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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CYMI] 대차대조표 얼마나 커야 적정한가…연준이 직면한 '트릴레마'

26.0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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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대차대조표·낮은 금리 변동성·제한적 시장개입 동시에 달성 못해"

아직 결론 안나…"지준 너무 많이 공급하면 과도한 위험추구" 우려도

연준 이사회(FRB) 보고서에 실린 자료 사진.

출처: 연준 홈페이지.

(서울=연합인포맥스) 김성진 기자 =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ㆍFed)가 지난달부터 대차대조표를 다시 확대하기 시작한 가운데 적정 대차대조표의 규모를 놓고 내부의 고민이 계속되고 있다.

고조된 머니마켓의 유동성 압박을 누그러뜨리기 위해 일단 대차대조표를 늘리기로 방향은 정했지만 '최종 목적지'는 정해지지 않은 모양새다.

이 같은 고민은 연준 이사회(FRB) 소속 이코노미스트들이 지난 14일(현지시간) 펴낸 '중앙은행 대차대조표의 트릴레마(trilemma, 삼중 딜레마)' 보고서에 고스란히 담겨 있다. ▲작은 대차대조표, ▲낮은 단기금리 변동성, ▲제한적 시장 개입이라는 세 가지 목표는 동시에 달성될 수 없으며 오직 두 가지만 가능하다는 게 보고서의 골자다.

보고서는 "트릴레마는 중앙은행이 유동성 변화를 대차대조표 규모로 흡수할지, 빈번한 시장 개입을 통해 관리할지, 아니면 금리 변동성이 초래되도록 할지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다"면서 "각 선택에는 고유한 비용이 수반되며, 중앙은행은 거의 항상 시장에 족적(footprint)을 남기지만, 그 족적의 성격은 트릴레마 상황에서 이루어지는 선택에 따라 결정된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큰 대차대조표를 선택하면 시장에 넉넉한 유동성 버퍼가 제공되기 때문에 단기금리가 갑자기 튀거나 중앙은행이 정기적으로 빈번하게 시장 개입을 해야 할 필요성이 줄어든다. 하지만 이는 민간 영역의 머니마켓 활동을 위축시킴으로써 결과적으로 가격 발견 기능을 저해하고 시장 규율을 약화할 가능성이 있다.

대차대조표를 작게 유지하면서 시장 개입도 일상적으로 하지 않기로 한다면 시장 참가자들이 스스로 유동성 압박에 적응해야 한다. 이 경우 단기금리가 빈번하게 출렁이는 현상을 감내해야 하는데, 이는 중앙은행의 단기금리 통제력을 약화하고 통화정책의 전달을 복잡하게 만들 수 있다.

작은 대차대조표 하에서 단기금리의 변동성을 줄이려면 중앙은행이 유동성을 공급하는 오퍼레이션을 빈번하게 펼쳐야 할 공산이 커지게 된다. 이는 큰 대차대조표를 선택했을 때처럼 시장 규율 약화, 시장 신호 왜곡의 문제를 낳을 수 있다.

보고서는 "적절한 정상 상태(steady-state)의 대차대조표 규모는 여전히 열린 문제로 남아있다"면서 "해당 이슈에 대해 이코노미스트나 정책 결정자들 사이에 컨센서스가 없기 때문"이라고 결론 내렸다.

2019년 가을 머니마켓 금리 급등 사태를 겪었을 때 미국 명목 국내총생산(GDP) 대비 은행권의 지급준비금 잔액 비율은 7%를 약간 밑돌았었다. 당시의 경험으로 인해 연준 내부에서는 '명목 GDP 대비 지준 비율'을 준거점으로 삼아 대차대조표 축소(QT)의 중단 여부를 판단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었다.

이와 관련, 시장 영향력이 큰 인물인 크리스토퍼 월러 이사는 명목 GDP 대비 지준 비율 9%를 문턱으로 제시한 바 있다.(지난해 7월 15일 기준 송고된 '[ICYMI] '7월 인하' 월러, 양적긴축엔 매파적…월가와 온도 차' 기사 참고)

작년 9월 말 기준 미국 명목 GDP 대비 지준 비율은 9.65%였다. 2019년 가을과 비교할 때 이번에는 대차대조표의 재확대를 시작하는 출발점이 더 높아졌다고 할 수 있다.

지난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는 대차대조표 크기가 어느 정도나 돼야 연준이 목표로 하는 '풍부한'(ample) 지준 공급에 부합할 수 있는지를 놓고 논의가 이뤄졌으나 결론이 나지는 않았다.

당시 일부 참가자는 연준의 지급준비금 금리(IORB) 대비 머니마켓 금리의 레벨을 기준으로 지준이 풍부한지를 판단하자는 의견을 내놨다. 다른 한편에서 소수의 참가자는 "필요한 것보다 더 많은 공급으로 귀결되는 '풍부한 지준' 정의는 레버리지 투자자들의 과도한 위험 추구로 귀결될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했다.

sjkim@yna.co.kr

김성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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