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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서자료제출명령·증언녹취제 등 디스커버리 제도 도입해야"

26.0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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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송 제기 위한 상장사 지분요건 완화·선관의무 및 충실의무 구분 필요성 제언도

주주가치 훼손에 대한 민사책임 추궁 활성화 모색 간담회

[촬영: 정수인 기자]

(서울=연합인포맥스) 정수인 기자 = "결국 심증은 있지만 물증이 없다는 이유, 또는 의심은 가지만 단정할 수 없다는 이유로 (주주대표소송이) 기각되는 경우가 다반사입니다."

김주영 법무법인 한누리 변호사는 16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진행된 '주주가치 훼손에 대한 민사책임 추궁 활성화 모색 간담회'에서 주주대표소송의 한계에 대해서 이같이 말했다.

주주대표소송이란 회사의 이사가 회사에 손해를 입혔을 때 회사가 해당 이사에게 책임을 묻지 않을 때 주주가 회사를 대신해 이사의 책임을 추궁하기 위해 제기하는 소송을 의미한다.

김 변호사는 소수주주 입장에서 주주대표소송을 망설이게 되는 이유가 여럿 있다고 설명했다.

대형 회사의 경우 수십 억원에 해당하는 지분을 보유 및 유지해야 하는 요건, 소송의 복잡성과 이에 소요되는 시간과 비용, 소송비용 회수의 어려움, 전문성을 가진 소송대리인과 조력받을 전문가 풀의 부재 등을 꼽았다. 소송 비용의 경우 승소했을 경우에만 주주들이 회사에 비용을 청구할 수 있으며, 승소한 경우에도 비용을 받기 어렵다고 부연했다.

김 변호사는 "주주대표소송의 청구원인사실을 입증하기 어려운 상황이라 승패 예측이 매우 불확실하다는 점이 결정적"이라면서 결과적으로 현재 제도상 입증책임을 해야 하는 원고가 불리할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그는 우리나라 증거법상 문제점을 지적하며 회사 내부에서 일어난 업무집행 관련 사실임에도 외부자인 원고 측에 입증책임이 있고, 충실의무위반이 문제되는 이해관계자거래에 있어서도 경영판단의 원칙을 적용해 입증책임전환을 인정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외에도 자료를 입수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들의 실효성이 없다는 점, 고도의 개연성 등 입증 정도에 엄격한 기준이 적용된다는 점 등을 언급했다.

김 변호사는 2003년부터 주주대표소송 변호를 이어왔다고 설명하며 과거부터 현재 진행 중인 소송 사례를 비추어보았을 때도 문제는 여전하다고 설명했다.

예컨대 KT&G가 주주가치 제고 등을 목적으로 취득한 자기주식을 사내근로복지기금 등에 무상 처분해 진행된 주주대표소송과 관련해 그는 "회사는 사회공헌활동 일환이라고 반박했으나 자료는 제출하지 않았다"면서 원고 측이 이사회가 어떤 자료로 결정했는지 관련한 문서와 장학재단이 의결권행사를 했는지 등 문서제출명령을 신청했으나 법원이 구체적인 이유 없이 기각했다고 설명했다.

김 변호사는 민사소송법 개정을 기반한 디스커버리(증거개시제도) 도입을 제안했다. 세부 내용을 보면 당사자의 협력의무 및 진실의무의 명문화, 소장 및 답변서 제출 의무의 실질 강화, 변론준비절차의 강화, 질문서 제도의 도입, 문서제출명령 제도의 개선 등을 제안했다.

해당 내용에는 증언녹취제 개념도 포함됐다. 증언녹취제는 법정 밖 증인 신문으로 해당 신문 녹취록을 재판부에 제출할 수 있게 하는 제도다. 그는 "이에 따라 법원의 부담을 줄이면서 진실을 규명하도록 할 수 있다"면서 "1회 변론기일 이전에 모든 문서 자료가 나오고 관련자 증언이 녹취된 상태가 되면 애초에 소송이 법정으로 이어지지 않는 사례가 많아질 수 있다"고 했다.

◇주주대표소송 활성화 위해 지분요건 완화·선관의무 및 충실의무 구분 필요

이어서 발제를 맡은 노종화 경제개혁연대 정책위원 겸 변호사는 주주대표소송 활성화를 위해 지분요건 완화 및 선관주의의무와 주주충실의무의 구분 필요성 등을 제언했다.

경제개혁연대 수집 결과에 따르면 1997년부터 지난해 9월 말까지의 주주대표소송 판결이 선고된 상장사는 63건, 비상장사 231건으로 집계됐다. 다만 노 변호사는 2018년 이후 상장사를 중심으로 한 판결의 유의미한 증가세는 두드러지지 않았다고 했다. 또한 2020년 12월 상법 개정으로 도입된 다중대표소송은 판결이 선고된 사건이 확인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집계된 기각 사건을 검토해본 결과, 전체 기각 사유 264건 중에서 110건(금액 기준 약 7천30억 원)이 사실관계 미입증을 주된 이유로 기각됐다고 밝혔다. 결국 원고 주주 입장에서 볼 때 입증이 주주대표소송을 수행하는 데 있어서 가장 큰 난관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회사 규모가 클수록 주주대표소송 제기가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지적하며 소송을 활성화하기 위해 지분요건을 완화할 필요가 있다고 봤다.

상장사 주주는 발행주식총수의 1% 이상을 보유하거나 0.01% 이상을 6개월 간 보유해야 주주대표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 이에 지분 요건 외에도 예컨대 청구 시점 기준 5천만 원 이상 지분 보유 주주 등과 같이 절대적인 금액 요건을 추가해 소송 제기 가능성을 보장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또한 현재 법원 판결을 보면 선관주의 의무 및 주주충실의무를 크게 구분하지 않는 태도가 보인다며 이를 개선해야 한다고도 주장했다. "충실의무를 명확하게 도입됐지만 판결 소송에서 선관의무와 충실의무가 차이가 없다고 하면 상법에서 주주충실의무를 도입한 의미는 많이 퇴색될 것"이라고 그는 설명했다.

sijung@yna.co.kr

정수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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