㈜한화 지분 처분 가능성에 대해 "전혀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
sjyoo@yna.co.kr
유수진
sjy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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